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과 삶/설교자

[스크랩] 쌍둥이 마을의 꿈대로 되는 교회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2. 23. 19:38
 


쌍둥이 마을의 꿈대로 되는 교회

현천중앙교회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 지역은 예로부터 양반 동네라서 자존심이 강하고 보수적인 동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 전에 선교사들이 애양원 사랑방에서 몇몇 사람을 모아놓고 교회를 시작했는데, 야학을 하며 사역했기에 큰 반대가 없었습니다. 또한 저도 부임하여 교육에 치중하면서 사역을 했기에 어린 아이들이나 중·고등부 청년들이 예배당에 오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제가 부임하던 1992~1995년 사이에 30회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달 장례식이 있었던 셈이지요. 제가 집례한 장례식들 중에 연고자가 없었던 할머니들이나 홀로 계셨던 분들을 입관하고 장례식도 치러주니까 마을의 어르신들이 교회를 좋게 생각하시게 되었고, 그 때문에 교회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90% 이상의 학생들이 교회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마을에 165가구, 450여 명이 살고 있는데 교회 출석 인원은 아이들까지 합쳐 200여 명 됩니다. 교회가 지역 전체를 주도해 가는 상황이 되었고 주민들도 교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합니다. 저도 믿음과 상관 없이 장례식은 100% 참여하고 결혼식에는 못가는 경우가 있지만 늦게라도 찾아가서 기도해 줍니다.

그리고 대심방 기간에는 믿지 않는 집이라도 안방까지 들어가서 기도해 줍니다. 지금 교회에 나오는 성도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반응한 경우이고, 아직 교회에 나오지 않는 마을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나지 못해 잠시 보류해 두고 있는 잠정적 교인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믿지 않는 사람들도 모두 저희 교회 교인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마을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그들은 목사가 교인들에게만 잘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들에게도 똑같이 잘해 주니까 굉장히 좋아합니다.

목회 활동에서 가장 보람되는 일은 무엇입니까?
시골 오지 교회에 청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이곳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 두 명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일대일 제자 훈련을 시키고 계속 양육한 결과, 최근에 청년들이 20~30명으로 불어났고 교회에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섬기고 있습니다.

또한 그때 저희가 보조를 받던 미자립 교회였는데, 지금은 20여 곳을 섬기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악기를 배우게 하며 교인에게 교육비를 지원해 주고 있으며 젊은이를 위해 배려하고 투자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자와 노력으로 주일학교 학생들은 100% 중등부로 올라가고 중등부는 고등부로, 고등부는 청년부로 모두 올라가서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그 청년들 사이에 결혼이 있었고 지난해 여섯 아이들이 태어났어요. 그래서 시골교회이지만 유아실에 아이들이 여섯 명이 있어요.

이렇듯 저희 교회의 특징 중에 하나는 직장 때문에 여수나 여천에 나가 살면서도 주일에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교회로 돌아와 새벽 예배, 찬양대, 교사 등으로 섬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례를 부탁하는 청년들에게 주례해 줄 터니 선교지 한 곳을 도우라고 제안을 합니다. 대부분이 기쁨으로 순종을 합니다.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자라서 결혼을 하고 교회의 기둥이 되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하고 아름다우며 보람이 됩니다.

목사님의 사역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사역과 그 내용은요?
일단 현천중앙교회는 신앙의 목표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시키는 삶을 살자’라고 정하고 지역 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역의 중심에는 현천지역아동센터가 있고 그 사역의 일환으로 현천도서관 운용이 있는데, 여수시가 선정한 우수 도서관으로 선정돼 매월 200만 원씩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 예산으로 교사 2명을 채용해 30여 명의 아이들을 돌보며 교육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선교비 차원에서 새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적은 액수이지만 매달 7만 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공부방도 선교 헌금 한 계좌에 10만 원씩 지원을 받아 운용하고 있습니다. 학기 중에는 방과 후에 모아 공부시키고 저녁밥을 먹여 집으로 돌려보내고, 방학 중에는 점심을 먹여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무척 좋아합니다. 올해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씩 책을 가지고 정류장에 나가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책과 교환해 주는 사업을 하려고 구상 중에 있습니다.

지역 사회를 섬기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나 향후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주민들이 교회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일 년에 한 번씩 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과 점심을 대접하는 사역을 8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교회가 60주년 기념으로 외부 지원이나 특별 헌금 없이 믿음으로 30평 규모의 황토방 쉼터를 건축했습니다. 모두 지역민들을 섬기기 위한 교회의 진심어린 뜻과 소망을 담았습니다.

완공한 후에 독거 노인을 모실 수 있는 기본 평수가 36평 이상인 것을 알게 되었고, 다음에 2호를 지으며 독거 노인들도 모실 수 있는 시설로 전환시키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나아가 대안학교 운용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배우고 익히는 공동체를 꿈꾸며 마을 앞 학교가 폐교되면 그곳을 매입해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한 내년쯤에 여천 시내에 청소년 센터 건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기독교청소년협회를 법인으로 만들어 등기소에 등록해 두었고 지금 차근차근 준비 중입니다. 전담 사역자를 두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상담하며 거기에 실비로 카페처럼 운영하면 시내에서 방황하는 아이들 중에서 일부라도 흡수해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목사님이 생각하는 목회는 어떤 것입니까?
오늘날 성도들에게 왕 같은 권세를 주셨고 제사장 같은 빛의 사명을 주셨으니 우리가 세상에서 복의 통로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산다면, 가정이나 직장이나 학교나 어디에 가든지 ‘영원히 쇠하지 않는 삶의 목표가 되지 않겠는가’라는 믿음으로 목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정에서 회복되고 주님의 통치가 교회에서 이뤄지며 인생의 주인이 주님이신 삶이 이뤄진다면 예수님을 믿는 것보다 더 아름답고 복된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목회자가 하나님 앞에서 그 부르심에 대해 신실하게 응답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전으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헌신한다면, 저희와 같은 작은 교회에서도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는데 수백 수천의 교회들이 힘을 합치면 한 도시 전체를 뒤엎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복음처럼 능력이 있는 것도 없습니다. 목회자가 복음으로 무장하고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나아간다면, 어디에서나 영향력이 있고 경쟁력이 있으며 얼마든지 많은 사람들을 복음으로 품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성도들과 어떤 관계성에서 그 많은 사역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거의 마찰은 없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전폭적으로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3~4년 후나 될 일들을 미리 넌지시 던져놓지요. 시내에 청소년 센터를 세웠으면 좋겠다고 오래 전부터 던져 놓습니다. 그러면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으세요. 그러다 구체적으로 회의를 하고 조금씩 일을 추진해 나갑니다.

그런데 시골 분들은 항상 재정 걱정을 하시기 때문에 예산을 세워서 하자고 합니다. 그러면 몇 년씩 걸리잖아요. 그래서 저는 성도들에게 ‘걱정하지 마라, 하나님께서 이런 꿈을 주셨을 때는 우리가 기도하고 믿음을 갖고 나가길 원하시는 것이니까 우리가 작은 일부터 하나씩 순종하자’라고 설득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며 나아갑니다. 아직까지 당회에서나 제직회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적은 없습니다. 성도들에게 분명한 목표가 주어지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임을 이해만 시켜 준다면 반대는 없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황토방 쉼터도 1억여 원을 들였지만 전부 저희의 자력으로 세운 건물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목회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까지 지역 사회와 어린이들 그리고 젊은이를 위해 사역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역 환경이 시골이라서 목사로서 여러 가지 많이 해 봤습니다. 청년들과 같이 농사도 지어 선교 자금으로 써 보기도 하고, 성도들과 법인체를 세워 사업도 해 보고, 제가 직접 집에서 엿기름을 만들어 유기농산물을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목사는 말씀에서 광석을 캐내는 것이 진짜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풍성한 꼴을 성도들에게 먹여주고 가르쳐주며 삶을 지도하면 말씀의 생명력이 그들로 하여금 일하게 만드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강단을 통해 말씀의 생수가 흘러넘치도록 해서 성도들의 삶을 풍성하게 적시겠습니다.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연구해서 보석 같이 만들어 대언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hcjungang.or.kr

목회와신학 김성현 기자
출처 : 청년아 부흥을 꿈꾸라
글쓴이 : 이상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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