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교회 원광기 목사 "목회자에게 행복은 생명을 건 뒤에야..."
[2010.06.25 08:48] | ||
![]() [미션라이프] 내년 은퇴를 앞둔 잠실교회 원광기(69) 목사는 요즘 꿈에 부풀어 있다. 국제고등학교를 강원도 강릉에 설립하기 때문이다. 제3세계와 국내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신앙과 인성을 키워가는 모습을 그리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강릉에 가 있다. 9만여㎡(3만평)의 부지 위에 학교 건물 짓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염려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기에…. 지난 36년간의 목회 소감을 그는 “편안하고 행복했다”는 말로 요약했다. 하지만 그 ‘편안하고 행복한 목회’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결사적인 자세, 거기에 하나님께서 때마다 공급해주시는 은혜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그는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2년제 학교 졸업 후 고려대 입학, 7년간 고등학교 영어교사를 한 뒤 신학교에 들어갔다. 따져보면 동료 목회자들보다 11년이 늦은 셈이다. 원래 59학번이었어야 할 그가 61학번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동창이 된 것도 이런 늦깎이 삶 때문이다. 젊은 시절 훤칠한 키에 몸짱이었던 그는 리더십도 있는데다 노래에 공부까지 잘 했다. 그런 그를 친구들은 ‘광기’라고 하지 않고 ‘원 형’이라고 불렀다. 어릴 적부터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는 어머니의 기도를 듣고 자랐지만 그는 “멀쩡한 사람을 왜 바보 만들려는지 모르겠다”며 반항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 느닷없이 찾아온 폐병은 모든 자부심을 한순간에 앗아갔다. 자살까지 시도했다. 어머니는 그에게 “주의 종이 되어야 하는데 순종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이제라도 신학대를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버텼다. “나같이 신앙 없는 사람이 목사 되면 아무나 목사 하게?” 그는 결국 자신의 교회에 온 외국인 목사의 설교를 듣고 두 손을 들었다. 설교 제목은 ‘Don’t hesitate’(머뭇거리지 말라)였다. 자녀 셋이 딸린 데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목회를 앞에 놓고 이런 기도를 드렸다. “생명을 걸어도 아깝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십시오. 안그러면 지금 당장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때서야 자신의 전부를 걸어도 아깝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잠실주공아파트 362동 505호 15평 아파트에서 시작한 교회는 상가건물을 거쳐 4년만에 교회 부지를 매입할 정도로 성장해 갔다. 지금은 7000명 교세로 자랐다. 눈에 띄는 건 그중 2500명이 주일학교라는 점이다. 교사 경력에다가 국제학교를 준비중인 원 목사가 인재 양성에 얼마나 마음을 쏟아왔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재 양성은 그의 목회 최우선 순위였던 것이다. “건물은 지은 뒤 몇 십년 후 다시 헐지만 인재는 한 명 키워놓으면 평생 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TV에서 격투기 경기인 K-1을 자주 본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해서도 그렇지만 거기서도 목회의 원리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인정사정 없는 결투를 보면서 목숨을 건 목회자의 자세를 배운다는 것이다. 그는 “목회자가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며 “목회자가 적당히 목회한다면 한국 교회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목회자로서 후회스러웠던 순간을 물었다. 원 목사는 “세계적인 전도자 라인하르트 본케처럼 오직 하나님만 바라봤어야 하는데 환경을 바라볼 때가 많았다”며 “이제서야 터득한 담대한 목회의 원리를 교회가 아닌 국제학교에서 마음껏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교회는 지금 5~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임 목사를 고르고 있다. 선임 목사의 바람은 이것이다. “나한테 잘해주거나 못해주거나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만 주님을 만난, 충성되고 진실한 목회자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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