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에서 만난 사람] 내한 세계적 실천신학자 폴 스티븐스 박사 | |||
그의 신학이 각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시대적으로 평신도 사역 바람이 거세게 부는 데다 ‘삶과 신앙의 불일치’가 한국기독교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이런 시점에 ‘평신도 신학’과 ‘생활영성’을 두 축으로 하는 폴 스티븐스의 실천신학은 한국교회의 갱신과 성도들의 의식개혁에 큰 시사점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는 맞춤형 메뉴를 준비해 왔다.신학생들이 모인 곳에서는 ‘시장영성’을,기업인과 직장인들이 모인 곳에서는 ‘비즈니스와 일의 영성’을,일반 성도들에겐 ‘생활영성’을 풀어놓았다. 스티븐스의 ‘평신도 신학’은 한마디로 목회자와 평신도의 담을 허무는 것이다.그는 “평신도 신학이란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을 없애고 온 백성이 사역자가 되는 만인제사장 신학”이라면서 “성직자 뿐 아니라 모든 신자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때문에 “교회는 ‘교회의 2류시민’이라는 의미에서의 평신도층을 과감히 폐지하고 성도들이 세상에서 하는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해 성도들을 구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목회자 중심 구조에 익숙해 있는 한국교회엔 그만큼 파격적이다. 스티븐스 신학의 신선함은 체험과 이론의 결합에서 온다. 그는 도시선교사·대학생·사역자·목사·목수·결혼상담가·비교문화교사·신학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겪었다.특히 “9년동안 목사일을 하면서 목수일을 병행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런 경험을 통해 실천되고 검증된 사상들을 체계적으로 집약한 것이 그의 신학이다.자연히 그는 성직자중심의 신학과 평신도의 삶의 현장과 관련이 없는 비실천신학과 학문적 신학의 극복을 주장해 왔다. 목회자에 대한 그의 지적은 아프다. 그는 “목회자가 너무 높아 섬김 받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목회 리더십의 목적은 하나님과 인간의 중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하나님과 연결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로마 가톨릭이 이것에 실패했고,결과적으로 종교개혁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목회자는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교인들도 목회자들을 좀 놓아줄 필요가 있다”며 한국교회가 과다한 목회자 의존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했다. 신학교육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스티븐스 박사는 “나도 19년간 신학을 가르쳐왔지만 현재의 신학교육은 폭이 너무 좁다”면서 “만인제사장의 관점에서 볼 때 신학교엔 목사외에 의사와 교사·주부·엔지니어 등 각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신학교육의 문을 평신도들에게 더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셀 교회에 대한 그의 생각은 무척 긍정적이다. 그는 “내가 다니는 교회는 성도가 1200여명으로 소그룹중심으로 모여 함께 성경공부하고 기도하며 교제를 나눈다”면서 “나의 영적성장 경험에서 볼 때 교회가 목사님의 설교 보다는 그런 소규모 모임의 관계속에서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한에서 특히 생활영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생활영성은 한마디로 모든 일상세계의 영역이 모두 영성의 영역이라는 것. 즉 일과 가정생활,이성관계,이웃관계,자아성찰,여가생활,구제와 사회봉사,안식일 등 일상의 모든 삶이 영성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티븐스 박사는 “소명과 일과 사역이 교회와 종교적 생활 영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세상과 삶의 전 영역에 있다”면서 “일상생활은 다 거룩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흔히 잠자는 것과 먹는 것은 세속적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으나 그리스도인에게 세속적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성경에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찾아보라”면서 “원죄도 먹는 것에서 시작됐고 예수님도 최후의 만찬을 가진 뒤 사역을 마무리 하셨다”고 말했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나눈다는 것’,나아가 ‘하나님과 교제한다’는 의미란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스티븐스 박사는 매일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영적 훈련장이며 영적 훈련은 테크닉이 아니라 땅을 개간하는 훈련과 투지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한국 성도들이 겪고있는 삶과 신앙의 불일치 문제와 관련,스티븐스 박사는 “목회자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성도들의 문제를 잘 파악한 뒤 성경적 관점에서 살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의 물질관은 명쾌했다.스티븐스 박사는 “성경은 하나님과 물질을 동시에 못 섬기게 하고 있다”면서 “물질이 우상이 되고 하나님의 자리에 가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갖고 계시고 나는 아무것도 없다.하나님만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실 수 있다’는 청지기적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박사는 “인생은 영적 훈련이며 하나님께 더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평신도 신학과 생활영성을 통해 삶의 전 영역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폴스티븐스 박사는 캐나다 출신으로 맥마스터 대학을 졸업한뒤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30여년동안 여러 교회에서 섬긴뒤 지금은 캐나다 리전트 칼리지에서 실천신학교수로 재직중이다.'참으로 해방된 평신도'(IVP) '현대인을 위한 생활영성'(IVP) '21세기 평신도 신학'(IVP) '내이름은 야곱입니다'(죠인선교회)등 여러 저서들이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박동수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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