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16세기 종교개혁 당시 독일 사회 형편은 가장 종교적이었다. 어느 시대보다 교회수가 많고 교회가 보육원 양로원도 많이 세우고 가장 종교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나 교회는 한없이 타락했다.교회는 정치권력을 갖고 사회적인 존경도 최고로 올라갔으나 가장 부패했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살펴보면 어느 때보다 교회가 왕성하고 교인수도 늘어나 세계 50대 교회 중 30개가 한국에 있다고 할 정도로 부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가장 개혁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이 한국교회다.
한국기독교학술원(이하 학술원)이 ‘한국교회를 진단한다’란 주제로 올해 첫 학술공개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올 1월 학술원 2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종윤(71) 원장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나 한국교회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할 것인지 들어보았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주님의 교회가 왕성하고 사회와 시대를 변화시키고 이끌어왔다”며 “그러나 타락한 인간들의 허물로 인해 한국교회는 세상을 책망하는 복음을 가진 교회가 아니라 도리어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칼빈의 종교개혁이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칼빈이 외친 것은 교리·생활·예배 개혁이었다. 개혁은 정치적인 용어로 쓰면 혁명, 사회적인 용어로는 개혁, 신앙적인 용어로는 회개라고 했다. 종교개혁은 회개 운동이라는 것이다. 회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죄를 알아야 회개할 수 있으므로 먼저 사회진단, 교회진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한국교회의 문제를 세 가지로 진단하고 처방을 내놓았다. 먼저 역사적으로 정리가 안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합동과 통합의 분열 원인을 예로 들었다. 합동에서는 WCC 때문에 갈라졌다고 하는데 통합 측에서는 박형용 박사 사건 때문에 갈라졌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다르게 이해해 양 교단은 계속 멀어질 수밖에 없다.
“어두운 역사를 학자들이 모여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것을 정리 못하면 한국교회는 영원히 멀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한장총 대표회장 재임시 제시한 1교단 다체제를 지금도 계속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신학적으로도 균열이 매우 심하다고 지적했다. 2년전 칼빈500주년기념대회때 “왜 칼빈이냐 지금은 칼바르트다”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었다. 성경을 인간의 종교적인 경험 기록이라고 주장하는 칼 바르트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 세계신약학회 SNTS에서도 이 원장은 “세계신약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만일 신구약 성경이 하나님의 영광된 말씀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손들어보라고 하면 손드는 사람이 10명도 안될 것”이라며 “지금 세계 신학이 이렇게 변했다”고 전했다. 3년전 스웨덴에서 만난 신학교 총장은 “스웨덴에는 신약교수가 없다”며 “학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고 가르치는데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남은 그루터기다”라며 “그러므로 신학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현실은 지금 엉망진창입니다. 종교개혁에서도 주장했지만 예배갱신을 해야 합니다. 지금 열린 예배를 드리면서 전세계 교회가 예배의식이 없어졌습니다.”
그는 예배갱신과 함께 생활개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래 예수님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고 했는데 지금 교회가 너무 부자입니다. 한국교회는 돈으로 모든 것을 풀려고 합니다. 너무 세속적이지요.”
그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전도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것은 성명서를 낸다고 될 일이 아니라며 한국교회가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기독교가 되려면 한국교회가 조기를 달고 하나님 앞에서 울며 기도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이 원장은 한국교회에 방향을 제시하는 세미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은 어떤 곳인가?
한국기독교학술원은 이 시대의 윤리도덕의 길잡이가 되기 위해 기독교 학술을 깊이있게 연구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정신적 기간이 되며 이 나라와 민족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고자 1988년 설립됐다. 이종성 장신대 전 학장이 1대 원장으로, 정진경 목사가 초대 이사장으로 헌신했다.
그동안 학술원은 한국 신학자들의 구심점을 이루며 시대상황에 대한 신학적 해답을 찾는 데 앞장서며 기독교 신학과 기독교적 제반 학술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 일환으로 2001년부터 국내외 기독교적 학술발전을 위해 학술상을 제정했다. 신학뿐 아니라 기독교 학문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학술상은 신학자 박준서 박사, 원자력을 전공한 정근모 박사, 한동대 김영길 총장, 민경배 박사 등이 수상했다.
또한 교회나 사회가 성경적, 신학적 해답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찾아 연 2회 학술세미나를 공개강연 형태로 갖고 있다. 세미나를 통해 발표된 논문들은 학술연구지인 기독교학술원포럼으로 발간한다. 연구지는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며 도서출판을 하여 목회자들의 학문적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해외사업으로 1991년 몽골에 울란바토르대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이 4000명 이상으로 기숙사와 장학금 제도가 잘 갖춰진 종합대학으로 국립대학과 맞먹는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1대 이사장 이흥순 박사의 헌신으로 경기 여주시에 32만평 대지를 확보하고 재단법인화했다. 이곳에 컨벤션센터를 건립, 국제행사를 유치하며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모든 신학대 캠퍼스를 이 곳에 모을 계획이다.
학술원은 최근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한국교회에 보내는 메시지의 채택을 주도하고 WCC 본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올 1월에 2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종윤 원장은 “학회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엄격한 기준에 의해 개인회원뿐 아니라 단체회원 확보에 주력하며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첨예화한 한국신학계의 모퉁이돌이 되어 연합을 이루고 세계신학을 다시 세우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성경의 절대 진리를 떠나면 소망은 없다.
이것이 선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