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결혼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 11. 08:16

"자기야, 사랑해~"…이유는 생각해봤어?

출처;2009년 1월 10일(토) 10:29 [노컷뉴스]

[노컷뉴스 문화칼럼 이웅진]

습관적으로 사랑하지 말고, 사랑의 의미 찾아보라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부나 커플에게 이렇게 물으면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저 사랑한다고만 생각할 뿐, 사랑하는 이유를 생각해본 적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를 사랑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거고, 그 중 몇가지만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관련된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훨씬 견고해질 것이다.

애인이 물건을 잃어버리는 버릇이 있어 잔소리를 자주 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날도 점심을 먹은 식당에 장갑을 두고 나온 후 다시 찾으러 가는 길에 두 사람은 말다툼을 했다. 마침 식당에서 장갑을 보관하고 있어 찾을 수 있었다. 애인은 그에게 한마디 했다. “시간만 조금 걸렸을 뿐, 결국 장갑을 찾지 않았나? 나한테 그만한 시간 내는 일도 아깝단 말인가?”
물론 애인의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도 그렇게 화를 낼 일은 아니었다. 처음 애인을 만났을 때, 그녀의 어여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던 때를 돌이켜보면 그 사랑을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애인의 존재, 사랑의 의미를 가볍게 여길 때가 많은 건 아닐까?
자신이 애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생각해보니 애인이 저지르는 작은 실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상대의 작은 결점 봐주면 문제될 거 없어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어떤 점이 신경에 거슬리나요?”라고 물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칼슨 박사에 의하면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었더니 대부분 짜증나는 습관이나 별난 성질 같은 것을 얘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상대가 이 버릇만 고친다면 우리 사이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신경을 거슬리는 상대의 습관이라는 게 대부분 사소한 것들이어서 관계가 나빠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상대가 그 결점을 고치기를 바라기 때문에 너그럽게 봐주지 못하고 아주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는 사람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집주인은 나에게 윗집에서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봐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집주인은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윗집과 소음문제로 한번 다툰 후에는 자꾸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다. 일단 그렇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쓰면 결국 작은 것도 문제가 되고,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사랑하는 사람이 불을 잘 안끈다거나 뭘 잘 잊어버리는 것이 불만이라면 상대에 대한 불만이 그 정도라는 것이 다행 아닌가?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성격이 안맞는 것이었다면 얼마나 큰일이었겠는가? 상대에게 불만을 갖는 이유가 사소한 것이라면 그것은 그 정도밖에 결점이 없는 상대를 사랑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상대에게 그 사소한 결점까지 고쳐 완벽한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고, 결점이 작다는 것에 감사하고, 자신 역시 그 정도 결점은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문제될 거는 없다. 더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이웅진 대표는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CEO로 우송정보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