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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3일 Facebook 이야기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3. 8. 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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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자립, 자치, 자생을 흉내라고 내고자 2년 동안 신문 배달을 해 보았습니다.
배달을 빼 먹어서 총무란 분에게 얻어맞기도 하고, 휴가조차 없이 매일 반복 되는 배달에 지쳐서 힘들어도 하고, 비오는 날이면 비닐 덮개를 씌워서 던져 넣기도 하고, 자전거를 망가뜨려서 새로 사서 주기도 하고, 신문 구독료를 떼이기도 하고, 신문 넣지 말라고 어린 나이에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신문사에서는 수금을 해 오라고 해서 여러 일들로 중간에 난처하기도 했고 허다한 일들이 많았지만.......
자립, 자치, 자생을 한다는 마음으로 2년을 했던 시간들이 심력을 키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저를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당시에는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는데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경험으로 축적되어서 삶을 비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문득 그 고마운 분들이 떠오릅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참 좋은 분들을 만났었습니다. 몇 가정이 매월 수금을 하면 신문 구독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꼭 그만큼의 용돈을 주셨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그 가정들이 돈이 많아서 주신 것이 아니라 연약하고 소외된 배달부를 향한 사랑과 관심과 나눔인 듯합니다.
특별히 그 중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 3대가 모여 사는 그 집에 가면 왠지 모르게 평안이 느껴지고 매일 매일 항상 격려와 칭찬과 위로의 말을 해 주셨습니다. 그 가정에서는 유독 자주 저에게 시원한 쥬스를 주고 수박화채를 만들어 주고 맛있는 것을 준비했다가 나눠주시고 수금을 하는 날엔 꼬박꼬박 제 용돈도 챙겨 주시곤 했습니다.
세상이 어렵지만 그런 따뜻한 분들이 계셨기에 그래도 세상이 아름다웠노라고 말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얼마 전 고도원님의 아침편지에 나오는 내용이 신문배달이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신문 배달 10계명이라는 내용을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들로 인해 혼자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웃어 보았습니다.
신문배달 10계명
1. 배달을 빼먹지 말라.2. 늦게 배달하지 말라. 3. 아프지 말라.4. 휴가를 내지 말라. 5. 캠프도 가지 말라. 6. 젖고 찢어진 신문을 배달하지 말라. 7. 자전거를 고장 내지 말라. 8. 길을 잃어버리지 말라. 9. 피곤해하지 말라. 10. 변명하지 말라. -
제프리J.폭스의《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중에서 -*
저는 부자는 아니지만 신문 배달을 하면서 만났던 마음의 부자들로 인해 어려운 시간들을 잘 극복하고 오늘을 살아 갑니다. 어쩌면 오늘날 저에게 있는 작은 모습의 섬김의 실천이 신문 배달 시절에 만났던 그분들로 인해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대 청소년 시절에 만났던 그분들로 인해 제게도 그런 꿈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나도
이렇게 따뜻한 분들처럼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 가고 싶다." -
→ 이상갑 두고두고 생각하실거 같네요~얼마전 하늘나라가신 친정아바님이 가시기전 15세에 일본에서 신문배달 이야기를 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저 나름 목사님도 저이 아버지처럼 인내하고 힘들고 보람되었던 시간들이라 생각됩니다~~목사님 항상 승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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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갑 신문배달 해 본 사람만 공감할수 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