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예배

대가인 토머스 그리어 롱(미국 에모리대) 석좌교수는 "시대와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인 변화를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4. 29. 08:23
삶의 모든 영역이 급변하는 시대, 예배를 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예배·설교학의 대가인 토머스 그리어 롱(미국 에모리대) 석좌교수는 "시대와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되, 절대적으로 중요한 예배의 본질적 가치들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용해야 할 새로운 가치=롱 교수는 26일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이수영 목사)에서 '변화하는 시대의 예배와 설교'란 주제로 열린 제2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에서 바람직한 예배의 변화 방향으로 "예배의 활력이 교역자와 강단 중심에서, 성도와 본당 전체로 옮겨지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예배당이 새 신자에게 친근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성경 봉독이나 간증, 대표기도와 같은 예배순서 담당자를 성도들에게 골고루 부여해주는 방식을 주장했다. 롱 교수는 "많은 성도들이 좀 더 말하게 함으로써 예배의 활력이 하나님의 백성 전체에게로 옮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배를 드리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교회 구성원들의 세밀한 관심도 지적했다. 롱 교수는 "만약 내 집에 손님을 맞이한다면, 집을 아름다운 환영의 장소로 꾸미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특별한 절기나 의미 있는 행사가 있을 때 성도들이 직접 예배당의 벽면을 장식하고, 현수막을 내걸고, 조명의 밝기를 조절해서 교회를 좀 더 따뜻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롱 교수는 폭넓고 다양한 음악형식 도입과 예배의 극적 요소 회복을 강조하면서 "무엇보다도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수해야 할 정통 예배의 본질=예배가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한 그리스도인들이 모임이라는 점을 깊이 간직해야 한다. 롱 교수는 "이 같은 예배의 정통 가치를 빠뜨리면 예배는 단지 현명한 설교를 듣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우상숭배에 빠질 수 있는 예배적 요소에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마냥 성도들의 삶이 부유해지기를 원하신다고 가르친다거나, 예배나 설교 가운데 민족주의나 국가가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역시 우상을 강조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