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삶/인도선교여행

[스크랩] 캘커타에서의 시간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5. 6. 17. 18:24


22, July

아침부터 망고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과일을 너무 좋아하는 버릇이 여기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닥치는대로 망고 몇개를 연거푸 먹어 치웠다. 망고는 가운데 큰 씨가 있어서 망고갈비라고 말하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나서 우유를 두 잔을 마셨는데 그로인해 댓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인도특강

선교사님의 인도 특강이 있었다. 선교특강 내용은 주로 다음과 같다. "바라나시에서 외국인 실종자가 많다. 특히 기차에서 주는 음식은 아주 조심해야하고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속임수가 많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나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에게는 절대 돈을 주면 안된다. 아기나 어린 아이를 사서 앵벌이를 시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는 거짓의 영이 많다. 우상이 많은 나라다. 가난한 동네일수록 우상숭배가 심하다. 그리고 푼 돈을 노리는 도둑이 많으니가 조심해야 한다. 인도인들은 대부분 운명론적이다. 카르마(업)에 의해 그렇게 살도록 규정 되어졌다고 믿는 것이다."

이런 강의를 들으면서 내 안에서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인도에 대해 철저히 부정적인 인식을 너무 많이 듣게되면 그것 자체가 하나님의 마음을 경험하는 방해물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선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하나님의 역사를 막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실재로 여행하는 기간동안 우리는 더 착하고 선한 인도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속이기에 능한 사람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고 대다수의 일반 서민들은 순수하고 순박하다.)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자. 현지인을 대할 때는 선한 마음으로 일단 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도박물관

오후에는 캘커타에 있는 인도 박물관을 방문 하였다. 나에게 이곳은 인도의 모습을 보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부처상과 시바상과 비쉬누상 등의 조각품들로 가득한 그곳은 종합 우상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어디를 가든지 인도 사람들이 섬기는 신상들로 가득 가득 차고도 넘친다. 이런 손으로 돌을 쪼개어 만든 형상들을 신으로 믿는 인도인의 심성을 느끼며 믿음의 대상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였다.


부처상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10대 학생들과 20-30대 청년들이 부처의 모습과 신상의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주 진지하다. 그들의 표정은 구도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사람들 마음 속에는 누구에게나 종교의 씨앗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믿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그들의 신앙을 고백하는 진지한 눈빛이 사랑스럽고 안타깝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여 사진찍는 것도 포기하고 혼자서 모든 전시관을 관람하였다. 특이한 점은 인류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전시관이 있다는 점이다. 환생을 믿는 사람들의 사고를 약간 이해할듯하면서도 이해가 안된다. 다음 세대에 더 좋은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인내하고 그저 운명이려니하고 삶이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그들의 철저한 세뇌는 박물관의 전시장에서도 계속 되고 있다.



거리의 아이들

박물관에서 나와서 거리를 걸었다. 주변의 거리에는 바닥에 자리만 깔아 놓고 가족들이 힘없이 누워있다. 어떤 아이는 벌거벗은 채로 돈을 달라고 따라 다닌다. 아이의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엄마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 엄마의 눈빛에서 인생여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 눈빛은 거리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 여정을 담고 있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삶과는 거리가 멀다. 미래에의 희망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힘겹게 힘겹게 삶을 버틸뿐이다. 이 진절머리나는 가난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되물림해야 한다. 이 여인에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만 하루 하루의 처참한 삶의 현실이 눈 앞에 놓여 있을 뿐이다. 여인의 눈빛은 이름모를 슬픔과 아련한 고통을 담고 있다. 소리지르는 것이 이해가 된다. 아이의 머리에 축복의 손을 내밀고 발걸음을 옮겼다.


편자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자브 가게에 들렸다. 가게들이 쭉 들어서 있는데 형형색색의 옷들이 무척이나 예쁘다. 인도의상은 다양하고 굉장히 화려하다. 자매들의 의상이 특히 현란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옷 구경을 하면서 지체들이 사는 옷을 보았다. 역시 옷을 하나 골라도 자신의 개성과 취향이 그대로 드러 난다. 나도 두개의 편자브를 샀다. 옷을 사면서 약간의 줄달리기를 하였다. 180루피를 요구하는데 내 생각엔 160루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160루피를 요구했다. 20루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흥정이 계속 되었다. 물론 최후 결정은 내 요구대로 되었다. 인도에서 느끼는 가게의 가격은 약간 비싼 경향이 있다.

***선교사님의 경우는 아예 가격을 깍지 못한다고 했지만 내가 경험한 인도는 특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은 가격을 약간 비싸게 부르는 경향이 있기에 1:1로 상대를 해서 가격을 흥정할 필요가 있다. 편자브 뿐만 아니라 장식품을 사면서도 60루피하는 것을 40루피에 샀고 심지어는 갠지스 강변에서 100루피를 요구한 카드를 10루피에 산 적도 있다. 이국땅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가격에 신사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상품을 속지않고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더 지혜가 아니겠는가. 1:1로 상대를 하라.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고 그들을 존중하면서 흥정을 하라. 그러면 속지않고 좋은 상품을 사는데 유익할 것이다.

나는 인도 땅을 여행하면서 나를 속이지 않는 상점 주인이나 릭샤꾼과 서모운전수나 택시운전수를 대상으로 내가 준비한 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신의 정직함과 친절에 매우 감사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속이려는 사람들에게는 철저히 냉정함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대했다. 나의 작은 행동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건대 정직함이 인정받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후진 사회의 문제는 결국 정직성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이들에게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존경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나는 거리의 아이들에게도 그냥 손만 내미는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들을 평생 그런 모습으로 사는데 일조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 가운데 정말 가족을 위해 물건을 팔기 위해 고생하는 아이들에게는 볼펜 하나, 사탕 하나라도 애써 챙겨 주었다.


저녁 8시 30분

캘커타 역

저녁 식사후에 캘커타 역으로 향했다. 차가 어찌나 밀리는지 기다림을 배우다 못해 체념까지 배운다. 우리를 태운 운전사는 거의 곡예사 수준이다. 차사이로 막 간다. 전동차가 거리를 다니는데 전동차가 오히려 차들에게 전동차선을 양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급할게 없는 모양이다. 거리는 곡예장을 방불케 한다. 신호등도 거의 없다. 사람들과 차와 릭샤와 동물들이 서로 엉키고 설키어서 거리를 뒤덮고 있다. 삶들은 대부분 무표정하다. 이곳 인도에서는 군중은 무표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만남은 웃음이 흐른다.

우리가 탄 차는 연신 곡예를 하더니 5분을 앞두고 역에 도착하였다. 하나님의 세미한 인도하심이 느껴진다. 캘커타의 역은 엉망진창이면서 동시에 논리의 세계를 떠난 질서가 있다. 이 미묘함의 차이를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다.

역 앞에는 그냥 누워자는 거리의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길바닥과 도로 가운데 설치된 분리벽에도 그냥 널부러져 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아무런 생기가 없다. 그중에 내가 본 여성은 그 외모는 무척 아름다운 편에 속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숙자와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떼에 찌들어 있고 온 몸은 활기를 잃고 죽어가고 있었다. 이 거리의 매연을 다 맡으며 온 몸을 뒤 덮은 파리떼와 함께 길모퉁이에 누워있다. 암담한 현실이다.


기차여행

바라나시로 a/c칸을 타고 이동을 하였다. 일반칸과는 다르게 개인별로 침대가 준비되어 있다. 물론 담요와 베개도 제공이 된다.


출처 : 청년아 부흥을 꿈꾸라
글쓴이 : 이상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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