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임은미(47) 케냐 선교사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깜짝 놀란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부리부리한 눈과 거침없이 쏟아내는 입담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화려한 활동도 그렇다. 그녀는 해외 유학생 부흥집회인 코스타의 명강사로 꼽힌다. 매년 평균 6개국의 코스타 집회에 초청받는다. 조만간 케냐 국영방송인 KBC의 크리스천 프로그램 ‘샬롬’에서 토크쇼도 진행한다. 그녀의 꿈은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능가하는 것이다. 그녀는 케냐의 유명 복음송 가수인 실크(SILK·한국명 수진)의 엄마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낯선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은 심한 스트레스와 고갈(번아웃)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임 선교사는 “단 한번도 영적 고갈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는 뜻이 아니다. 올해로 17년째 케냐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그녀는 “선교지에서는 별 일을 다 경험한다”며 “하지만 날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힘을 경험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많은 크리스천들처럼 임 선교사도 매일 아침 성경 묵상(큐티)을 한다. 그녀는 묵상한 걸 꼼꼼히 기록한다. 감사와 기도제목, 감동을 적다보면 노트 10페이지가 금방 채워진다. 벌써 1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임 선교사가 해오고 있는 일이다. 그녀의 진정한 포스의 출처가 바로 여기다.
그녀는 “큐티를 글로 옮길 때 생각이 정리되고, 규격화된다”며 “자꾸만 엉뚱한 데로 삐져나가려는 마음도 깔끔히 정리된다”고 말했다. 서재에 빽빽이 꽂힌 큐티 노트를 볼 때마다 임 선교사는 지난 세월 동안 자신과 동행해 주신 주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갖는다고 한다.
“세상이 감당치 못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신앙의 일관성을 가진 사람이죠.” 신앙의 일관성은 그녀의 한결같은 간증이자 코스타 및 각종 집회의 강의 주제이기도 하다. 후배 선교사들에 대한 당부 역시 신앙의 일관성이다. 평소 쌓아온 신앙의 일관성이 결국 선교지에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근 ‘최고의 날, 최고의 그리스도인’(넥서스Cross)을 출간했다. 영성의 기본원리를 영어 알파벳 26자로 풀이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에게 ‘최고의 삶’을 위한 팁 3가지를 물었다. 먼저 믿음이었다. 그녀는 지인들에게 ‘최고의 날’이란 묵상 글을 매일 아침 이메일로 보낸다. 시작은 늘 똑같다. “오늘도 최고의 날입니다.” 최고의 하나님이 만드신 날은 늘 최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기대감 없이 사는 것은 믿음 없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죄”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팁은 역시 신앙의 일관성이다. 세 번째 팁은 순종이다. 그녀는 “말씀이 내 것이 되려면 읽고 묵상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며 “반드시 그 말씀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묵상이든 설교든 하나님 말씀 앞에 감동이 아닌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순종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고 했다. “불순종이 습관이 된 사람에겐 순종이 어렵습니다. 순종이 습관이 된 사람에겐 불순종이 어려운 것처럼.”
‘2015년 미국 방송 진출.’ 그녀의 묵상 노트에 적힌 내용이다. 그녀는 케냐 사역이 끝나는 대로 미국으로 갈 거라고 했다. 인생의 마지막 꿈인 오프라 윈프리를 능가하는 토크쇼 진행자가 되기 위해서다. 전 세계인이 보는 토크쇼에서 예수님을 꼭 얘기하고 싶다는 게 그녀의 희망사항이다. 자신감도 넘쳐 보였다. “제 묵상노트에 기록된 수많은 기도제목 중엔 이뤄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거든요.”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