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국내교회

하남 풍성한교회 윤장희 목사의 목회철학 “섬김과 꾸준함, 그리고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10. 1. 5. 15:01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진다] 하남 풍성한교회 윤장희 목사의 목회철학 “섬김과 꾸준함, 그리고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

[2009.12.28 17:37]     


“교회가 서울 잠실에 있을 땐 상가교회의 한계를 크게 느꼈습니다. 1년에 100명 넘게 전도해도 결국은 건물이 있는 교회로 옮기더군요. 주차장 문제도 그렇고 교육관 부족도 그렇고 여러 문제가 있었어요. 심지어 같은 층에 여호와의증인 집회실도 있고 해서 보이지 않는 영적 싸움이 있었습니다. 만약 2005년 옮기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렇게 있었을 겁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하남 풍성한교회 윤장희(57·사진) 목사는 서울의 전형적인 상가교회 목회자였다. 그는 1987년 서울 잠실에서 대양교회를 개척하고 90년대 상가 건물을 분양받았다. 80명의 성도들이 교회를 섬겼지만 단독 건물이 없다는 것은 늘 목회의 한계였다. 그래서 경기도 하남으로 교회를 옮겼다. 말이 교회 이전이지 사실상 개척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게 모험이었다.

“하남에 땅을 계약하고 나니 장로님 한분이 ‘나는 그쪽으로 못갑니다’ 그러더군요. 그때 ‘교회 이전이 결코 쉽지만은 않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80명의 성도 중 25명이 이쪽으로 같이 왔습니다. 하지만 ‘샘을 파면 물이 고이고 물고기가 생긴다, 불이 나면 사람들이 불구경을 오게 돼 있다’는 생각아래 내가 먼저 성령으로 불을 붙이자는 마음으로 목회를 했어요. 처음엔 무척 힘들었습니다. 건축도 그렇고 재정문제가 컸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사람들을 예비시켜 주시더군요.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금 와보니 참 잘한 결정이었죠.”

교회 이전은 단순히 지리적 변동만 가져온 게 아니다. 목회철학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권위적인 리더십은 섬김의 리더십으로 180도 전환됐다.

“하남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섬김을 받으려만 했던 것 같아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인사도 성도들이 먼저 해야 하고 물 한 컵도 성도들이 떠와야 하는 것이고… 그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섬김의 자세로 목회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여기 와서는 완전히 역전됐어요. 지금은요? 당연히 제가 먼저 섬기죠. 하하.”

윤 목사는 목회 비결을 꾸준함과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꾸준함을 이길 장사는 없습니다. 꾸준함은 실력을 넘어서는 능력으로 인내의 열매가 반드시 있습니다. 저는 20년째 서울 길동에 있는 이발소를 다니고 있어요. 앰프도, 정수기도 오랫동안 한 업체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깊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토스트 전도도 이렇게 쉬지 않고 한겁니다. 하나님의 뜻이면 무조건 되는데, 단지 차이가 있다면 쉽게 가느냐, 어렵게 가느냐 그 차이거든요. 그리고 목회자라는 위치는 끊임없이 자기를 쳐서 복종시켜야 하는 자리입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은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게 목에 힘을 주게 되고 거만해져서 성도들을 무시하게 됩니다.”

하남 풍성한교회가 단시간에 지역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며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윤 목사의 바른 목회철학에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측 교단에 속한 그는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지역을 섬길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인은 목회자의 청빈한 삶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나는 그러지 못하더라도 목회자만큼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성도들은 교회가 자신의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싸매주고, 목회자를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관계를 소망하고 있어요. 성도의 행복은 목사의 행복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자가 외부활동 하느라 교회를 너무 비워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지역에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어요. 교회의 노인복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교회부설 어린이집을 세워 신앙교육을 펼칠 계획도 있습니다.”

하남=백상현 기자
 
 
 

성도들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 교회, 성도를 자랑하는 목회자, 매주 새 신자가 등록하는 교회, 지역사회에서 평판이 좋은 교회. 이것은 한국교회 목회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교회상이다.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에 위치한 하남 풍성한교회(윤장희 목사)는 이런 교회상에 근접해 있다. 이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인심 좋은 교회’로 통한다. 300여명의 성도들은 ‘교회는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자발적으로 건강한 교회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 있던 교회가 2005년 1700㎡의 대지를 구입하고 하남으로 이전했을 때는 개척 교회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출석 성도 25명이 300명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나눔’에 있다. 이 교회는 주차장 개방과 지역 소외 계층 지원, 토스트 전도로 단시간에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했다.

10년간 교회를 선택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예배를 드려 왔던 고경판(58)씨는 교회 이미지 때문에 정착한 대표적인 사례다. 고씨는 “토스트는 단순히 전도하기 위해 나누는 의례적인 것이 아니었다”면서 “토스트를 건네는 봉사자들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진실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말씀을 철저히 준비하는 목사님과 교회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등록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4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회 앞에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매주 화요일 토스트를 나눠 주고 있다. ‘주 고객’은 버스·택시·트럭 운전기사, 환경미화원, 아파트 주민, 할머니, 할아버지 등이다. 버스 운전기사들은 정류장을 지나 아예 교회 앞에서 정차할 정도다. 교회는 초기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주 70만원 이상 토스트 전도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토스트를 받은 지역 주민만 해도 8만명이 넘는다. 하남 시민 14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이 교회 토스트를 맛본 셈이다.

초창기부터 토스트 봉사를 해 온 윤미정(40·여)씨는 “토스트를 건네다 보면 고마운 마음에 오히려 포도나 딸기, 버섯, 콩나물을 주고 가는 분들이 있다”면서 “봉사자들은 우스개로 ‘우리는 하남시에서 공인이나 마찬가지이기에 함부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말까지 한다”고 말했다. 김경숙(54) 사모는 “주로 점심 식사를 못하는 장애우와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이 오신다”면서 “토스트를 받고 교회에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사람들이 ‘이왕 교회 다닐 거면 하남 풍성한교회로 가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 주차장 개방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회 앞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최흥일(54)씨는 교회 주차장을 사용하다가 교회에 다니게 된 케이스다. 최씨는 “2006년 10월 교회에 주차를 했는데 아침부터 전화가 걸려와 잔뜩 긴장을 하고 전화기를 들었다”면서 “그런데 상냥하게 차를 이동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 이 교회는 뭔가 다르구나’는 생각에 등록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1주일 내내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봉사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운다”면서 “사모님이 손수 식당에서 점심, 저녁 식사를 준비해 주신다. 정말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일 저녁에는 40명 이상의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교제를 나누고 있으며, 족구 경기와 야외 파티로 지역 주민과 교류하고 있다. 50그루의 소나무가 심겨진 교회 앞마당은 지역 주민을 위한 쉼터나 마찬가지다.

교회는 이 밖에 직접 달인 쌍화차와 팝콘, 귤, 솜사탕 등으로 노방전도에 사용한다. 또 지난해부턴 가정마다 사랑의 저금통으로 성금을 모아 지역 저소득층에게 쌀 150포대(20㎏)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선지 매주 2∼3명씩 새 신자가 꾸준하게 등록하고 있다.

하남=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