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청년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 이제석씨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0. 23. 19:25
'아이디어 광고'로 뉴욕 정복한 20대 한국청년
출처: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09-10-23 13:53 최종수정 2009-10-23 14:05
[머니투데이 김훈남기자][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 이제석씨 인터뷰]
 간단하면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숱한 화제를 만들어 온 재미 광고전문가 이제석씨(28·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24시' 홍보 작업과 아름다운재단의 제2회 비영리컨퍼런스 참여 차 서울에 온 그를 21일 만났다.
이제석씨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광고전문가로 대구 계명대학교와 뉴욕에 위치한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 SVA)를 졸업했다. 2007년 도미 후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어워드, 깐느 국제광고제 등 세계 3대 광고제를 석권한 바 있는 '광고계의 기린아'다.
그의 작품은 세상에 나올 때마다 화젯거리다. 2008년 '욱일승천기'로 얼굴을 가린 도둑을 형상화해 일본의 독도 침탈을 고발했던 퍼포먼스, 일본의 신무기라며 권총모양의 역사교과서를 경매 사이트에 올려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배추김치 사진과 함께 '김치가 신종플루를 막는다(Kimchi prevents flu)'는 문구를 넣어 만든 '김치마스크' 역시 이씨의 작품이다.
"진짜 좋은 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망해가는 가게를 살려야"
 그가 만든 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추구한다. 투명 엘리베이터에 스티커를 부착,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때마다 우유에 과자가 들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해 '우유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오레오' 광고나 서울만 남아있는 남한의 지도를 경매에 올려 수도권 집중현상을 고발한 그의 작품이 좋은 예다. 모두 신문이나 방송의 힘을 빌리지 않고 아이디어의 힘으로만 승부했다.
이 광고들의 주된 콘셉트는 '알아서 퍼져나가는 광고'다. 소규모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노출시키면 광고를 찍어 인터넷에 올리거나 입소문을 내주고 그것이 화제가 돼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 5월 미국 뉴욕 원쇼 페스티벌에서 1위를 차지한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광고를 예로 들었다. "많은 돈을 들여 대중에게 노출해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광고의 아이디어가 좋으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고를 본 대중이 눈살 찌푸리지 않아야" 이제석씨는 "사람들이 스크랩할 만큼 독창적인 광고, 극장에서 나와도 흘려 넘기지 않는 광고를 만들고 싶다"며 좋은 광고의 조건으로 '정체성'과 '대중에 대한 배려'를 들었다.
그는 먼저 "일부 광고를 보면 상품이 생각나지 않는다. 마치 '세뇌'당하는 기분"이라며 '광고의 정체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좋은 광고라면 대중이 포함된 메시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어 휴대전화에 매일 전송되는 스팸문자에 대해 "100명 중 1명만 설득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99명을 놓치는 광고"라 평했다. "방법을 바꾸면 수용자를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다"며 "그런 광고가 더 효과적"이라 주장했다.
"돈 못벌어도 공익광고가 나에겐 적격" 유독 공익광고에 집중하는 그의 행보에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미국 유명 광고학교인 SVA 졸업에 화려한 수상경력, 해외 광고회사 근무경력까지 포함하면 그는 얼마든지 좋은 조건에 일할 수 있다. 스스로도 "국내외 광고 업체 입사 제의가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않겠다"며 "고액연봉, 화려한 타이틀 보다는 내 마음이 편한 것이 좋아서 공익광고를 만든다"고 했다. 돈을 벌기엔 상업광고가 낫지만 작품으로 남길 수 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다는 것. 광고에 그가 공감하는 메시지를 담아 대중과 소통하려면 광고주의 요구를 고려해야하는 상업광고보다 공익광고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이어 "광고·마케팅연구소 운영을 하다 보니 상업 광고작업에도 참여하기도 하지만 주로 철학이 맞는 광고주와 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추구하는 공익 광고는 '메시지 전달을 넘어 수용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광고'다. 이씨는 "'불우이웃을 돕자'는 광고 끝에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면 참여코자하는 사람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자신의 이름을 건 광고교육원 개설을 준비하는 이씨. 그는 후배 양성에도 욕심을 냈다.
선생과 학생의 교학상장(敎學相長)을 통해 공익광고의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이씨의 교육원은 무료로 학생을 가르칠 예정이다. 대신 교육받은 만큼 사회나 광고 연구에 참여해 환원하게 할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재능기부자들의 지원을 기다린다"며 사회참여를 하고 싶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또 "최고의 아이디어는 광고업계의 틀에 얽매이지 않을 때 나오는 것 같다"며 "철없는 아이 같은 정서가 더 기발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광고업계를 지망하는 청소년들을 모아 광고계의 아이돌 '빅뱅'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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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씨(28)가 선보인 '김치마스크'. 이씨는 마스크의 제작의도를 "한국의 건강음식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 "신종플루를 막으려면 '김치마스크'를 써라?"
간단하면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한국의 전통음식을 알리는 한국인이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는 신종플루를 막는다는 마스크가 등장했다. N95인증 마스크도 아닌 단순한 보온용 마스크다. 다만 이 마스크에는 배추김치 사진과 '김치가 독감을 예방한다(Kimchi prevents flu)'는 문구가 인쇄돼있다.
현지에서 마스크를 제작한 광고전문가 이제석씨(28)는 3일 국제전화를 통해 "김치가 특정 질병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식품, 한국전통음식으로서 김치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번졌을 때 BBC등 해외 언론들이 '김치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주목했었다"며 "이번 신종플루 유행은 우리 건강식품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 '김치마스크'가 소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창피하다", "냄새날 것 같아 미국인들이 쓰겠나"같은 반응도 나왔다. 이씨는 이런 반응에 "한국 사람들 스스로 우리 것에 대해 자신감이 약하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한국 전통음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뉴욕에서도 유명해 상류사회 인사들이 시간을 내서 먹는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미국인은 인디언을 학살하고도 그것을 '개척정신'으로 표현하고 일본인은 '작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포장했다"며 "광고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의미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김치마스크를 착용해 본 현지인들은 '재미있다', '실제로 효능이 있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치마스크'는 다량 생산돼 보급되는 제품은 아니다. 이씨가 한국음식 홍보를 위해 소량 제작한 것이다. 이씨는 "이번 마스크 말고도 한국의 건강음식을 알릴 수 있는 마스크를 더 제작 중"이라며 "맨해튼에서 한인 청년들과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는 거리 퍼포먼스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이란 브랜드를 알릴 소재는 무수히 많다. 음식뿐 아니라 여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광고작품을 계속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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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마스크'를 제작한 이제석씨(28) ⓒ이제석 광고연구소 홈페이지 | 이제석씨는 이제석광고연구원의 대표로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광고 전문가다.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와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를 졸업했다.
2007년 도미한 이씨는 그해 뉴욕 원쇼 광고제 등 각종 광고대회에서 29개의 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이씨는 독도수호 광고퍼포먼스를 여러 번 진행했고 지난 달 16일에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미사일 대신 식량을'이란 문구와 미사일 크기의 옥수수가 북한 국기를 단채 발사되는 광고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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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재 M연기학원에 다니는 배우지망생들이 기아체험 홍보를위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월드비전제공 | #광화문 광장 인근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아프리카 어린이 4명이 나타났다. 기운 없는 모습을 한 채 일렬로 앉아 플라스틱 대야를 든 아이들은 처량한 눈빛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가장 왼쪽에 앉은 아이의 손에는 찢어진 박스가 들려있다. 박스에는 "하루만 이 아이가 되어보세요"라고 적혀있다.
8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1시경까지 서울 한복판에 흑인분장을 한 채 나타나 행인들을 놀라게 한 아이들이 재능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배우지망생들로 밝혀졌다.
퍼포먼스를 진행한 구호단체 월드비전(대표 박종삼) 관계자는 9일 "퍼포먼스에 노원종(15), 박선열(17), 박찬웅(17), 전무헌(28) 등 4명이 참여했으며 서울 소재 M연기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얼굴과 몸을 까맣게 칠하고 반바지만 입은 채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를 연기했다.
관계자는 "참여한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했다"며 "전씨는 식사까지 거르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배고픈 아프리카 아이를 표현하는데 점심식사는 필요 없다는 게 전씨의 생각이었다고.
퍼포먼스 시간에 학교를 가야하는 노원종군은 학교에 공문을 제출, 공연을 허가받아 야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박선열, 박찬웅군은 개교기념일로 생긴 모처럼의 휴일을 반납하고 홍보에 나섰다. 박선열군은 "기아체험 24시 행사에 참여 신청을 했는데 미리 기아체험을 해본 것 같다"고도 말했다.
퍼포먼스의 기획은 최근 김치마스크를 제작해 화제가 됐던 재미 광고전문가 이제석씨가(28) 맡았다. 이씨는 월드비전의 홍보 자문위원을 맡아 이번 기아체험행사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이씨는 "피켓에 적혀있는 '하루만 이 아이가 돼 보라는' 메시지가 퍼포먼스의 핵심"이라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기아 아동을 후원하는 NGO 월드비전은 오는 23일부터 양일간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기아체험 24시간' 행사를 주최한다. 행사의 홍보차원에서 8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퍼포먼스를 벌였던 월드비전은 "23일까지 몇 번의 퍼포먼스가 더 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
발상을 신선하게 하는 것
참 좋다.
청년은 도전해야 한다.
청년은 꿈을 꾸어야 한다.
그래야 청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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