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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도단 오대원선교사, 한국 세 아이 입양 가정에 행복충만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7. 20. 18:46

오대원 (11) 한국 세 아이 입양 가정에 행복충만

[2010.07.18 17:59]     


엘렌과 난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 결혼 전부터 자연스럽게 2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일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갈등하지 말고 입양하자고 약속했었다. 우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가정을 갖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가 필요하고, 결혼한 모든 부부에겐 자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부모의 사랑을 정말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결혼 후 6년이 지났을 때까지 우리에게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사역을 시작한 지 2년쯤 되던 시기였다. 우린 세 명의 한국아이를 기쁜 마음으로 입양했다. 천사같이 사랑스러운 큰딸 데비는

1963년 여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처음 만났다. 생후 5일 된 데비는 새까만 머리카락과 맑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우린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키우는 부모가 된 것에 감격했고 감사했다. 이후 64년에 생후 5개월 된 아들 데이빗, 69년에 생후 한달 된 딸 베키를 차례로 입양했다. 아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잘 성장해 현재 아름다운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입양 후 우린 많은 것을 배웠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그들을 선택했고, 그들을 위해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것이다.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 1:5) 그렇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과 딸로 입양된 것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입양은 현실에서 자녀가 없는 부부가 부모가 없는 아이를 입양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겪은 자녀양육의 어려움은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것들과 같았다. 아이들은 입양됐다는 이유로 방황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아이들과 우리가 닮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입양의 소중함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통해 하신 일은 분명했다. 입양을 알리신 일이었다. 우린 입양에 대한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다른 가정에도 입양을 권유하곤 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입양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갖고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혈연’ 때문에 입양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보여주신 보혈의 끈이면 충분하지 않겠냐”고 말하곤 했다.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선택된 우리의 삶은 커다란 모험이었다. 사역과 자녀양육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린 마음속 깊이 아이들에게 미안해했다. 사역을 하느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특히 70년대의 예수전도단 시절, 우리 집은 예배장소로 늘 개방돼 있었다. 학생들은 철야기도 후 자고 가기도 했다. 가끔 자매들이 아들 방에 들어가 잔 경우가 있었다. 긴 머리의 아들이 자는 모습을 보고 딸로 착각한 것이다. 아들은 아침에 깨어나 기겁을 했고 그런 환경이 반복되자 몹시 불만스러워했다.

79년 하와이에서 ‘크로스 디티에스(DTS·예수제자훈련학교)’에 참여했을 때였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아들을 위해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가서 사과하라”고 말씀하셨다. 난 아들에게 “그동안 아빠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아들은 거절했다. 그만큼 상처와 불만이 깊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는 싸움이 끝났으니 이제 감사기도를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들의 거절에 개의치 않고 계속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후 수양회에 참석한 아들은 완전히 변화됐고 나와의 관계도 회복됐다.

정리=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