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정 연계된 눈높이 프로그램 절실
‘교회학교가 희망이다’는 취지로 지난 4월15일자부터 시작된 ‘출동! 참 좋은 교회학교’ 기획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침체된 교회학교를 일으켜 세우자는 움직임 속에 당장이라도 활용 가능한 대안 모델을 제시하자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간 전국의 22개 교회는 저마다 독특한문화를 보여줬다. 현장에 다녀온 기자들은 새싹들을 정성스럽게 키우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모습에서 한국교회의 신앙이 계속 이어지고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회학교 역시 대형 교회와 중소형 교회, 도시 교회와 농어촌 교회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현장 교육 담당 목회자들을 초청해 23일 좌담회를 열었다. 교회와 가정의 연계, 다음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교단의 정책 결정 등을 과제로 꼽았다.
◇김인환(서울 봉천동 명성교회 담임목사)
◇박성은(사랑의교회 교육담당 목사)
◇엄상일(영락교회 교육부 목사)
-현재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회학교 활동에 대해 말해 달라.
◇김인환 목사=새로 부임해 두 가지를 요구했다. 학교 시스템으로 운영해오던 것을 신앙 공동체 개념으로 변화하자는 것이었다. 신앙은 교육되는 게 아니라 학습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교사 등반제를 운영해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도 등반해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맡도록 했다. 시행 1년이 넘었는데 20% 정도 성장했다.
◇박성은 목사=사랑의교회 교회학교는 ‘CAN’(Called to Awaken the Next generation)이라 부른다. 교회의 고유한 목회 철학이 교육 철학으로 이어지도록 다음 세대를 깨우자는 제자 훈련 시스템이다. 향후 30년 동안 지속될 교회학교의 구체적인 목표와 운영 원칙 등을 담았다.
◇엄상일 목사=교회 설립 65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교육 분야에 교회 역량을 쏟고 있다. 중점 사안은 교회와 가정, 교사와 부모를 연결하는 ‘원포인트 신앙 교육’이다. 이 신앙 교육은 교회에서 가르친 신앙 내용이 가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영락교회는 신자 구성원이 대부분 가족 중심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교회학교 소년부의 90∼100%가 부모와 함께 나오고, 중고등부 역시 70∼80%가 부모와 함께 출석한다.
-교회 교육 실무자로서 변화의 어려움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 목사=담임목사로서 교회의 교회학교 혁신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노회나 단체에서 변화를 강조하면 한결같이 담임 목사의 역할과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회 교육 변화의 가장 큰 어려움이자 원동력은 교회와 담임 목사의 의식이다.
◇엄 목사=교회학교 변화의 핵심은 담임 목사다. 그의 의식과 열정이 중요하다. 교회 교육은 단순히 전도 행사나 이벤트가 아니다. 담임 목사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당회의 협력과 의사소통이 현실적으로 가장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나 방법이 있어도 의사 결정 기관에서 협력이 안되면 모두 소멸된다. 또 하나는 기존 체제에 속했던 교사들이다. 이들은 변화에 대한 반발을 가질 수 있다. 격려가 필요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변화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그래야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중소형 교회들은 교육 현장에서도 박탈감이 존재한다.
◇김 목사=교회학교 전문 연구소나 싱크탱크를 대형 교회에서 추진하면 좋을 것이다. 거기서 나온 전략과 방법을 공개해 한국교회와 나눠야 한다.
◇박 목사=사랑의교회의 경우는 올해 교육연구소를 발족해 교육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엔 한국교회를 염두에 뒀다. 제자 훈련을 주제로 다양한 교회에서 적용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네트워크다. 더 이상 개교회별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대형 교회와 중소형 교회가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범교단적인 교육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엄 목사=영락교회도 교육 커리큘럼과 신앙 패키지 제공을 위해 연구소를 준비 중이다. 담임 목사인 이철신 목사가 강조하는 것은 연구소에서 만든 자료들이 한국교회에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미자립 교회의 경우 교사도 없고 가르칠 내용도 빈약한 실정이다. 이제는 함께 도와야 한다.
-총회의 계절이다. 교단에 바라는 게 있다면.
◇김 목사=교단 차원에서 교회학교에 대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이것이 부재하면 앞으로 교단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교회 교육을 위한 정책 개발과 교재 개발, 프로그램을 위해서 인력과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중요한 것은 교단 정책 결정권자들이 교육에 대한 이해과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엄 목사=총회가 교육 변화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심각성은 모르는 것 같다. 현장에 있는 목회자로서 총회 차원에서 비상대책기구나 위원회 등 책임 있는 기구를 만들라고 제안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교육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교회학교와 관련된 계획과 구상이 있다면.
◇김 목사=어린이 교회, 청소년 교회를 세우고 싶다. 교회를 강조하는 것은 근본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어린이 예배를 드리면서도 어린이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의식이 없고 감독만 하려 든다. 교회학교의 주체는 교사나 교역자가 아니라 어린이다. 아이들 역시 하나님의 백성이며 말씀으로 교육받고 세상으로 보냄을 받아야 할 존재이다.
◇박 목사=미국교회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교회 공간 디자인과 표현이 어린이와 청소년 정서에 맞게 변화를 주었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문화적 접촉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건물과 공간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짓는다면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또한 교육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교육 디렉터가 절실하다. 디렉터는 각 부서를 조율하고 담임 목사의 목회 철학에 맞는 교육 과정을 개발한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과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미국교회의 변화는 어떤가.
◇엄 목사=2007년부터 매년 미국교회 현장을 둘러봤다. 미국교회가 모두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장하는 교회는 모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거창한 시설이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교회 구조를 바꿨다. 교인 의식 역시 부러웠다. 본당과 교육관 건축을 결정할 때 성장하는 교회는 모두 교육관부터 지었다. 교회의 의사 결정 구조가 성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노스포인트교회(앤디 스텐리 목사)는 10년 된 교회로 3년간 교회 설립을 준비했다. 이들은 교회와 가정의 연계성을 연구하고 이를 목회에 집중화해 성공했다. 교회 곳곳에는 “교회보다 가정일이 더 중요하다”는 글귀가 써 있다. 교회의 연구소인 ‘rethink’는 교회 교육 전임 사역자만 100명이 포진돼 있다. 연구소는 교재를 따로 만들지 않고 제작된 내용을 인터넷에 띄워놓는다. 해마다 내용을 교체해 커리큘럼을 업그레이드한다. 내용도 여러 교회에서 사용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교회학교가 희망이라고 할 때 한국교회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엄 목사=믿음의 유무형적 재산은 다음 세대들이 어떻게 준비되고 세워지느냐에 따라 계승된다. 다음 세대가 든든히 설 때 신앙 미래도 밝다. 영국교회가 한 세대 만에 무너진 것은 젊은이들을 교회가 붙잡지 못한 탓이었다.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박 목사=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창세기부터 여호수아까지 믿음 역사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지만 사사기에서는 영적 암흑기였다. 이는 신앙의 대가 끊겼기 때문이다. 사탄이 노리는 것은 다음 세대 신앙의 대가 끊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관심사는 신앙의 대를 잇는 것이다. 믿음의 유산을 잇는 사역이야말로 우리가 집중해야 과제다.
◇김 목사=신앙의 대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회와 가정의 연계가 절실하다. 현재 교회 현실을 보면 한 부모 자녀들이 많다. 온전한 가정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교회와 가정의 연결이 시급하다. 또 교회학교 교육을 교육적 개념에서 선교적 개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다음 세대가 전 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쓰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교육 역시 선교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다음 세대를 생각할 때이다.
오늘 박간사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님이 들려 주신 메세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무너지는 교회와 교육
이 시대의 대안은 무엇인가?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을 살리고 세우고 그들로 동역자를 삼아야 교회의 미래가 열린다.
제자화가 대안이다.
제자도가 있는 그리스도인이 생명력이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산다.
그러므로 생명 있는 것을 붙들어야 미래가 열리는 것이다.
무학교회 청년사역부는 생명을 붙들어야 한다.
비본질은 과감하게 껍데기를 짤라야 한다.
그래야 산다.
그리고 본질은 더 강력하게 붙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안의 사람으로 세워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