고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이던지…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의 상품을 많이 발견할 수가 있는데 특이한 것은 우리의 제품이 아주 다양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핀란드산 제품은 휴대전화만을, 이탈리아 제품은 포도주와 피아트자동차만을 주로 발견할 수 있지만 한국산 제품은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냉장고, TV, 반도체, 선박 등 매우 다양하다.
자동차·휴대전화·TV… 다양한 한국의 수출품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품이 전통 제조업 제품(자동차, 선박, 철강 등)과 첨단 정보기술상품(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등으로 다양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수출품 중에서 IT상품의 비중은 40%에 이른다. 이에 비하여 독일의 수출은 전통 상품에 집중되어 있는데 자동차, 기계, 화학제품 등 3개 품목의 비중이 전체 수출의 50% 이상이다.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수출품의 대부분이 석유, 가스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특정 품목에 대한 수요에 따라 수출이 크게 변동하고 경제도 좌지우지된다. 석유 값이 떨어지면 러시아나 중동 국가의 경제가 크게 어려워지는 것이 좋은 예이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품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등은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수출시장은 전세계 모든 지역으로 다변화되어 있는데 이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하여 큰 강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의 수출은 중국(25%), EU(14%), 미국(11%), 아세안(12%), 중남미(8%) 등으로 골고루 퍼져있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더라도 전체 수출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계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독일은 40%(2007년 기준)로서 우리나라(38%)나 중국(37%)보다도 높다. 그런데 독일의 수출은 3분의 2 이상이 EU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독일의 수출은 유럽의 경기에 크게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다.
휴대폰으로 물건 구입은 유럽선 상상 못할 일
우리나라의 지급결제제도는 첨단의 IT기술과 접목되어 있는데 외국에 와서 보면 그 우수성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그리고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식도 간편하여 카드나 휴대폰을 출입구에 있는 기계에 접촉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곳 유럽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신에 차를 탈 때마다 일일이 돈을 내고서 표를 사야 한다. 또한 우리는 휴대폰에 신용카드 칩을 장착해 그 휴대폰으로 가게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각종 요금을 납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유럽에서는 그러한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은행업무의 전산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 우리는 은행 입구에 설치된 현금 입출금기를 통해서 다른 은행의 계좌로 돈을 즉시 이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현금입출금기를 통해 자금을 이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인터넷뱅킹을 하는 경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실시간으로 자금 이체가 되지만 이곳에서는 해당 계좌로 돈이 입금되기까지 하루가 소요된다. 따라서 세금을 내라는 고지서를 받으면 마감일 하루나 이틀 전에 미리 송금해야만 한다.
사소한 것 같지만 여러 공중시설들의 경우에도 우리나라가 으뜸인 것이 많다. 먼저 우리나라의 지하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최고 수준이다. 지하철 이용 요금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아주 깨끗하다. 여성전용칸, 노약자 좌석이 갖추어져 있으며 노인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유럽의 지하철은 만든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시설이 낡았으며 역 건물에 낙서도 많다.
또한 유럽이나 미국에 가본 사람이면 화장실도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느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시내 곳곳에 깨끗한 화장실이 있으며 모두 무료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쇼핑센터에서나 지하철역에서 좀처럼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다. 설령 화장실이 있다고 하더라고 한 번 이용하는 데 50센트(약 1000원)를 내야 한다. 또한 공중화장실이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아 노약자나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 최상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집에서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여 먹을 수도 있다. 또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면 집으로 무료로 배달해 주기도 하며, 세탁소에서는 옷을 수거해서 세탁한 다음 다시 집으로 배달해 준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와 같은 서비스가 없다.
저녁 6시면 영화 끝, 일요일엔 무조건 휴뮤
▲ 독일의 한 담배가게. 한국과 달리 일찍 문을 닫는다. / photo 조선일보 DB
가게의 영업시간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가게는 대부분 저녁 6시나 7시면 문을 닫는다. 따라서 퇴근한 다음에 이발을 하거나 물건을 사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만약 문 닫는 시간에 임박하여 가게에 가면 오히려 손님이 주인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또한 점심시간에는 문을 닫는 가게도 많이 있으며 일요일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 어떤 나라에는 ‘일요일 영업금지법’이 있어서 국가가 영업을 하지 말라고 규제한다. 이곳 은행들도 점심시간(오후 1~2시)에는 셔터를 내리고 2시가 되어서야 다시 문을 연다. 그래서 2시가 되면 은행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소비자 천국이다. 곳곳에 24시간 편의점이 있으며 심야에 영업을 하는 쇼핑센터도 있다. 은행도 동사무소도 모두 점심시간에 영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휴가 때문에 병원문을 닫는 경우는 거의 없다. 휴가기간에도 의사들은 번갈아 휴가를 가거나 혹은 대체 의사를 고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일년 내내 언제나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의사들은 여름과 겨울 긴 기간 동안 휴가를 간다. 그래서 어떤 병원은 여름 휴가기간 3주일, 크리스마스 전후 2주일 동안은 문을 닫는다. 따라서 휴가철에는 병원 일정을 잘 살펴보아야 하며, 될 수 있으면 그 기간에는 정말로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
도로 보수공사를 하는 경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야간에도 작업을 하고 일요일에도 작업을 해 공사기간을 최소화한다. 도로작업으로 인한 교통정체기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평일 낮에만 작업을 할 뿐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작업기간도 길고 그로 인한 교통 불편도 오랫동안 지속된다.
/ 이 용 규 | 1965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듀크대학 경제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에 한국은행에 입사했으며 2007년 가을부터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주간조선에 ‘EU통신’ 연재 중.
공감이 가는 글이다.
한국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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