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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뛰쳐나오고 카이스트도 때려치우고…‘티켓몬스터’ 무서운 20대 그들이 온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4. 29. 17:21

맥킨지’ 뛰쳐나오고 카이스트도 때려치우고…‘티켓몬스터’ 무서운 20대 사장님들

 

“남들은‘괴물’이라지만…무한도전은 계속”

꿈의 기업·명문대 그만두고 할인쿠폰 제공 벤처 설립”


“회사가 곧 집”사무실 합숙…10년간 배울일 수개월만에”


“획일적인 한국 대학생들에 롤모델 되고파”

‘무모한 도전.’ 이들의 첫인상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
누구나 꿈꾸는 글로벌 기업 맥킨지를 뛰쳐나왔다.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카이스트(KAIST) 졸업을 앞두고 학교마저 그만뒀다. 모은 돈을 톡톡 털어‘ 티켓 몬스터’라는 벤처회사를 차렸으니 말 그대로‘ 올인’이다. 자금뿐 아니라 미래, 인생을 모두‘ 올인’한 셈이다.

‘20대 사장님’들은 오히려 당당했다. 안정적인 미래보다는 위험과 도전을 즐기고 싶다는 이들의 포부는 한국 사회에서 찾기 힘든 20대의 젊음이 묻어났다. 내공도 만만치 않다. 한국 틈새시장을 노리며 아이템을 선정하고, 전문 분야에 따라 철저하게 역할도 분담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걱정 어린 눈길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꿈을 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부딪히며 성취하겠다는 도전은 뒤를 돌아볼 틈도 없다. ‘더 많은 젊은이가 도전을 꿈꾸게 하고 싶다.’ 이들의 출사표는 직접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만큼이나 젊고 당차다.

티켓 몬스터의 대표 신현성(26) 씨는 9살 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교포다.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유펜 경영대학 와튼 스쿨을 졸업한 뒤 2년간 맥킨지의 뉴욕 사무실에서 일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친구들 가운데 대학 재학 중 창업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았어요. 500억원 규모의 인터넷사이트 창립자도 친한 친구였어요. 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신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티켓 몬스터 멤버들의 젊은 도전은 무한하다. 왼쪽부터 신현성(26)대표, 신성윤(25) 씨, 손두휘(24) 씨, 권기현(26) 씨, 김동현(26) 씨.

신 대표와 함께 창업에 뛰어든 이들 역시 모두 20대다. 대학 동기인 신성윤(25), 이지호(24) 씨를 설득해 같이 귀국했고 지인을 통해 카이스트 재학생 김동현(26), 권기현(26) 씨 등을 알게 됐다. 권 씨는 “돈 버는 걸 떠나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분야를 개척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을 못하면서 수업만 계속 듣는 게 의미가 없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도와주겠다고 나선 손두휘(24ㆍ고려대) 씨 까지 이들의 ‘무모한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오는 5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티켓 몬스터는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인기 있는 맛집, 헤어숍, 공연 등을 50% 내외의 할인가에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다. 하루에 한 곳을 선정해 티켓 몬스터 홈페이지(www.ticketmonster.co.kr)에서 24시간 광고하며 참가자를 모집하고 일정 인원 이상이 모이면 할인 쿠폰을 제공하게 된다. 신 대표는 “100명을 목표로 했다면 100명이 다 채워져야만 할인 행사가 이뤄진다. 업체 입장에선 정확한 인원 수로 홍보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매일 새로운 할인 행사가 있기 때문에 고정 방문자를 확보하기 쉽고 목표 인원을 채우기 위해 참가자가 자발적으로 주변 지인 등에게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전단지를 돌려도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업체로선 알기 어렵죠.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아무런 홍보 비용도 받지 않습니다.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하는 대신 업체 홍보도 확실하게 보장해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회사 얘기로 들어가자 인터뷰 분위기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쉼 없이 회사를 소개하는 목소리에서 열정이 물씬 묻어났다. 신 대표는 “한국에선 아직 이런 홍보방식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70여개 업체가 이런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전파되는 건 시간 문제이며 우리의 목표는 이 틈새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사무실은 곧 이들의 집이다. 지난 1월 창업을 결심했을 때부터 사무실에서 합숙생활을 했다. 새벽 2시가 돼야 끝나는 일과. 주말 하루 정도만 자유시간을 갖는 빡빡한 일상이지만 이들은 오히려 즐겁다고 말한다. 권 씨는 “내 일이 끝나도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일을 찾아 하다 보면 어느덧 새벽이 되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직접 부딪히며 배우다 보니 보람만큼 힘든 순간도 많았다.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성윤 씨는 “다른 곳에서 10년간 배울 일을 압축적으로 수개월 만에 배운 것 같다”며 “벤처캐피털 등 투자자를 유치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은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다. 대기업 취업이 곧 성공으로 인정받는 세간의 평가도 거부한다. 권 씨는 “주변에서 보면 의사, 변호사, 대기업 등 성공의 기준이 일률적으로 정해진 것 같다. 그러나 100명 중 99명이 한 길을 가도 나만의 길을 가려는 것, 그리고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게 내 성공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안정된 직장만을 꿈꾸는 한국 대학생에게 벤처 창업의 꿈을 나눠주는 게 이들의 또 다른 목표다. 신 대표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젊은이들이 너무 정해진 길만 가려는 것 같다. 대학생에게 벤처정신을 전파할 수 있는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기대가 된다.

 

은사를 따라 스타일을 살리며

 

도전하는 그들이 온다.

 

그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