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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2. 3. 12:47

한국교육,교회가 살리자] ⑤ 대안교육 현황과 문제점들

[2009.02.02 17:43]      


관심 비해 체계 미비… 뿌리 못내린 대안교육

대안학교를 비롯한 대안교육에 관한 논의는 1990년대 들어 활발하게 시작됐다. 민주화 물결이 드높던 80년대를 지나 교육 부문의 교사운동, 학부모운동이 자리잡게 된 시기와도 맞물린다. 기독교 대안교육은 90년대 후반 들어 본격화됐다. 기독 대안학교와 기독 홈스쿨이 확산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상당수 대안교육 기관은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은 미인가 기관이며 교육비나 교육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은 교육 주체별 특성을 명확하게 하는 일에서부터 교육비 기준 마련, 교사 양성, 다양한 커리큘럼 개발 등 보다 체계적으로 대안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 봤다.

대안학교 현황=교육과학기술부가 2007년 발간한 대안교육백서에 따르면 2006년 12월 말 현재, 전국 전일제 대안학교는 98개다. 학생 수는 5179명으로 전국 교육통계에 나온 초·중·고·특수학교 재학생 779만9605명의 0.07% 선이다. 대안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상근 교사 수는 889명으로 학생 6명에 1명꼴로 교사가 배치돼 있다. 민간단체인 대안교육연대는 최근 대안학교가 300여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해마다 30∼40%의 성장을 거듭해온 셈이다.

대안학교는 인가 학교와 비인가 학교로 나뉜다. 비율은 반반이다. 교육당국이 학력을 인정해주는 인가 학교로는 특성화 학교와 위탁형 대안학교가 있다. 초기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받아들이다가 점차 새터민과 일반 학생들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비인가 학교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공교육 시스템에서 인정하는 학력을 갖출 수 있다. 교육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교육의 모든 구성 요소가 달라질 수 있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기독 대안학교는 모두 비인가 학교다.

기독 대안학교의 차별화=기독 대안학교는 일반 대안학교들과는 별개의 교육기관으로 구분되곤 한다. 교육 목표가 뚜렷이 구별되기 때문이다. 기독 대안학교의 1차적 목표는 올바른 신앙관을 심어주고 크리스천으로서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성인으로 양육하는 것이다. 또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해서라기보다 크리스천 공동체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기독 대안학교에 지원한다. 일반 대안학교들과의 유대가 약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안교육연대에서는 기독 대안학교처럼 종교성을 띠거나 특정 이념을 갖고 있는 학교는 회원으로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의 기독 대안학교수는 66개에 이른다. 기독 대안학교도 해마다 30%씩 늘어나고 있다. 임태규(51·광영고 윤리교사) 기독교대안학교연맹 사무국장은 "특성화 학교법 등 대안학교 관련 법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기독교 이념을 대안으로 제시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며 "1998년부터 두레 한빛 동명 등 기독 대안학교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제점=비인가형 학교들은 재정적 자립 가능성이 대체로 낮다. 기독 대안학교 가운데 모범사례로 꼽히는 A학교는 중등 교실을 짓기 위해 지난해 예탁금 제도를 도입했다. 신입생의 경우 500만원을 예탁해야 입학할 수 있다. 급식비를 포함해 매달 43만5000원의 수업료를 받는 이 학교는 일반 대안학교와 비교해서 학비가 저렴하기로 유명했다. 교과부가 조사한 일반 대안학교의 연 평균 수업료는 420만원, 급식비는 127만원이었다. 이 학교 교원들의 임금은 공교육 수준으로 맞췄다. 보통 대안학교의 교사 임금은 공교육 교사보다 30% 정도가 적다. 교회에서 일부 재정을 지원받고 1년 동안 교회 식당을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을 학교 재정에 투입했지만 해마다 2000여만원씩 적자가 발생했다.

결국 선택한 것이 예탁금 제도였다. 재정난은 고스란히 학비 부담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귀족 스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독 대안학교들의 월 평균 학비는 100여만원에 달한다. 대안학교의 세속화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공교육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설립된 학교들이 또 다른 입시 기관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는 것.

교사 수급도 문제다. 공교육 종사자보다 낮은 처우로는 양질의 교사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앙적으로 성숙한 교사를 확보해야 하는 기독 대안학교들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⑤ 대안교육 현황과 문제점들

대안교육의 또 다른 갈래로는 홈스쿨이 있다. 홈스쿨은 대안학교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어렵다. 가정내에서 교육이 이뤄지다 보니 정형화된 틀이 없다. 부모의 가치관과 교육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에 따르면 현재 400여 가정이 협회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홈스쿨 가정까지 포함하면 1000여 가정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홈스쿨 운동은 기독교계에서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특히 목회자들의 참여가 높다. 홈스쿨협회는 목회자 가정의 비율을 25%로 보고 있다.

홈스쿨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모두 가정에서 대신하는 것이다. 때문에 홈스쿨을 하려면 부모 중 한 명은 적어도 가정에서 자녀들을 종일 돌봐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부모가 모두 가정에서 자녀들을 돌보는 케이스. 홈스쿨의 장점으로는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는 1대 1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과 틀에 박힌 입시 제도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반면 단점으로는 자녀의 사회화, 또래집단과의 관계 형성,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부재 등이 언급된다.

세 자녀를 홈스쿨로 교육시키고 있는 마병식(42·서울인수초 교사)씨는 "자녀들이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어 무엇보다 만족한다"며 "현직 교사로 종사하기 때문에 홈스쿨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지도 경험이 없는 부모들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마씨는 "홈스쿨 가정간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아쉬운 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지구촌교회(담임목사 이동원)는 글로벌홈스쿨링아카데미를 만들어 홈스쿨 지원을 시작했다. 전담 목회자를 두고 사무실을 개소했으며, 홈스쿨 가정간의 협력모임(Co-op)과 아버지 모임, 세미나와 각종 특강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학습 평가와 커리큘럼 제공, 가정방문 상담 등도 병행하고 있다. 각 홈스쿨 가정을 묶어 하나의 기독 대안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이재헌 목사는 "홈스쿨이 아직 도입 초기 단계여서 교재가 턱없이 부족하고 교육 모델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경기도 성남 기쁨의 교회, 서울 온누리교회, 목동 제자교회, 방학동 나눔교회 등이 교회 차원에서 홈스쿨을 지원하고 있으며, 조슈아 국제아카데미, 홈스쿨 어와나, ATI 코리아, 하이홈스쿨, CCC 스쿨 등이 미국의 기독 홈스쿨 교재를 국내에 보급하고 있다. 학교너머(www.schoolbeyond.org)와 공간 민들레(www.mindle.org)에서도 홈스쿨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