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통일역군으로 키워요” |
[2009.01.28 19:00] | ||
![]() 北 수학교사 출신 최 옥 한민족학교 교장 28일 서울 신월동 서부트럭터미널 앞 한민족학교. 교장실에서는 열 살가량의 여아를 데려온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상담을 하고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북한을 탈출한 어머니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남한에 온 지 열 달 정도 됐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정규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탈북에 따른 학습 공백으로 수업을 따라 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고민 끝에 대안학교를 찾아왔다. 모녀의 한많은 탈북 이야기를 묵묵히 듣던 교장 선생님은 슬그머니 아이의 손을 끌어당겼다. "우리가 책임질게요. 이 아이가 기초 학습을 제대로 쌓아서 정규 학교에 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인 걸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순간 어머니와 아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민족학교는 탈북 청소년 20여명이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험 준비를 한다. 교사 4명과 함께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최옥(42·광명 남부교회 집사) 교장은 아이들 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 없다. 최 교장은 탈북 10년차다. 북한에서 김형곤사범대학 수학학부를 졸업한 그는 제1고등학교에서 10여년간 교사 생활을 했다. 교직에 있었지만 늘 식량이 부족했다. 식구들이 배고파 하는 것을 참다못한 그는 중국에 사는 친척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하는 수 없이 국경을 넘었고 중국에서 과외를 하며 돈을 모았다. 그러다가 남한행을 결심했다. 5년여 중국 체류 기간에 한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리고 2004년 남한으로 왔다. "남한에 와서 보니 탈북 청소년들의 가정 환경이 열악했어요. 결손가정도 많았지요. 전직 교사로서 이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전 재산을 털어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죠." 최 교장은 수학 과외를 하며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벌었다. 그러던 그가 100만원이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탈북 청소년 영재교육원'을 설립, 청소년들이 통일의 역군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한 손에는 분필, 다른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탈북 청소년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저 아이들이 북한 선교사가 될 수도 있어요." 글·사진=유영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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