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삶/세상읽기

맘마미아’는 7주1, ‘쿵푸 팬더’, ‘미이라3: 황제의 무덤’,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0. 27. 01:50

'맘마미아'가 뭐길래‥보고 또보고

2008년 10월 26일(일) 오후 3:49 [뉴시스]


【서울=뉴시스】
‘맘마미아!’같은 영화가 있었던가. 이렇게 뒷심을 발휘하거나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영화는 없었다. 이미 본 영화는 TV 공짜 방송에서도 기피한다지만, 이 영화를 또 보겠다고 티켓을 끊는 관객들이 있다. 단순한 입소문으로 넘길 수 없는 흥행 원동력이 이 영화에 존재한다.

9월4일 개봉한 ‘맘마미아’는 7주째에도 베스트셀러 순위권 밖을 벗어나지 않았다. 400만 관객을 돌파, ‘쿵푸 팬더’, ‘미이라3: 황제의 무덤’,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 이어 2008년 외화 개봉작 중 5위다. ‘다크나이트’도 넘어섰다.

특이한 사례다. 개봉 초기 꾸준히 2위에 머물던 영화가 한 달이 다 될 무렵 1위에 오른 경우는 전무하다. ‘끝물’이라고 여겨지는 시기부터 진가가 드러났다. 개봉 7주차까지 톱3 밖을 이탈한 적 없는 불가사의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단거리 질주를 한 ‘신기전’, ‘이글 아이’와 달리 ‘맘마미아!’는 중장거리 코스를 밟고 있는 중이다.

개봉 초 주춤하던 인기가 왜 뒤늦게 되살아났을까. 표면적으로는 ‘입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역으로 ‘맘마미아!’가 초반 관객 몰이에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주연 아만다 사이프리드(23)를 아는 국내 관객들도 드물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이프리드의 포스터를 보고 낯설었던 관객들이 많다.

북아메리카 박스오피스에서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보 부족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배트맨 6번째 시리즈 ‘다크나이트’와 맞붙는 불운을 겪었다. ‘다크나이트’는 2008년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작, 역대 흥행 2위라는 블록버스터급 성적을 올린 영화다.

그렇다고 ‘다크나이트 다음 최고 흥행작’이란 주먹구구식 표어를 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2등했다고 자랑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 역시 낯설기만 했다. 2007년 개봉한 ‘헤어스프레이’도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현장성이 생명인 뮤지컬은 카메라에 담는 순간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너도 나도 뮤지컬을 향유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맘마미아!’에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장단점이 공존했다. ‘다크나이트’가 제아무리 할리우드 최고작이라 한들, 배트맨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경험법칙이 존재했다. ‘다크나이트’가 올린 400만 언저리 흥행 성적은 할리우드에 비하면 아쉬운 기록이었다.

뮤지컬의 비대중성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거대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을 뮤지컬을 7000원 균일가로 볼 수 있다는 점, 뮤지컬 ‘맘마미아!’가 유명하다지만 못 본 관객들이 더 많다는 점, 현지 외국인들의 발음으로 팝송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관객 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다보니 ‘보고 또 보고’란 기현상도 일어났다. 재미 없는 영화를 보느니 ‘맘마미아!’를 한 번 더 보련다 식이다. 어차피 ‘맘마미아!’는 내용을 음미하기보다 음악을 듣기 위해 보는 영화다. 덕분에 ‘맘마미아!’는 국내 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 외화 최고 흥행작 ‘쿵푸팬더’를 누를 가능성도 있다.

전설의 그룹 ‘아바(ABBA)’의 본고장 스웨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무려 ‘개봉 14주차 동안 1위’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그룹 아바는 스웨덴의 국보급 가수다. 세계 전역의 ‘올해 최고의 외화 흥행 기록’도 모두 갈아치웠다.

‘맘마미아!’의 흥행으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도 덩달아 인기다. 팝 음반으로서는 4년 만에 앨범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했다. 서태지, 빅뱅, 동방신기의 정규 앨범 판매량과 맞먹는 기록이다. 1970년대 아바 앨범을 찾는 이들도 있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