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도 ‘스펙’ 쌓기…각종 자격증 확보 국제중·유학 등 장기 포석
출처: 2008년 12월 11일(목) 오후 6:12 [경향신문]
일주일에 2번씩은 아이스하키 아동 클럽팀에서 운동을 한다. 틈틈이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토플iBT 시험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초등학생들도 ‘스펙’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펙’은 취업 준비생들의 자격증, 각종 어학시험 성적 등 외부조건을 통칭하는 말이다.
초등학생이 자격증과 특기, 외부시험 성적 등을 필수로 여기게 된 것은 가깝게는 국제중 입학부터 훗날 특목고 입학·대입·유학까지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장기 포석 때문이다.
임군의 어머니 김모씨(42)는 “특목고 지원을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며 “악기와 운동 배우기는 예체능 등 다양한 활동을 높게 평가한다는 유학 때를 대비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제중 설립이 초등생 ‘스펙 챙기기’에 한몫하고 있다. 국제중 전형에서는 학교 성적뿐 아니라 자격증, 수상 경력 등 비교과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김모씨(43)는 “ㅊ국제중에 입학하려면 ‘국가공인 영어인증시험인 토셀(TOSEL) 주니어 1등급, 토익 900점 이상, 한자 4급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며 “일단 해놓으면 남는 거라 생각해 너도나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자격증은 펠트·토셀·토익 등 영어 공인인증시험과 한자능력검정, 컴퓨터 ITQ 등이다. EBS 주관 영어능력인증시험인 토셀은 초등생 응시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컴퓨터 ITQ와 한국외국어평가원에서 시행하는 펠트의 초등생 응시비율은 각각 50%, 40%에 달한다.
토셀 박영길 서울지역총괄본부장은 “지난해 15만명 정도의 초등생이 응시했다”며 “최근 초등생 응시비율이 높아져 2008년 응시생이 전년대비 100% 정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 이희정 사무처장은 “특목고, 대학 입학 과정의 경쟁·서열화로 인한 파행이 가장 중요한 기초교육 과정인 초등학생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어린 세대가 희생을 감당해야 하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사·김향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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