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삶/북한 한민족
탈북자 2만명 시대> ④"심신이 모두 병들었다"결핵.간염 환자 다수‥스트레스,우울증도 심각 , 통일역군? 이질적 계층?(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10. 6. 10:26
탈북자 2만명 시대> ④"심신이 모두 병들었다"
연합뉴스 | 입력 2010.10.06 05:07 | 수정 2010.10.06 08:31
결핵.간염 환자 다수‥스트레스,우울증도 심각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대다수 탈북자들은 삼엄한 감시와 경계를 뚫고 북한 땅을 탈출하고도 상당 기간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을 전전하다 어렵게 남한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하다.
비근한 예로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47%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탈북자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 관계자는 "이 곳에서 퇴소하는 북한이탈 주민의 절반 이상은 몸과 마음의 어디 한 군데 이상 아픈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북자들이 각종 질병으로 겪는 육체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6년 이후 국립의료원과 충남대병원의 `북한이탈주민 진료센터'를 찾아온 탈북자가 3천300여명(300여명 입원치료)에 달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탈북자의 17%에 해당하는 것이다.
흔한 질병 중 하나가 결핵인데 1999년부터 최근까지 검진받은 1만6천340명의 탈북자 중 2.2%(308명)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
또 하나원 내 의료기관인 `하나의원'이 2006∼2009년 4년간 탈북자 3천378명에게 투베르쿨린 검사(간이 결핵검사)를 한 결과, 항체 양성반을을 보인 경우는 81%에 그쳤다. 나머지 19%는 결핵 감염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간염에 걸린 경우는 더 많아, 2004∼2010년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1만3천124명 중 10.8%인 1천306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만성 질환을 고치려면 이 꾸준한 진료가 필요한데 하나원 퇴소 후에는 거의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체 탈북자의 78%를 차지하는 여성들은 각종 부인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나원에 따르면 매달 입소하는 200명 안팎의 여성 탈북자 중 절반 정도가 산부인과 질환을 호소하고 있으며, 완전히 정상인 경우는 10% 전후에 불과하다.
하나의원의 권민수 공중보건의(산부인과)는 "지난 1년간 북한이탈 여성을 진료한 결과 부인과 질환의 80∼90%는 질염이었고, 그밖에 난소낭종이나 자궁근종, 무월경 등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의원이 올 상반기 탈북 여성 145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한 결과, `자궁암 이환 가능 단계'가 67명(46%)이나 됐고 `자궁암 전 단계'가 9명이었으며, 1명은 이미 자궁암이 발병한 상태였다.
이런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정신적 질환은 더 심각하다.
일례로 2007년 입국한 40대 여성탈북자 김모씨는 하나원 퇴소 후 정착지 보호담당 경찰의 도움으로 식당에 취업했지만 채 일주일을 다니지 못했다.
김씨가 계속 두통과 복통을 호소해 식당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담당 경찰과 함께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아보니 신체적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원의 전진용 공중보건의(신경클리닉 담당)는 "이런 증상을 `신체화'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반응이 신체적 고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 탈북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우울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탈북 과정에서 받은 격심한 스트레스, 북한이나 중국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국내입국 후 겪는 사회.문화적 충격 등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탈북자 의료서비스 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약칭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여성 탈북자 대부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심한 경우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현재 국립의료원에 입원중인 탈북자 11명 중 4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나의원의 전진용 공중보건의는 "탈북자 가운데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정신분열병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신경정신적 질환을 조용히 치료해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아픈 것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간의 사회.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실적 대책이 시급하다"면서 "예컨대 탈북자가 사망했을 때 장례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운영하면 이 사회에서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h@yna.co.kr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대다수 탈북자들은 삼엄한 감시와 경계를 뚫고 북한 땅을 탈출하고도 상당 기간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을 전전하다 어렵게 남한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하다.
비근한 예로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47%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실제로 탈북자들이 각종 질병으로 겪는 육체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6년 이후 국립의료원과 충남대병원의 `북한이탈주민 진료센터'를 찾아온 탈북자가 3천300여명(300여명 입원치료)에 달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탈북자의 17%에 해당하는 것이다.
흔한 질병 중 하나가 결핵인데 1999년부터 최근까지 검진받은 1만6천340명의 탈북자 중 2.2%(308명)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
또 하나원 내 의료기관인 `하나의원'이 2006∼2009년 4년간 탈북자 3천378명에게 투베르쿨린 검사(간이 결핵검사)를 한 결과, 항체 양성반을을 보인 경우는 81%에 그쳤다. 나머지 19%는 결핵 감염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간염에 걸린 경우는 더 많아, 2004∼2010년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1만3천124명 중 10.8%인 1천306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만성 질환을 고치려면 이 꾸준한 진료가 필요한데 하나원 퇴소 후에는 거의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체 탈북자의 78%를 차지하는 여성들은 각종 부인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나원에 따르면 매달 입소하는 200명 안팎의 여성 탈북자 중 절반 정도가 산부인과 질환을 호소하고 있으며, 완전히 정상인 경우는 10% 전후에 불과하다.
하나의원의 권민수 공중보건의(산부인과)는 "지난 1년간 북한이탈 여성을 진료한 결과 부인과 질환의 80∼90%는 질염이었고, 그밖에 난소낭종이나 자궁근종, 무월경 등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의원이 올 상반기 탈북 여성 145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한 결과, `자궁암 이환 가능 단계'가 67명(46%)이나 됐고 `자궁암 전 단계'가 9명이었으며, 1명은 이미 자궁암이 발병한 상태였다.
이런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정신적 질환은 더 심각하다.
일례로 2007년 입국한 40대 여성탈북자 김모씨는 하나원 퇴소 후 정착지 보호담당 경찰의 도움으로 식당에 취업했지만 채 일주일을 다니지 못했다.
김씨가 계속 두통과 복통을 호소해 식당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담당 경찰과 함께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아보니 신체적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원의 전진용 공중보건의(신경클리닉 담당)는 "이런 증상을 `신체화'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반응이 신체적 고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 탈북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우울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탈북 과정에서 받은 격심한 스트레스, 북한이나 중국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국내입국 후 겪는 사회.문화적 충격 등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탈북자 의료서비스 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약칭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여성 탈북자 대부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심한 경우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현재 국립의료원에 입원중인 탈북자 11명 중 4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나의원의 전진용 공중보건의는 "탈북자 가운데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정신분열병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신경정신적 질환을 조용히 치료해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아픈 것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간의 사회.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실적 대책이 시급하다"면서 "예컨대 탈북자가 사망했을 때 장례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운영하면 이 사회에서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h@yna.co.kr
탈북자 2만명 시대>⑤통일역군? 이질적 계층?(끝)
연합뉴스 | 입력 2010.10.06 05:07 | 수정 2010.10.06 08:25
국민의식 재정립 필요‥"이주민으로 보고 자립 도와야"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통일의 역군'인가, 아니면 남한 사회의 이질적인 `소외계층'인가?
`탈북자 2만명'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실로 가볍지 않다.
실제로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뜻하다기보다 차가운 쪽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현실 진단이다.
그들이 반세기를 넘긴 `분단의 골'을 조금이나마 좁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 않지만, 무슨 도움이 될 것이냐는 식으로 냉소하는 분위기도 엄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탈북자들을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정착시키기 위해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재점검하고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탈북자들의 자립에 초점을 맞춰 그들을 `이주민'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탈북자에 대한 `이중적' 국민의식 =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탈북자들에 대해 남북한 이질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현실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지난 7월 19세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국민 다섯 중 셋(59.3%)은 탈북자들이 남북한의 이질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 조사 때(53.8%)보다 다소 높아진 것이다.
또 `한국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탈북자는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의 비율이 52%에서 43.6%로 낮아진 반면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은 37.2%에서 47.9%로 높아졌다.
정부의 탈북자 지원과 관련, 지난 7월 조사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7%로 2007년보다 다소 낮아진 반면 `지원에 반대한다'는 44.3%로 소폭 높아졌다.
이 연구소의 박정란 선임연구위원은 "가구소득 수준으로 월 200만원 이하와 400만원 이상의 `지원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이, 그 사이 200만∼399만원대보다 높았다"면서 "중간 소득층에서 탈북자 지원의 필요성에 덜 공감한다는 의미인데, 중산층의 사회경제적 불안정성이 확산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탈북자들에게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의 비율은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57.5%로 절반을 상회했다.
`동네 이웃이나 직장동료처럼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는 관계로는 탈북자들을 꺼리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이 절반에 달했지만, `결혼 상대자나 동업자로는 피하고 싶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보다 더 많았다.
`조직 내에서 탈북자들이 똑같이 경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67.8%가 `그렇다'고 답해, 탈북자들을 마냥 약자로만 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만 보면 우리 국민은 통일이 됐을 때 탈북자들이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재정적 부담과 심리적 거리감도 상당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탈북자, 어떻게 봐야 하나 = 탈북자들은 정부로부터 초기 정착지원을 받는 만큼 계속 `특별대우'를 하기보다 자립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쪽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탈북자들은 누구나 기본 정착지원금 외에 주택, 직업 훈련, 대학 특례입학, 등록금 등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통일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작성한 `2009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에 정착한지 6개월이 넘은 15세∼64세 연령대의 탈북자 599명 중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291명, 48.6%)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308명, 51.4%)가 더 많았다.
또 비경제활동 인구 중 45.7%는 남한에 정착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일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탈북자의 경우 `식당이나 공사현장 보조 같은 단순노무직'(31.5%) 또는 `기계조작 및 조립'(23.2%) 등의 일을 하지만 월평균 소득은 127만원에 불과했다.
전체 모집단인 637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가구는 52.3%로 2008년 조사 때(60.2%)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자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런 현실의 저변에는 자립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인식이 작용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을 꺼리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제 탈북자들을 `이주민'의 한 형태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윤인진 교수(사회학과)는 "초기에는 탈북자들을 통일의 역군으로 특별대우하는 인식이 있었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주노동자들보다 탈북자들한테서 심리적 거리감을 더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초기 지원은 하되 그 이후에는 `이주민'이라는 시각으로 자립을 돕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통일의 역군'인가, 아니면 남한 사회의 이질적인 `소외계층'인가?
`탈북자 2만명'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실로 가볍지 않다.
실제로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뜻하다기보다 차가운 쪽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현실 진단이다.
그들이 반세기를 넘긴 `분단의 골'을 조금이나마 좁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 않지만, 무슨 도움이 될 것이냐는 식으로 냉소하는 분위기도 엄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탈북자들을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정착시키기 위해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재점검하고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탈북자들의 자립에 초점을 맞춰 그들을 `이주민'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탈북자에 대한 `이중적' 국민의식 =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탈북자들에 대해 남북한 이질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현실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지난 7월 19세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국민 다섯 중 셋(59.3%)은 탈북자들이 남북한의 이질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 조사 때(53.8%)보다 다소 높아진 것이다.
또 `한국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탈북자는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의 비율이 52%에서 43.6%로 낮아진 반면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은 37.2%에서 47.9%로 높아졌다.
정부의 탈북자 지원과 관련, 지난 7월 조사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7%로 2007년보다 다소 낮아진 반면 `지원에 반대한다'는 44.3%로 소폭 높아졌다.
이 연구소의 박정란 선임연구위원은 "가구소득 수준으로 월 200만원 이하와 400만원 이상의 `지원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이, 그 사이 200만∼399만원대보다 높았다"면서 "중간 소득층에서 탈북자 지원의 필요성에 덜 공감한다는 의미인데, 중산층의 사회경제적 불안정성이 확산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탈북자들에게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의 비율은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57.5%로 절반을 상회했다.
`동네 이웃이나 직장동료처럼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는 관계로는 탈북자들을 꺼리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이 절반에 달했지만, `결혼 상대자나 동업자로는 피하고 싶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보다 더 많았다.
`조직 내에서 탈북자들이 똑같이 경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67.8%가 `그렇다'고 답해, 탈북자들을 마냥 약자로만 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만 보면 우리 국민은 통일이 됐을 때 탈북자들이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재정적 부담과 심리적 거리감도 상당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탈북자, 어떻게 봐야 하나 = 탈북자들은 정부로부터 초기 정착지원을 받는 만큼 계속 `특별대우'를 하기보다 자립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쪽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탈북자들은 누구나 기본 정착지원금 외에 주택, 직업 훈련, 대학 특례입학, 등록금 등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통일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작성한 `2009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에 정착한지 6개월이 넘은 15세∼64세 연령대의 탈북자 599명 중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291명, 48.6%)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308명, 51.4%)가 더 많았다.
또 비경제활동 인구 중 45.7%는 남한에 정착한 뒤 돈을 벌기 위해 일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탈북자의 경우 `식당이나 공사현장 보조 같은 단순노무직'(31.5%) 또는 `기계조작 및 조립'(23.2%) 등의 일을 하지만 월평균 소득은 127만원에 불과했다.
전체 모집단인 637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가구는 52.3%로 2008년 조사 때(60.2%)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자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런 현실의 저변에는 자립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인식이 작용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을 꺼리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제 탈북자들을 `이주민'의 한 형태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윤인진 교수(사회학과)는 "초기에는 탈북자들을 통일의 역군으로 특별대우하는 인식이 있었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주노동자들보다 탈북자들한테서 심리적 거리감을 더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초기 지원은 하되 그 이후에는 `이주민'이라는 시각으로 자립을 돕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
교회가 품어야 한다.
민족의 미래는 결국 헌신하고 희생하고 품는 이들이다.
누가 하겠는가?
그리스도의 건강한 몸된 교회가 그 일을 해야 한다.
사망에 그늘에 앉아 울고 있는 영혼들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
그들을 도와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