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청년

일하지 않는 20대’를 사회로 끌어낼 묘책은 없는 걸까? 고학력 청년백수 200만 시대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0. 30. 10:30

중소기업 들어가느니 차라리…
‘자발적 백수’ 택한 젊은이들

가장 의욕적으로 활동해야 할 시기에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젊은이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들은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들이 노동을 거부 혹은 유예하고 들어앉은 이유는 뭘까? ‘일하지 않는 20대’를 사회로 끌어낼 묘책은 없는 걸까? 고학력 청년백수 200만 시대, 통계의 이면에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나섰다.

▲ 일러스트 이철원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1동 사육신공원 길 건너편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1동 사육신공원 길 건너편 일대. 한강대교와 노량진역 사이의 이 지역이 그 유명한 ‘노량진 고시촌’이다. 하루 유동인구 7만명에 달하는 이곳엔 각종 학원과 고시원, 독서실,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9급ㆍ7급 공무원시험과 경찰공무원시험, 교원임용고시 등을 준비하는 이들이 이곳의 상주 인구다.

광복절 연휴 직후인 지난 8월 18일 오후, 평일인데도 이곳에서 젊은 남녀를 만나긴 어렵지 않았다. 어떤 이는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독서실을 나와 편의점에서 과자를 샀고, 또 다른 이는 배낭을 멘 채 학원 앞에 서서 교재를 뒤적였다. 똑같은 티셔츠 차림으로 손 잡고 걸어가는 ‘고시생 커플’도 눈에 띄었다. 고시촌 골목에 있는 한 할인마트 주인은 언덕 쪽을 가리키며 “저런 데 집이 있을까 싶은 곳에도 다 고시원이 들어차 있다”며 “이렇게 고시원이 많아도 한창 땐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많이 배운 젊은 백수’가 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2008년 7월 현재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257만6000명.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8.1%나 증가한 수치다. 고졸 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0.9%)의 9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20대 비경제활동인구도 226만명에서 232만2000명으로 2.8% 늘어나 조사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장 의욕적으로 활동해야 할 시기에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젊은이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들은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들이 노동을 거부 혹은 유예하고 들어앉은 이유는 뭘까? ‘일하지 않는 20대’를 사회로 끌어낼 묘책은 없는 걸까? 고학력 청년백수 200만 시대, 통계의 이면에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나섰다.

2006년 10월 1일 2006 하반기 서울시 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932명 모집에 전국에서 15만115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62대 1. 몰려든 수험생에게 시험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는 시내 143개 중·고교에 4698개의 교실을 빌렸다. 시험감독 수당과 학교 임차료로만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집행됐다. 철도공사는 이날 새벽 5시10분 부산발 서울행 특별 KTX를 편성했다. 서울 근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몰려든 수험생이 전체 응시생의 44%에 이르렀다.

지난 5월 행정안전부가 일반직 지방공무원 1만명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공무원 감축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당장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을 일컫는 말)’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4년제 대학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시험 준비 중인 학생은 응답자의 25.7%로 전년도(32.4%)에 비해 6.7% 포인트 감소했다. 부산 서면의 모 고시학원 9급 공무원반 수강생은 지난해의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방공무원이란 하나의 직업을 놓고 2년 반 새 벌어진 풍경이 ‘하늘과 땅’ 차이다. 2년 전 15만여명이 응시,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시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올해 5만5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쟁률도 48.8대 1에 머물렀다. 이유는 단 하나, 새 정부의 공무원 감축 계획에 따라 더 이상 공무원이 ‘철밥통’으로서의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일 안 하는 20대, 갈수록 늘어난다

취업자 작년보다 15만명 늘었지만 20대는 12만명 감소
취업준비생도 16% 늘어 61만명… 비경제활동 20대 232만


지난 8월 13일 통계청은 ‘2008년 7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7월 현재 전체 취업자는 239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만3000명 늘어났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 폭(그 달의 취업자 수를 전년 동기 취업자 수와 비교한 것)은 작년 7월 30만3000명에서 올 1월 23만5000명, 2월 21만명으로 떨어진 후 3월부터 내리 5개월간 20만명을 넘지 못했다. 2003년 8~12월 이후 최대 감소세다. 특히 20~29세 취업자 수(395만5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만8000명이나 줄었다.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호언장담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올 3월 그 수치를 10분의 1 수준인 35만개로 줄였고, 7월 들어 다시 20만개로 하향 조정했다.

통계청 발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비경제활동인구 관련 자료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노동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나 실업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일컫는 말. 7월 현재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494만9000명으로 취업자 수의 60.5%에 이른다. 비경제활동인구의 연령별·학력별 분포도 흥미롭다.

전체 대상자 중 20대(232만2000명)와 대졸 이상(257만6000명)의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것. 젊고 많이 배운 이들의 노동시장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그래픽 참조> 비경제활동인구 편입 이유에 “취업 준비”라고 응답한 사람도 지난해 52만6000명에서 올해 61만명으로 16.1% 증가했다. 증가율로만 순위를 매기면 단연 1위다.

우려의 목소리들

 전문가 “건설·서비스업 침체, 투자·소비 부진 등이 복합 원인”
“국가가 나서 유급 인턴 고용하고 예산 지원을” 정부책임론도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수년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 3%’는 이론상으로만 보면 완전고용에 가깝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통계청은 최근 4개월간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업률을 조사한다. 때문에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는 ‘실업’으로 보지 않고 누락시킨다.

실제로 통계청이 2003년부터 반기별로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은 2004년 30만명, 2005년 40만명, 2006년 50만명을 돌파하며 매년 수직상승 중이다. 취업 준비생이 늘고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실업률은 지난해 상반기 3.4%에서 올 상반기 3.25%로, 같은 기간 실업자는 82만1000명에서 78만4000명으로 줄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는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갖고 노동시장 경색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임종룡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전반적으로 고용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상반기 화물연대 파업으로 1만~2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지난해 6월 일자리가 31만5000명을 기록, 연중 최고치에 달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고용불안과 청년실업 문제는 제조업 중심의 고용 없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 되는 건설·서비스업 침체, 유가·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투자와 소비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월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 경제정책포럼에 참석한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청년실업을 해소하려면 정부 부처가 유급 인턴을 고용하는 등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해 이 문제에 관한 정부책임론을 강조했다.

▲ 서울시 공무원 임용시험을 치른 후 지방으로 내려가려는 수험생들로 혼잡한 서울역 매표 창구. photo 조선일보 DB

청년 실업 주범은 자신?

“첫 단추 잘 꿰야…” “안정된 곳 입사할 때까지…”
 도전보다 ‘편하고 폼 나는 일자리’만 좇는 경향


그러나 비경제활동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고 한창 일할 나이에 취업전선에 뛰어들기를 거부하는 젊은이가 200만명을 넘긴 현실엔 그저 ‘잘못된 정책과 외부 환경’ 탓으로만 돌리기 힘든 뭔가가 있다. ‘정직원 채용’을 전제로 한 대기업 인턴을 거치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대학생 이모(24)씨는 “요즘 대졸 구직자들은 취업에서도 ‘첫 단추’를 잘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름 없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면 나중에 좋은 곳으로 이직할 확률이 그만큼 낮아지니까요. 취업을 미루는 한이 있어도 이력서에 자랑스럽게 쓸 수 있는 기업에 들어가려고 하죠. 실제로 중소기업 인턴 경험 후 대기업에 지원한 한 친구는 인턴 사실을 이력서에 쓰지 않았어요. 입사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기더라고요.”

대학 졸업 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신모(28)씨는 수험생 생활을 적극 지원하는 부모님 덕에 부담 없이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부모님은 고용 불안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직접 체험하신 세대잖아요.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직장에 다니느니 정년이 보장된 일자리를 구하라며 오히려 시험 준비를 권하세요. 몇 년 정도는 비용을 대줄 테니 염려 말고 공부하라고요.”

대학(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각종 공모전 등을 거치며 글로벌 기업 구글에 입사, 그 경험을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의 편지’란 책으로 펴낸 김태원씨는 입사 성공담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종종 강연회에 나선다. 그러나 강연회장에서 그가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구글은 일찍 마쳐요?”다.

“후배들을 보면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한계 짓고 안주하는 경향이 많아요. 직장 선택 기준도 ‘남들이 좋다는 곳’에 머물죠.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을 감수하다)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그는 “요즘 직장은 결코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회사생활 외에도 얼마든지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걸 요즘 친구들이 인정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은 직장에 목 매는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소재웅 인턴기자·고려대 언론학부 3년

[청년백수 200만 시대] 취업을 유예한 세 젊은이의 고백
내가 ‘청년백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비경제활동인구 중엔 구직 포기자만 있는 게 아니다. 치열한 취업전쟁에서 한 발 비껴나 숨을 고르며 좀 더 나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구직 보류자도 포함된다.

학교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면 3~5년차 샐러리맨의 길을 걷고 있을 이들은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사법고시, 교원임용고시에 청춘을 바치고 직장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취업 대신 대학원을 선택한 20대 남녀 3명을 만나 그들이 ‘청년백수’를 자원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었다. 

CASE1 5년차 사시족(사법시험 준비생) 김수진씨

“시험에만 붙는다면 평생 보상 받을 수 있는 직업
 사시 손익분기점은 46세… 될 때까지 계속 할 것”


김수진(30)씨는 올해로 5년째 사법고시(이하 ‘사시’)에 매달리고 있다.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까지 치른 그는 요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결과가 발표되는 10월 말까지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어 요즘도 매일 오전 7시면 학교 고시원으로 향한다. 그가 밤 11시까지 시간을 보내는 고시원 책상엔 ‘유진(가명)이를 먹여살리려면 열심히 하자’는 메모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유진은 그가 몇 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이름이다.

김씨는 2006년 명문대로 손꼽히는 K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처음부터 사시를 생각하고 대학에 입학한 건 아니었다. 사시 도전을 결심한 건 제대 직후.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 없이 계속할 수 있는 변호사 타이틀이 주는 안정감이 김씨를 사로잡았다. 그와 같은 스터디 모임에 속해 있는 다른 사시 준비생들도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들 엇비슷하다. 법조계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이나 긍지보다는 평생 활용할 수 있는 변호사 자격증에 대한 매력이 이들을 기나긴 사시 준비의 길로 이끈 것이다.

김씨는 올해로 만 서른 살이 됐다. 사시 준비생치곤 많다고 할 수 없는 나이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구직활동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점은 그에게도 부담이다. “걱정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사시는 손익분기점이 46세’라고들 해요. 46세 이전에만 시험에 붙으면 그간의 준비과정을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 점에서 보면 전 아직 여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김씨가 책더미에만 파묻혀 지내는 건 아니다. 스트레스도 풀 겸 종종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친구 중엔 일반 직장에 취직,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이 많다. “회사에 다니는 친구 대부분이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해요. 개중엔 오히려 절 부러워하는 친구도 있죠.” 그는 “사시 준비생은 늘 자기 생활을 스스로 통제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힘들지만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친구들에 비하면 내 생활이 더 나은 게 아닌가 종종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몇 년째 사시 준비에 매달리는 이들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해야 할 나이에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게 비생산적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취업 자체를 기피하는 건 아니에요. 진지하게 사시 준비에 뛰어들 정도면 웬만한 기업에 취업할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봐야죠.

 다만 기왕 하게 될 일이라면 보다 안정적이고 보수도 높은 직장에서 시작하고 싶은 것일 뿐입니다.” 그럼 ‘안정적이고 보수도 높은 직장’이면 검사나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뜻일까? 질문을 받은 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잘나가는 공기업, 특히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국책 은행 같은 곳에 입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험 준비를 그만둘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씨가 있는 고시원엔 가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 김씨보다 먼저 사시의 관문을 통과한 선배들이다. “선배들은 하나같이 일하기 힘들다며 푸념을 늘어놓아요. 하지만 저희 입장에선 솔직히 그런 말도 다 엄살처럼 들리죠. 여유 있는 모습으로 후배를 찾아와 통 크게 한턱 내고 돌아가는 선배들을 보면 그저 부러울 따름이에요.” 그는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가 성공한 선배를 보면 ‘나도 저렇게 돼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며 “선배들의 존재가 내겐 중독성 강한 마약과도 같다”고 말했다.

외워야 할 법률 지식 메모가 빼곡하게 붙어 있는 김씨의 고시원 책상에서 사법연수원 명함을 한 장 발견했다. 사시 합격 후 연수 중인 선배에게 받은 명함이다. 그는 명함 속 선배 이름을 펜으로 그은 후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시험에 붙어 나도 이런 명함을 받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선배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을 적어봤어요. 요즘은 ‘시험만 합격하면 모든 걸 뒤집을 수 있을 텐데…’란 생각을 자주합니다.”

오후 4시, 김씨는 “스터디 모임이 있다”며 스터디룸으로 향했다. 휴게실 한편에서 사시 준비생 서너 명이 모여 휴대폰 DMB로 올림픽 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법조계 아니면 안 된다며 간절하게 사시 준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모르긴 해도 다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이 길에 뛰어든 것 아닐까요? 저기 저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는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고시 준비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난 될 때까지 사시 준비에 매진할 생각이다. 이율배반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목표는 사시에 합격해 돈도 벌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 그는 “2차 시험 합격 통보를 받으면 공무원시험 학원 강사로 뛸 생각”이라며 “적어도 400만~500만원의 월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돈 많이 벌어야죠. 그래서 사시 준비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하루 빨리 보상 받고 싶습니다.”

[청년백수 200만 시대] 기업의 고민

“사람은 많지만 인재는 없다”
힘든 일은 피하고 회사에 바라는 것만 많고
쓸 만하다 싶으면 조건 나쁘다며 떠나고…

최근 청년실업 문제는 단지 ‘일하려는 젊은이는 많은데 일자리가 없다’는 말로 정리되지 않는다. 청년 구직자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직장이 적은 것일 뿐, 일자리 수 자체는 결코 적지 않다. 오히려 기업에선 “사람은 쓰고 싶은데 마땅한 인재가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영세 업체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요즘 청년 구직자들’에 관한 견해를 들어봤다. 

▲ 지난 7월 서울 모 대학이 개최한 모의면접 행사에서 4학년 학생들이 대기업 인사담당자로 구성된 면접관의 질문을 받고 있다. photo 조선일보 DB

대기업   이충구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사지원팀 과장

무조건 ‘안정적이고 편한 일’만… 자기 능력도 과대 평가
받고만 자란 세대… 의무는 뒷전이고 회사에 요구만 잔뜩


“요즘 청년 구직자는 딱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뚜렷한 목표를 갖고 꾸준히 노력해온 사람, 그리고 아무 준비 없이 학벌만 믿고 있다가 취직할 때가 되면 덜컥 원서부터 넣고 보는 사람으로요. 기업 입장에선 아무래도 전자 쪽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죠.”

이충구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사지원팀 과장은 “기업이 원하는 직무는 너무 다양한데 지원자 대부분이 대학 4학년 2학기쯤에야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그때면 이미 늦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학 1~2학년 때부터 공모전이나 인턴 등을 거치며 경쟁력을 갖춘 지원자는 여러 기업에 동시 합격, 골라서 취업하고 좀 일해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사표를 던진다. 기업 입장에선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은 자꾸 이탈하고, 별로 성에 차지 않는 직원만 남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충구 과장은 최근 청년 구직자의 공통점을 몇 가지 꼽았다. “무엇보다 직업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안정적이고 편한 일’입니다. 어떨 땐 연봉 등 경제적 요건보다 그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예전엔 신입사원 하면 도전이나 패기 같은 말이 떠올랐는데 요즘은 전혀 아니거든요. IMF사태 이후 그런 성향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취업에 부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죠.”

그는 직장생활에서 ‘회사’보다 ‘일’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도 주목할 만한 신입사원의 근무 패턴이라고 말했다. “회사를 평생 일터로 생각하기보다는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 성과를 바탕으로 보상 받고 부와 명예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상사 말에 절대 복종하고 야근과 휴일 근무를 밥 먹듯 하는 직원을 여전히 좋아하는 임원진과 눈높이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연간 30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뽑고 업종의 특성상 연구원 채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과장은 얼마 전 한 신입사원의 퇴사를 겪으며 청년 구직자의 또 다른 특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은데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죠. 최근 퇴사한 한 직원도 본인의 희망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에 배정됐다는 이유로 일해보지도 않고 나가더군요.”

그는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지만 인사 담당자 입장에선 구직자 본인의 잘못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학교, 학원, 과외 등 어렸을 때부터 주는 걸 받아 먹는 데 익숙해져 있어 취업에서도 자기가 회사에 할 수 있는 것보다 회사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만 바랍니다. 그런 태도로는 어느 곳에서도 환영 받지 못합니다. 젊은이답게 매사 열의를 갖고 배우겠다는 저돌적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  김태성  혜원까치 이사

회사와 함께 크겠다는 도전정신 없고 ‘완성된 직장’만 찾아
실무 배우기엔 중소기업이 유리… “브랜드에 연연하지 말길”


혜원까치는 직원 270명 규모의 중견 설계·감리 전문 기업이다. 많은 인력을 뽑진 못하지만 매년 꾸준히 1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수요가 좀 늘어 총 20명을 선발했다. 초봉은 평균 2400만원 선으로 대기업보다는 낮은 수준. 성과급이 있긴 하지만 역시 대기업엔 다소 못 미친다. 그러나 직원에 대한 직무교육이나 복리후생 등은 대기업 수준을 보장하고 있다.

이 기업 인사 담당 김태성 이사는 청년 구직자들이 영 못마땅하다. 제일 불만스러운 게 ‘도무지 도전정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가 취업할 때만 해도 맨땅에 헤딩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회사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없어요.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일단 입사해 자신의 능력으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죠. 모든 게 준비된 회사만 찾으려고 하니 솔직히 보기 안 좋아요. 건축 업계는 특히 대기업 선호도가 높은 편이지요. 중소기업 인사를 담당하다 보면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만 몰리는 젊은이들이 야속할 때가 많습니다.”

최근 어려워진 경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혜원까치도 예외가 아니다. 김 이사는 “체계적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업무는 대개 직원 한 명 한 명이 직접 뛰며 만들어야 하는 게 많아 더 힘들고, 그 때문에 중소기업에 지원하려는 사람 수도 적다”고 말했다. 경쟁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원자 수준도 떨어진다. 우수한 인재는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직원 채용 직후다.

 “어렵게 뽑아놔도 오래 가질 못합니다. 그나마 우리는 좀 나아요. 영세한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제 친구는 늘 구인난에 시달리지요. 그야말로 부익부·빈익빈이에요.” 남아 있는 직원들도 회사 측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면접을 해보면 다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회사에 원하는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무평가를 해보면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요.”

그는 청년 구직자에게 취업 시 ‘메이커’에만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연봉은 적지만 신입사원도 빨리 자신의 일을 맡아 해보면서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어 오히려 더 좋은 기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신입사원에게 설계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요.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하는 것만 보지 말고 어떤 취업이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다 나은 직장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취업을 유예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이다. “정말 학문적 소신이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사회 진출 시기를 불필요하게 늦출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회사도 대학원 졸업생을 면접하지만 학부 졸업생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아요.”

[청년백수 200만 시대] 청년 구직자들의 생각
“우리는 이런 직장을 원한다”

지난 8월 21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10층 신세계문화홀에서 한 취업포털 업체 주최로 취업특강 행사가 열렸다. 구직에 성공한 선배와 취업 컨설턴트, 기업 인사담당자로부터 취업 관련 강의를 듣는 일정이었다. 400여명이 몰린 행사장에서 참가자 몇 명을 붙잡고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일만 하며 살고 싶진 않아… 칼퇴근 공기업이 최고”

올 초 숭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석광(27)씨는 공기업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공기업에 입사하려는 경향은 구직자 사이에선 이미 시대적 흐름”이라며 “주변 친구들을 봐도 대부분 공기업 입사를 원한다”고 했다. “매일 야근하며 살고 싶지 않아요. 공기업에 가면 일명 ‘칼퇴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도 일이지만 다른 생활도 누릴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각이 정확한 회사에 다니고 싶습니다.”

김씨는 “공기업 입사가 좌절되더라도 중소기업에 지원할 의향은 없다”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의 연봉이 중소기업보다 훨씬 높은 걸 아는데 그걸 감수하면서 중소기업에 들어가고 싶진 않다는 것이다. 그는 “괜히 중소 기업에 입사했다가 마음에 안 들어 이직하느니 처음부터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낫다”고 했다.
 
“중소기업 갔다가 이직하느니 늦더라도 대기업에”

유지혜(23)씨는 올 초 경기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김씨와 마찬가지로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그 역시 공기업 입사를 원하지만 공기업 경쟁이 워낙 치열한 걸 알기 때문에 일단 사기업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는 중. 그러나 “나름대로 실력을 갖췄다는 판단이 서면 꼭 공기업에 지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역시 최근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 “구직자 대부분이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채 취업전선에 나서는데 섣불리 뛰어들 순 없잖아요. 요즘 구직자들은 ‘학력 인플레이션’도 얼마나 심한데요. 그 틈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보려면 취업을 늦추고 기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나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 중 많은 수가 취업을 유예하고 있다는 사실엔 그도 전적으로 동감했다. 그는 “내 주변에도 취업을 늦추기 위해 어학연수를 가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친구가 꽤 있다. 거의 절반 정도는 그렇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정이나 보수보다 꿈 이룰 곳 가고 싶어”

구태완(22)씨는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2학년 1학기를 마친 상태. 취업설명회를 쫓아 다니기엔 아직 여유가 있지만 그는 벌써 마음이 조급했다. “목숨 걸고 취업에 매달리면서도 힘들어 죽겠다고 푸념하는 선배들을 많이 봐왔거든요. 취업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여느 대학생과 달리 그의 목표는 공기업 입사가 아니다. “선배들처럼 안정성이나 보수만 좇기보다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장을 고르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구씨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백시은(23·서울산업대 식품공학과 졸업)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구씨의 말에 대해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저도 대학을 졸업하기 전엔 그런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완전히 바뀌어 유명 제약회사 K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죠.” 그는 이날 ‘취업에 연연하지 말고 모험을 즐기라’는 첫 번째 강사의 메시지도 별로 와닿지 않았다고 했다. 한시라도 빨리 취업하는 게 급선무인 이들에게 모험 운운 하는 건 너무 한가한 얘기란 것이다.

[청년백수 200만 시대] 구직자를 위한 충고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청년실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 문제는 매년 그 심각성을 더해오고 있다. 2008년 현재 청년실업률은 7.5%로 전체 실업률(3.2%)의 2배 이상이다. 여기에 구직 포기자까지 포함하면 수치는 10%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쯤해서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전 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모든 이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취업문제가 왜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걸까? 정부가 매년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청년실업 해소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늘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뭘까? 우리는 언제까지 눈높이 이야기와 괜찮은 일자리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걸까? 원인은 딴 데 있는데 눈 가리고 아웅하기 식으로 취업지원만 외치면 문제가 해결될까?

정규 교육기간 내내 대학입시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대학 전공도 시험 성적에 맞춰 선택한다. 자신의 적성과 진로는 안중에도 없다. 학생들 사이에선 ‘영어만 잘하면 대기업, 좋은 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괴소문이 떠돈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도 제대로 된 이력서 한 장 작성하지 못한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놓고서도 고민에 빠진다. 답답한 마음에 취업 사이트를 둘러보지만 그들 눈에 띄는 건 ‘직무’가 아니라 ‘기업’이다. 괜찮아 보이는 기업을 몇 개 골라 마케팅 부서에 입사원서를 넣고 재무 파트에도 지원해본다.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 같은 건 일찌감치 잊어버렸다.

구직자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바로 그때, 기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뽑으려 한다. 거의 모든 기업이 직무에 적합한 인재 선발을 위해 자사의 특성을 살려 면접 방법을 개발하고 직무적성검사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인사 담당자들이 꼽는 최고의 인재상은 ‘영어 능통 인재’가 아니라 ‘직무 적합 인재’다. “갈 곳 없다”고 아우성치는 구직자와 “뽑을 사람 없다”고 불평하는 기업이 공존하는 나라. 우리나라 구직시장의 모순은 이렇게 서로의 눈높이가 완벽하게 다른 데 있다.

요즘 부쩍 취업활동을 포기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자주 본다. 이런 보도를 접할 때마다 취업 컨설턴트로서 답답한 심경이다. 소 잃고 나서 아무리 외양간 고쳐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실업극복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다행히 청년층의 직업지도를 돕는 노동부의 CAP(Career Assistance Program)나 중소기업 직장체험 등 장기적 관점에서 취업률 향상에 도움 될 만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취업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건 구직자 자신이다. 직업은 경제활동의 기본인 동시에 자아실현의 수단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부모의 극성에 떠밀려, 남의 눈치를 보면서 주먹구구식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둘러보면 의외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가까이는 학교 취업동아리나 직무 아카데미, 진로컨설팅에서부터 멀게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청년뉴딜 프로그램(경기도), 청년EG(Employment Guide·경상남도)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2012년엔 경기도 분당에 노동부가 운영하는 종합직업체험관도 들어선다.

청년 구직자의 취업활동 포기는 사회 운영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중대한 위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직자는 물론 정부와 기업 모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단 그 방식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래성 쌓기가 아니라 오래도록 무너지지 않는 철옹 성벽 쌓기가 돼야 할 것이다.

 / 조형래 스카우트 이사·커리어 컨설턴트

 

 

 

청년이여 도전하라.

 

꿈을 향하여!

 

머물러 있지 말라.

 

기회는 만드는 것이다.

 

도전하는 이에게 미래는 열려지는 것이다.

 

청년을 응원하며

 

지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