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노배우 이순재, 존재 의미·감동?
2009년 1월 15일(목) 8:45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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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으면서 76세 노배우, 이순재의 존재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이순재는 14일 방송된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53년동안 롱런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이처럼 대답하며 자신의 연기인생 53년을 대략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출연해 보인 이순재의 모습속에서 76세 노배우 하지만 늘 연기열정과 자세는 청년인 이순재의 존재감의 의미를 엿볼수 있었다.
드라마 전체를 생방송으로 내보내던 1960년대 TV방송 초반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리고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극도로 심화된 상황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티어 온 이순재. 그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맞선조차 기피하는 시대에 연기자로 나섰고 냉난방이 안되는 방송사에서 40도가 오르내리는 여름에 겨울신의 연기를 해야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한겨울에 런닝 차림으로 여름장면의 연기를 해야 했다.
이 열악함과 힘듦을 극복한 것은 연기에 대한 열정, 그 연기로 시청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으로 극복해 나갔다.
이날 이순재는 “대사 암기력에 문제가 생겨 NG를 반복적으로 내면 그때가 은퇴할 시기”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연기의 문제로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시청자의 불만과 비판이 제기되는데도 높은 인기만을 믿고 연기력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젊은 스타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76세 노배우의 이같은 말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지는 인생의 사표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 오랜 세월 빼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창출력으로 그리고 끊임없는 연기 변신으로 수많은 시청자에게 명품 연기자라는 말을 들은 그가 연기대상을 한번도 타지 못했다는 말을 할때 모두 의아했다. 하지만 그는 “상복이 없다”는 말을 하며 “나는 작품을 할 때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무관의 이순재에게 시청자는 수십번 아니 수백번의 연기대상을 수여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젊은 여배우들과 로맨스 드라마를 꿈꾸는 연기에 있어선 늘 청년이다. 그만큼 준비하고 철저히 노력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순재의 존재감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발전을 위한 비판과 충고가 사라진 연예계에 거침없는 비판으로 연기자 더 나아가 대중문화의 발전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출연 배우들과 사전에 호흡도 맞추지 않은 채 연기를 하는 젊은 배우들에 대해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순재는 “연기는 호흡이 맞아야하고 상대의 톤도 조화를 이뤄야한다”며 “‘거침없이 하이킥’할때도 나문희씨와 남아서 서로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이어 “젊은 후배 연기자들이 봉고(밴)을 타고 드라마 전후에 동료 연기자들과 호흡도 맞추지 않고 곧바로 연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리고 잘하는 후배 연기자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진행자 강호동이 후배 배우중 최고의 배우는 누구냐는 질문에 이순재는 김희애를 최고의 배우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순재는 김희애를 최고의 배우로 꼽은 이유에 대해 “타고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이고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또한‘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함께 출연한 김명민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김명민은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한 연기자이며 연기 플랜이 확실한 배우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캐릭터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하얀거탑’과 차별화하기위한 김명민의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했다.
그는 힘든 국민들에게 한마디 부탁을 하는 강호동의 말에 힘을 내라는 말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76세 노배우의 눈물은 힘든 국민들에게 드라마로 영화로 즐거움과 행복감을 전달해주는 이 시대의 최고의 배우가 진정 국민을 걱정하는, 위로하고픈 마음의 하나의 표현이었기에 시청자들은 그의 눈물에 모두들 숙연해졌을 것이다.
[76세 노배우 이순재는 53년동안 지난한 연기열정으로 시청자나 관객에게 연기의 참맛을 느끼게 해줬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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