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한 푼 남기지 않은 '진짜 부자' | ||||||||||||||||||||||||||||||||||||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선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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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돈을 기부한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선행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자가 된 뒤 부를 사회에 내놓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돈을 만지면서도 애초부터 그 돈이 ‘내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던 사람이 있었다. 부도, 직위도 자신이 잠시 맡고 있다고 여기며 조금도 집착하지 않았던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선생(1894~1971년)이었다.
빌딩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유일한의 흉상이 반긴다. 유한양행 사장을 지낸 연만희 고문(77세)은 1963년 이 회사에 입사해 총무부장 등으로 유일한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그는 69년 유일한이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외아들과 조카에게 회사를 그만두게 했을 때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일한은 “내가 죽고 나면 그들로 인해 파벌이 조성되고, 그렇게 되면 공정하게 회사가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으로서 애착을 떨어뜨리기 어려운 돈과 가족에게도 초탈한 유일한의 삶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아버지 유기연으로부터 시작됐다. 불과 아홉 살의 유일한을 미국에 보내려 하자 몸져누워 항의하던 아내에게 “자식들이 우리 것 같지만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들”이라고 설득한 아버지였다.
소년 유일한은 “미국의 문물을 배워 조국 동포를 구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뒤로 하고 21년 뒤에야 만나볼 어머니의 품을 떠나 그렇게 미국행 배에 올랐다. 아버지가 안겨준 돈을 몽땅 도둑맞은 채 미국 땅에 내린 유일한은 천행으로 독실한 기독교인 두 자매와 함께 살면서 신문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학했다. 학비와 점심 값을 마련하기에도 역부족임에도 그는 독립투사들이 독립군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헤이팅스소년병학교에 1909년부터 3년간 매년 여름방학 동안 훈련에 참여해 수료하기도 했다.
그는 병든 동포들을 구해야 한다며 의약품업을 했고, 벌어들인 돈은 교육과 공익사업에 투자했다. 해방 뒤 유일한은 이승만의 상공부 장관 입각 요청도 거부하고, 정치 자금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가 다른 기업에선 엄두를 낼 수 없는 금액을 매번 세금으로 내자 당국에선 의약품을 함량을 속이는 게 틀림없다고 보고 조사를 했으나, 함량이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한국전쟁 뒤 모르핀을 수입해 팔면 큰 이익을 남긴다고 보고하는 간부사원에게 “당장 회사를 나가라”고 호통을 친 일화는 유명하다.
연만희는 늘 언덕 위의 자신의 집에서 물끄러미 회사를 바라보며 앉아있던 유일한에게 심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일한의 중국인 의사 아내 호미리는 미국으로 돌아가 자녀들과 살았기에 그는 반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하지만 유일한은 “이 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자네도 꼭 자신을 돌아보고 숙고할 시간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유일한에겐 그 때가 기도 시간이었다.
늘 이런 기도문을 외던 멋쟁이 유일한이 눈을 감은 뒤 그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손녀 유일링에겐 대학 졸업 때까지 학비 1만 달러를 주고, 딸 재라에겐 유한중·고 안의 땅 5,000평을 주면서 학생들이 뛰노는 유한동산을 꾸미라고 했다. 그리고 외아들 일선은 대학까지 보냈으니 스스로 힘으로 살라며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거대 재산은 모두 교육과 사회사업에 기증했다.
1991년 타계한 딸 유재라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비롯하여 전 재산 205억 원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고 빈 몸, 빈 마음으로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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