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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먼저 北 동포 품고 막힌 물꼬 터야”… 윤영관 서울대 교수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7. 9. 13:12

“교회가 먼저 北 동포 품고 막힌 물꼬 터야”… 윤영관 서울대 교수, 美 코스타 시카고 수양회 특강

[출처: 국민일보   2010.07.07 17:34]     


참여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윤영관(한반도평화연구원장) 서울대 교수가 남북간 체제 통일 이전에 ‘사람 간의 통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6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휘튼칼리지에서 열린 2010 미국 코스타 시카고 수양회 개회예배 직후 ‘한반도 평화통일의 도전과 비전’이란 제목의 주제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천안함 사태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 상황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남북한 사람들이 일대일로 만나 제대로 된 교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회가 먼저 북녘동포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막힌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남한 내에 통일에 부정적인 견해를 지닌 사람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내 목전의 이익을 위해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념을 떠나 북한 주민을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남한 내 탈북자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람들에 대해 감사를 느낄 정도로 탈북자들을 정성껏 보살펴줘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 수년간 남한 내 탈북자들은 극심한 심리적·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탈북자들과 더불어 잘사는 것은 통합을 위한 귀한 연습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예습 과제’를 소홀히 하면서 통일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가 이질적 문화를 지닌 세력 간 통합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 독일의 예를 들며 설명했다. “독일은 통일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통독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독일인이 이를 기꺼이 감당하고 있는 것은 그 밑바닥에 기독교 정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약자를 끌어안고 함께 가야 한다는 기독교적 사랑의 정신이 독일인 사이에 흐르고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남북통일에도 기독교 정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윤 교수는 “크리스천들의 주도로 평화적 통일이 이뤄지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영적허브 국가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북한에 대해 성경적 사랑을 실천할 때 한국은 통일국가를 넘어 진정한 선교국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믿음의 사람들은 항상 한 손엔 신문을, 한 손엔 성경을 들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영적 메시지를 분별해야 한다”면서 “한국에 있건, 미국에 살건, 분단된 조국 한반도가 자신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그 영적 의미를 깊이 새겨보며 통일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