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국제교육센터의 한 달 수강비는 12만원이다. 수업은 매주 6시간씩 받는다(월·수·금반 각 2시간, 화·목반 각 3시간). 웬만한 학원 절반 규모 수강비로 강남 수준 영어 수업을 표방한다. 시설도 최첨단이다. 지난해 9월 개원했다는 센터에 가 보니 군포 수리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입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지붕에 달린 건물 세 동이 서 있었다. 교육시설동(교실 62실), 원어민 교사 숙소(32실), 상가동이었다. 군포시(89억원)와 민간위탁 운영 사업자로 지정된 파워스터디(112억원)가 공동 투자해 지은 건물이라고 했다. 교실마다 설치된 전자칠판도 눈길을 끌었다. 대당 무려 1300만원이란다. 오바마 대통령의 생애를 설명하던 교사가 화면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건드리니 오바마 취임사 연설이 동영상으로 떴다. 화면을 손으로 자유자재 조종할 수 있는 멀티터치 스크린이었다. 이곳에서는 교사에게 화이트보드 대신 전자칠판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고 변성욱 교육본부장이 설명했다. 학생들이 시청각 자극을 통해 영어를 훨씬 빠르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군포국제교육센터는 기존 영어마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지자체의 새로운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센터는 영어마을처럼 ‘단기 체류형’이 아닌 ‘장기 통학형’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무슨 병영 체험도 아니고, 며칠 입소했다 퇴소한다고 영어가 늘 수 있겠느냐”라고 이준엽 대표는 반문했다. 이에 센터는 학기 단위로 수업을 진행하며, 일반 학원처럼 통학버스도 운영한다. 수업은 학생 수준에 따라 세분된 맞춤형으로 운영된다. 초등학생 과정이 12단계, 중학생 과정이 8단계이다. 평생교육 시설을 표방한 만큼 대학생·일반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존 영어마을과 달리 저소득층 무상교육을 도입함으로써 소득별 교육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 또한 뚜렷하다. 현재 센터에 다니는 수강생(2000명) 중 20%(400명)가 무상교육 대상자다. 이곳에서 무상교육을 받고 있는 ㅎ양 어머니는 이곳에 다니며 “아이 성격이 훨씬 밝아졌다”라고 말했다.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아이가 원어민 선생님을 접하며 영어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고 자신감도 얻었다는 것이다. 군포국제교육센터가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공익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함께 담보할 수 있을지가 일단은 관건이다. 현재까지의 경과는 순조로운 편이다. 지난해 가을학기 프로그램 수강자 중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다시 신청한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이곳을 견학하러 오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파워스터디는 2월 중 성남제일교회 교육관을 활용한 또 하나의 ‘반값 학원’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남 기자 ken@sisain.co.kr |
지자체가 만든 '반값 학원'
전직 영어학원장의 '천기누설'
사교육 업계에 새로운 내부 고발자가 나타났다. 오늘날 교육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범씨가 사교육계의 스타 강사 출신이라면 이 사람은 학원 경영자 출신이다. 2001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입성한 이래 10여 년간 송파·분당 등지에서 고급 영어학원을 운영해온 이준엽씨(39, 파워스터디 대표)가 ‘제2의 이범’을 자처한 주인공이다. 그는 ‘이범씨도 모르는 절반의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 절반이란 다름아닌 영어 사교육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 1년 사교육비 30조원 중 영어 사교육비는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교육비의 3분의 2 이상을 영어에 쏟아붓는 셈이다. 그뿐 아니다. 영어 사교육비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7~2008년 사교육비 과목별 증가율 통계에서 영어는 11.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런데도 영어 실력은 세계 최하위권이다. 전 세계 토플 응시국 148개 나라 중 한국 성적은 134위다. 아시아 주요 12개 나라 중 일본과 더불어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일본은 영어 사교육비로 우리의 3분의 1 수준인 7조원을 쓴다.
체험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의 경우 학원 3곳을 운영하는 데 들인 임차료만 10억원이었다. 그뿐인가. 권리금, 인테리어비, 셔틀버스 운영비, 각종 홍보비 따위를 감안하면 660㎡(200평)짜리 학원 하나 차리는 데 10억~15억원은 기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나마 그가 운영한 학원은 프랜차이즈가 아니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일급 프랜차이즈 학원들의 경우 브랜드 가맹비로만 3억~6억원을 내는 것이 관행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렇게 들인 비용을 회수하려면 수강료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 “수강료의 70%가량은 교육비가 아닌 이런 부대 비용에 쓰인다고 보면 된다”라고 이준엽씨는 주장했다. 수강료가 월 30만~40만원인 영어 학원의 경우 실제 교육을 위해 쓰는 비용은 불과 10만원 안팎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부모가 비싼 학원비에 현혹되는 게 안타까웠다고 그는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로써 발생하는 교육 격차이다. 어느 날 그가 운영하던 대치동 학원 앞을 지나던 한 초등학생이 내뱉은 한마디에 그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누군 좋겠다. 부모 잘 만나서….” 그는 이를 ‘대오각성의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남들이 보기에 이씨는 전형적인 ‘개룡남’(개천에서 용난 남자)이다. 시각장애 안마사인 아버지, 계모인 어머니와 단칸방에 살며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자수성가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이 순간 자신이 그간 해온 것이 ‘소수 부자를 위한 교육 사업’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날 이후 그는 다른 꿈을 키웠다. 하던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쌓아온 교육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우리 사회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지자체와 교회였다. 지자체가 설립한 교육 시설이나 평일에 놀고 있는 교회 교육관을 활용하면 임차료를 아끼면서 싼 값에 양질의 영어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경기도 군포시 국제교육센터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그는 마침내 꿈을 이뤘다(관련 기사 참조). 그는 공적 기관이 앞장서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일 때 사교육 광풍도 잦아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교육 시장의 농간에 판판이 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포시 국제교육센터를 개소할 때도 그는 사소한 것들을 물고 늘어지는 몇몇 시의원에게 골탕을 먹었다고 한다. 그 뒤에 학원업자들의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후원금으로 이어진 학원업자들과 정치권의 공생 사슬이 끊이지 않는 한 ‘영어 사교육 거품 빼기’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가 내부 고발자를 자처하며 우리 사회의 각성을 끌어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은남 기자 ken@sisain.co.kr |
오지 학교에 빛 주러 간다
결혼 3년째에 접어들던 2007년. 이영란씨(38)는 혈혈단신 라오스로 떠났다. 이름도 생소한 시골 마을 사이냐부리에서 2년 동안 한국국제협력단원으로 학교 짓는 일을 기획했다. 체질에 맞았고 즐거웠다. 한국에 돌아오기 한 달 전까지는 그랬다. 그녀가 머물던 촌에서도 차로 4시간 더 들어가야 있는 반사멧이라는 마을을 다녀와서야 그동안 라오스에 대해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간 그곳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 위의 소수민족 마을이었다. 180명이 다니는 학교의 기숙사는 말이 기숙사지, 판자를 대충 덧댄 열악한 숙소였다. 그런 학교지만 12시간을 걸어 통학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스스로 냉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씨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주고 싶은 마음이 일 정도로 배고픈 아이들이 배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국제 원조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뚜렷하다. 무조건 물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그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전기 설치도 현지 사업체를 통한다. 1년 전에 이고 온 마음의 짐을 이제야 내려놓는 기분이 든다는 이영란씨. 해가 져도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 설렌다.(후원문의:02-6404-8440)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
이런 대안의 사람들이 각계각처에서 많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아름다워 지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자신만을 사랑하는 이기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좀 더 넓게 좀 더 크게 좀 더 멀리
보는 이들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대안의 사람의 시야를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미래가 열린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들의 꿈이 계속 이어지기를....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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