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가정건축가

현영, 재테크에 빠지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2. 12. 01:22

재테크라고는 적금밖에 모르는데, 직장동료나 친구가 펀드나 CMA 등의 재테크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면 마냥 부러운 마음에 괜히 배도 아프고, 재테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죠? 이런 이들을 위해 알뜰살뜰한 짠순이, 똑소리
나는 재테크의 여왕으로 유명한 현영씨가 재테크 노하우를 한 수 알려줬어요. 재테크에 관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부자 되기 프로젝트’에 참여해볼까요?

T : 어떻게 재테크 관련 책을 내게 되셨나요?

현영 : 제가 경제관련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테크 하는 내용이 방송된 이후로
여러 출판사에서 재테크 책을 내자는 제의가 많이 왔어요. 책 욕심이 있기는 했는데, 사실 제가 재테크 전문가는 아니라서 많이 망설였어요. 그러던 중에 MBC ‘섹션TV 연예통신’을 함께하고 있는 후배 박슬기씨 생일이 있었어요. 뭘 선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현금을 줬어요. 방송생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인들한테는 한 푼이 아쉽거든요. 번지르르한 선물보다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며칠 후에 슬기가 저한테 편지를 보낸 거예요. 언니가 준 돈으로 첫 적금을
넣기 시작했다고. 언니처럼 자기도 돈 열심히 모을 거라고. 정말 감동이었죠.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식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책을 내면 좀 더 많은 분들께 제 노하우도 알려드리고, ‘현영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어!’ 하는 동기부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책을 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죠.

T : 다른 재테크 책들과 차별화된 점이라면?

현영 :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는 정말 쉬운 책이에요. 말씀 드렸다시피 제가 재테크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어려운 말을 몰라요.
제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재테크 배우기 위해 몸소 뛰어다니던 이야기들, 어떻게 실천을 했고 어떤 결과를 봤는지 하는 실패담과 성공담을 이야기하듯이 편하게 썼어요. 실제로 독자 분들도 자기 얘기 보는 것 같았다고들 그러세요. 재테크 책인데 딱딱하지 않고 친근감이 드는 게 제일 큰 특징 같아요. 또 제 책에는 단순한 재테크 스킬만 담은 게 아니라 평소 정말 하고 싶었던 자기계발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전 몸값이 진짜 재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테크야말로 가장 중요한 재테크죠. 그래서 몸값 올리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요. 이런 부분 때문에 독자 여러분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T : 재테크 다이어리를 잘 쓰는 비법이 있을까요?

현영 : 재테크 다이어리라는 건 가계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시면 돼요. 여기에는 평범한 가계부처럼 수입 지출 내역은 물론이고, 내가 가입한 금융상품들을 정리해서 기본사항을 적어놓고 수익률도 체크해요. 맨 앞에는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붙여놓는데, 이건
그때그때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따로 메모지에 적어서 바뀔 때마다 떼었다 붙였다 하시는 게 좋아요. 신문을 보다가 좋은 내용은 스크랩도 해두고요. 재테크 다이어리를 잘 쓰려면 그 틀을 잘 짜야 하는데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으실 거예요. 그래도 몇 번 하다
보면 은근히 재미가 있어요. 대체 이게 뭔지 감이 안 잡힌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책 뒤편에 부록으로 한 달치 재테크 다이어리 샘플을 넣어놨으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확인해보세요.

T : 재테크를 잘 못하는 초보들에게 어떤 재테크 방법을 권해주
시겠어요?

현영 : 저는 통장 쪼개기를 강력 추천해요. 통장 쪼개기는 말 그대로
자기가 가진 통장을 목적에 맞게 분류하는 거예요. 가장 기본적인 건
‘지출통장’, ‘저축통장’, ‘비상금통장’, ‘목적통장’, 이렇게 네 가지에요.
지출통장은 한 달 생활비를 넣어두는 통장인데, 주거래은행에 만드시는 게 좋아요.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이걸로 생활비를 쓰시면 나중에 돈 쓴
내역이 다 나와서 확인하기도 편해요. 저축통장은 적금이나 펀드, 보험
같은 데 넣는 돈이 잠시 머무르는 정류장 같은 통장이에요. 상대적으로
액수가 크니까 이건 CMA통장으로 하셔서 꼭 이자를 챙기세요. 비상금통장은 말 그대로 비상금을 넣어두는 통장인데요. 비상금은 보통 한 달 생활비의 3배 정도를 넣어두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통장 역시 CMA통장으로 하시는 게 좋겠죠? 목적통장은 펀드통장, 적금통장, 이런 게 다 될 수 있어요. 그냥 돈을 모으는 것보다 목적을 정해놓고 돈을 모으면 동기부여가 돼서 훨씬 좋거든요. ‘피아노 장만 통장’, ‘내 집 마련 통장’, ‘부모님 효도관광 통장’ 같은 목적을 정해놓고 이걸 이름표로 만들어서 붙여두면 효과는 2배! 당장 오늘부터라도 통장 쪼개기, 꼭 실천해보세요~

T : 부자가 되기 위해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현영 : 부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돈을 많이 쓰면 안 돼요. 참 간단하죠?
하지만 막상 잘 생각해보면 쉽지 않은 일이에요. TV를 봐도, 신문을 봐도, 인터넷을 봐도 온통 사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 유혹에서 빠져
나올 수 있어야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순식간에 대박이 나서 부자가 된
사람들은 오래 가지 못해요. 돈 안 쓰고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부(富)도 유지를 할 수 있으니까요. 차근차근 공부하고 절약해서 재산을 늘리겠다는 생각 없이 한 방을 노리는 거, 이게 정말 위험해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그렇게 주식이나 부동산에 손댔다가 망하는 분들 정말 많아요. 저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른 길을 걸으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게 정답이니까요.

T : 중국에서도 발간된다고 들었는데요,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른 중국에서도 유용할까요?

현영 : 네, 물론이죠. 제 책은 재테크의 기본기와 재테크 마인드, 자기계발 하는 법 같은 내용 위주로 꾸며져 있어서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읽어도 괜찮아요. 특히 재테크 다이어리 쓰기나 통장 쪼개기 같은 비법은 누구에게나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T : 우문일 수도 있지만, 재테크를 왜 해야 하나요?

현영 : 당연히 미래에 넉넉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죠. 그렇다면 왜 넉넉한 생활을 해야 할까요? 그건 꿈을 이루는 데 돈이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전 나중에 여성들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싶거든요. 그러려면 돈이 꽤 많이 필요하죠. 그런데 꿈만 그럴듯하고 돈이 없어서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으면 얼마나
허무해요. 요즘 귀농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도 마찬가지에요. 농사를 짓고 싶어도 땅이 있어야 하잖아요. 전 돈이라는 게 꿈을 이루기 위한 지원군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제가 정말 재테크에 열중하는 이유죠.

T : 대학시절에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고 하시던데, 어떤 아르바이트들을
하셨나요?

현영 : 아르바이트의 기본이라고 하는 음식점 서빙부터, 수박장사, 꽃 장사, 정수기 판매, 유아용 비디오 판매……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어요. 부모님께서 대학 입학금만 대주시고 등록금이랑 용돈은 직접 벌어 쓰라고 하셔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오빠랑 언니도 이렇게 대학을 나왔어요. 덕분에 저희 집에는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때는 좀 힘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일찍부터 재테크에 눈뜨게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참 감사하죠.

T : 재테크에 실패하신 적도 있으세요?

현영 : 그럼요~ 공부를 하나도 안 한 상태에서 코스닥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반토막이 났었어요. 그때는 정말 어떡해야 하나 하늘이 노랗더라고요. 원금이 아깝단 생각에 조금 있으면 오르겠지, 조금 있으면 오르겠지 하다가 더 손해를 본 것 같아요. ‘자신의 썩은 손가락을 자르지 못하는 사람은 코스닥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발을 뺐어요. 그 다음에 주식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고요. 이젠 안전한 코스피 투자밖에 안 해요.

T : 현영씨가 생각하는 올바른 소비란?

현영 : 자신의 현재 자금 상태를 생각해서 쓰는 거요. 버는 돈이 적은데 유혹을 참지 못하고 비싼 걸 사게 되면, 만족은 잠시일 뿐이고 몇 달이 괴롭죠. 그래서 전 정말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참아요. 그 다음에 계속 생각을 해요. 이게 나한테 꼭 필요한가, 이걸 사면
내가 얼마나 기쁠까, 그 기쁨이 얼마나 갈까, 그렇게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차려보면 정말 필요한 건 별로 없어요.

T : 요즘 자기 관리 관련해서 대학에서 강의를 많이 하시던데, 학생들에게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나요?

현영 : 앞서 말씀 드렸지만 내 몸값이 진짜 재산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그만큼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는 거겠죠? 전 자기 관리에서 가장 필요한 게 자기 사랑이라고 말씀 드려요. 저도 처음에 데뷔했을 땐 비호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잖아요. 그런데 제가 스스로를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전 사람들이 듣기 안 좋다고 하던 제 목소리를 미워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 특이한 목소리를 강점으로 드러내야겠다, 남들도 내 목소리를 사랑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제 목소리는 물론 제 몸을 가꾸고 사랑했어요. 더 자랑스럽게 여겼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를 비호감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점점 호감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모든 자기 관리의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이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많이 들려줘요.

T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영 : 저는 재테크나 사업 쪽으로도 계속 공부를 하고 도전을 할 생각이에요. 너무 많은 분들께서 제 책을 사랑해주셔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을 공부하고 있어요. 방송인으로서는 사실 모든 여자 MC들이 하는 말이긴 하지만, 저도 오프라 윈프리처럼 되고 싶어요. 오프라 윈프리는 자기가 직접 회사를 차려서 쇼를 제작하잖아요. 그 쇼를 보면 평범한 분들을 초대해서 꿈을 이뤄주곤 해요. 그걸 볼 때마다 제 가슴이 더 떨리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 버라이어티 쇼는 대부분 연예인들 위주로 진행되잖아요.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일반인들과 함께 방송하면서 그분들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그런 좋은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제 목표랍니다.

T : 현영씨의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랄게요.

현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