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삶/북한 한민족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재발견] ⑧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 23. 08:22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재발견] ⑧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옌볜 조선족자치주는 1952년 9월에 성립됐다. 총 면적은 4만2400㎢이며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 룽징(龍井), 훈춘(琿春), 둔화(敦化), 투먼(圖們), 허룽(和龍) 등 6개 시와 왕칭(汪淸) 안투(安圖)현 등이 큰 도시이다.

교육열이 높아 중국 내 56개 소수 민족 중 문화민족으로 통한다. 동북(東北) 3성에 주로 거주하고 있으며, 옌지시는 지린성에서 가장 큰 도시로 정치, 경제 등의 중심지이다. 중국어로 공부하는 옌볜대학과 옌볜과기대(총장 김진경) 등의 대학이 있다.

2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는 19세기 초에 조선의 이재민 등 가난한 백성들이 이곳의 농토를 개간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일본인들이 이곳을 강점한 후 34년 간도성의 직할시로 삼고 이곳을 자원약탈의 교두보로 삼았다. 해방 후에는 중국공산당 지린성위원회가 이곳에서 일을 하다가 52년에 자치주가 성립된 후 직할시가 됐다.

옌볜에서 유일하게 두만강에 붙은 도시 투먼시는 옌지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져 있으며 두만강 중류에 있다. 1925년에는 20여호에 불과했지만 현재 인구는 14만명에 달하고 조선족이 60% 정도를 차지한다. 북한 남양시와 마주하고 있는 군사요충지이며 옌볜 각 지역과 장춘 등 중국으로 통한다. 열차의 시발점이며 두만강 연안에서 육로와 철도로 북한과 무역을 하는 제일 큰 세관(해관)이 있다.

룽징은 인구 35만명으로 북한의 회령과 육로로 왕래가 가능할 정도의 거리이다. 1877년 강변의 황무지를 개간한 첫 조선족 마을이 시작됐다. 옌지에서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민족시인 윤동주가 태어났으며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나오는 배경의 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룽징은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독립군 격전지 중의 하나였다. 장백산맥의 중단에 있으며 주변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중간이 분지이다. 백두산 가는 길목엔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대첩 유적지를 만난다.

일제시대와 북한이 기독교를 탄압할 때 성도들의 피난처이기도 했다. 해란강과 부르하통강이 흘러 예부터 농업이 발달해 제일 큰 과수농장이 있으며 사과 배 송이버섯 등이 특산물이다. 우리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일송정, 용문교, 용두레, 용주사 등 이름만 들어도 코끝이 찡한 이름이 수두룩하다.

옌볜=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