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청년

노동과 실업문제, 통일의식, 공동체문화, 정치와 정체성으로 나눠 2030세대를 조망해 봤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0. 30. 11:25

Weekly 경향·미래전략연구원 공동기획 오감도

‘Weekly 경향’은 미래전략연구원과 공동 연중기획으로 하나의 사안에 대해 그 분야 최고전문가 5명의 진단과 시각을 보여주는 ‘오감도’를 연재한다. 이번 기획은 2030세대에 맞춰 봤다. 촛불과 아고라로 대표되는 ‘새로운 참여’의 기수인 반면에 ‘88만원세대’로 대표되는 미래전망의 부재, 386세대에 비한 보수화 등 상반된 진단도 나오고 있다. 노동과 실업문제, 통일의식, 공동체문화, 정치와 정체성으로 나눠 2030세대를 조망해 봤다. 글의 전문은 미래전략연구원 웹페이지(www.kifs.org)에서 볼 수 있다. 미래전략연구원은 각 분야를 포괄하는 전문가·학자 90여 명이 △학제적 연구 △실천적 연구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적 연구를 표방하고 있는 네트워크형 민간 싱크탱크다. <편집자 주>

한국 자본주의의 약한 고리, 20대와 30대 
우석훈<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한국 자본주의는 지금 위기에 부닥치고 있고, 단기적이고 외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곪아 들어가고 있다. 20대 청년 실업으로 시작된 이 문제가 어느덧 30대 초·중반에게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은 이 문제를 아직도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비정규직에서 파견직으로 문제는 점점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기에 지방 거주민과 여성차별 등의 문제가 결합되면 집단 거주하는 유럽의 이주민 2세들의 고통 만큼이나 심각하게 우리 청년들의 경제적 삶은 어려워질 것이다. 먼저 당사자 운동을 시작한 일본의 경우 지역마다 일종의 아르바이트 노조라고 할 수 있는 ‘프리터 노조’를 만들면서 최소한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는 중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장기적 고용’이라는 새로운 노동의 유형을 사회적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와 이러한 흐름을 끌어낼 수 있는 20대와 30대의 당사자 운동을 어떻게 지지하고 지원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신자유주의에서 청년 노동에 대한 해법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지금 시급히 필요하다. 구조화된 20대와 30대의 경제적 궁핍, 이 문제는 이제 학술적 논의의 장이 아니라 사회적 운동의 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단기 인턴이나 대졸초임 삭감, 이런 것은 우리가 갈 방향이 아니다.

2030세대의 통일의식 
강원택<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은 기성세대와 상당히 다르다. 젊은 세대는 통일을 그다지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사실 무관심한 편이다. 남북한이 같은 민족이고 타의에 의해 분단된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통일돼야 한다는 규범적 차원에서 통일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이보다는 ‘한국이 좀 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라든지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와 같은 도구적이고 수단적인 의미로 통일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통일을 당장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지도 않다. 이보다는 남한 사회 내부의 ‘우리’ 문제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같은 민족이고 우리의 이웃이기는 하지만 ‘우리’ 속에 포함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의 단절과 한국의 경제적 성장, 정치적 민주화 등 사회 발전과 함께 남한만의 고유한 정체성이 이들 세대 사이에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즉 남한 사회에 대한 자부심과 북한에 대한 이질감이 젊은 세대에 분리된 정체성을 강화시켜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의 통일관은 감정적 요인에 이끌리기보다 차분하고 실리적인 태도를 취한다. 남북한 간의 교류 협력과 유대 강화를 통한 공통의 이해관계 창출은 이런 점에서 볼 때도 중요한 일이다. 남북 교류의 진전은 북한이 우리의 실생활로부터 유리된 ‘남’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화적 공동체 형식 
전상진<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2030세대는 소비자본주의 아래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동시에 독자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지닌 한국의 최초 세대이다. 이들의 공동체 의식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 선택을 허락하지 않는 숙명적 공동체는 선택을 전제로 하는 브랜드 커뮤니티에 자리를 내준다. 새로운 의식은 새로운 소통 방식과도 연결된다. 2030세대는 음성통화보다 문자통화(이동전화·메신저)를 선호한다. 음성통화는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한다. 문자통화는 당사자들이 대화에 몰두하지 않을 여지, 즉 곧바로 답변하지 않아도 될 자유를 제공하면서도 대화 공동체를 형성한다. 말하자면 새로운 공동체는 시간적인 관점에서 유연하다.
 
이것은 개인에게 극대화된 선택의 자유를 제공한다.현 상황은 유연한 공동체를 요청한다. 이 결과로 나타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젊은 세대를 괴롭힌다. 이 상황은 즉각적인 만족을 합리적인 전략으로 만든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공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양보하거나 ‘나’보다 공동체를 앞세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유연한 공동체는 개인 이익의 즉각적 실현을 권장하며, 미학적 소속감도 제공한다. 특정 세대를 비난하는 것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다. 문제는 안정성과 확실성의 회복이다. 이것들이 확보된다면 ‘그까짓’ 세대 차와 반목쯤은 충분히 ‘관리’될 수 있다. 이것들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사소한’ 세대 차라 하더라도 안정된 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들이 벌이는(또는 앞으로 벌일) 사회 전쟁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2030 정체성과 우리 사회의 과제 
이명진<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2030세대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첫 번째로 2030세대는 4050세대에 비해 덜 엄숙하다. 경제적 풍요, 민주주의 정착, 사회주의 몰락이라는 환경 속에서 자라난 세대다. 두 번째로 다양하고 감성적인 자극에 익숙하고, 이러한 자극에 대한 반응도 빠르다. 반면에 원칙적이고 이론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가족 관계, 혼전 성관계나 동거에 대해 이전 세대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기 한국사회의 발전은 뜨거운 열정을 지닌 청년세대에게 불만스럽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그러나 두 차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지금의 2030세대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거시적 측면에서는 우선 질적 성장을 통해 부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다른 한편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도 생각할 수 있다. ‘많이 벌고 많이 쓰는
모형’이 아니라 ‘적게 벌고 적게 쓰는 모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미시적 측면에서는 교육, 노동, 복지를 연계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평생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은 노동시장과 끊임없는 연관을 맺으면서 이동하고, 이러한 과정을 복지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시민교육을 강화하고, 다양성과 감성 역시 극대화해야 한다. 아울러 온라인에서만 확장되고 있는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제도권으로 유도하기 위해 정치권력을 일정 부분 배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가 민주주의다 
신두철<선거연수원 교수>


정치 참여는 투표 행위, 선거 활동, 공동체적 행위와 같은 ‘관습적 정치 참여’와 가두시위나 항의 등의 ‘비관습 정치 참여’로 구분된다. 이러한 정치 참여는 오프라인 상의 참여와 온라인 상의 참여 형태로 나타난다. 젊은 세대는 온라인 상에서 비관습적인 정치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이를 정책에 반영할 공식적인 통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들의 정치권력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는 정치권력에 대한 통제 약화로 이어지고, 정책 형성에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위해서는 정치인의 행태 변화가 우선이지만 이와 동시에 ‘시민적 의무’와 긍정적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요구된다.

첫 번째로 젊은 세대의 문화적 특성을 감안해 온라인 상의 정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로 민주시민교육적 대안이 요구된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제도만으로 정착되지 않으며 성숙한 시민의식, 사회 현안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 및 능동적인 실천이 전제될 때 확고해진다. 세 번째로 정치 참여의 동기부여와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정치의 부정적 측면뿐 아니라 긍정적 측면도 함께 부각돼야 한다.

 

 

출처: 2009 08/11   위클리경향 837호


2030세대

 

기대가 된다.

 

창조성과 자발성

 

그기에 말씀을 넣어 주면

 

그들은 비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