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영성

SIM선교회 그레이엄 켄트 선교사가 말하는 ‘선교로서의 비즈니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2. 8. 08:03

SIM선교회 그레이엄 켄트 선교사가 말하는 ‘선교로서의 비즈니스’
[국민일보] 2010년 02월 01일
 
변화하는 세계 선교 환경 속에서 선교로서의 비즈니스 영역이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로잔복음화운동은 21세기 선교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과 이에 대한 실천 방법으로 ''선교로서의 비즈니스''(Business As Mission·BAM)를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선교를 위한 비즈니스''(Business For Mission)보다 한 차원 발전한 것으로 사업 자체를 선교가 되게 하자는 움직임이다. 이런 가운데 SIM선교회 BAM 담당자인 그레이엄 켄트 선교사가 최근 방한해 한국 교회와 협력을 모색했다. BAM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켄트 선교사의 조언을 들었다. 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유승관 목사가 켄트 선교사와 대담했다.

준비된 사람과 사업만이 빵과 복음 동시에 전한다

-과거 기업가로서의 경험과 SIM선교회에서 이 사역을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로서 BAM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BAM은 선교사가 가기 힘든 나라에서만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비즈니스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데 유용합니다. 기업가, 경영자, 각 나라의 상공회의소, 그리고 학생들을 상대하는 호스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또 대부분 선교지에서는 사업 비자 획득이 종교(선교사) 비자를 받는 것보다 쉽습니다. 현지 교회가 비즈니스 전문인 선교사들에게 영어나 컴퓨터 기술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지요. 현지인들이 돈을 내고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학교에 다닐 수도 있기에 학교 사업도 같이 운영하면 됩니다. 그러나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작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AM은 선교지에 빵과 복음을 주는 공생(共生) 사역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 점은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에게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교회 지도자들도 이에 대해 공감 합니다. 성공적인 BAM 사역을 위해 어떤 점들이 고려돼야 합니까.

"두 가지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준비된 사람이고 둘째는 제대로 짜여진 사업 계획입니다. 대부분 사업만 했던 사업가들은 목양 사역을 위한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제자 삼는 일과 영적으로 그들을 돌보는 일을 잘 알지 못합니다. 반면 목사 출신 선교사들은 섣불리 사업을 시작했다가 어려워지기 쉽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매우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전문성을 갖추고 균형감 있게 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이슈는 BAM 사역을 파송 교회에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BAM도 선교 사역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은 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비즈니스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될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한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이런 개념을 잘 받아들인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선교사들은 비즈니스 기술도 풍부하지만 열정도 있고 선교지에 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적습니다."

-대부분 선교지들은 개발도상국으로 경제적 욕구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선교사들이 BAM을 통해 사역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교사들은 어떤 정신과 자세로 임해야 할까요?

"준비된 마스터플랜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를 통해 우리에게 맡기신 영혼들을 축복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첫째는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는 구호(구제) 모델입니다. 둘째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빵을 만들어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지요. 현재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티 같은 선교지에서는 빵을 제공해 주는 것이 먼저지요. 그렇지만 현지인들은 안정된 직업도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통해 어떻게 선교지와 현지인들을 축복할 것인지 연구해야 합니다. 일단 시작한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현지인들이 끌고 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선교사들이 비즈니스를 통해 물질적 유혹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면 어떻게 예방해야 합니까. 돈이 개입되는 비즈니스 선교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선교지에서 창출되는 이익의 사용에 대한 사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또 사업체(현지 법인)를 처음 설립할 때부터 트러스트(기업 합동)에 속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영리 트러스트에 속하게 하고 창출되는 모든 이익은 트러스트가 현지에 나눠주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법인을 세우고 주주를 선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SIM선교회는 운영해 오던 학교들을 현지 정부나 교회 지도자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선교사들의 비즈니스에 투자했던 사람들에게도 소유권이 돌아가게 했습니다. 초점은 우리를 통하여 현지인들이 복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투명한 재정은 필수입니다. 파송 교회에 철저하게 재정 사용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합니다. 보내진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보고해야 하는 것이지요. 어느 누구도 교인들의 기도와 헌금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합니다. ''선교를 위한 비즈니스''(BFM)가 ''나를 위한 비즈니스''(Business For Me)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리·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