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국내교회

수원시 구운동 세한교회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9. 3. 16:24

[출동! 참 좋은 교회학교 현장] (18) 수원시 구운동 세한교회

[2009.08.19 17:55]      


성령체험에 교육 중점… 학생수 1200명 넘게 부흥

모두들 교회학교가 위기라고 말한다. 교사와 재정 부족, 담임목사·학부모의 무관심, 성적 위주의 학교교육에 밀리는 현실, 부실한 교육 프로그램 등등. 그 이유를 꼽으라면 한도 끝도 없다. 부흥하는 교회학교에도 이런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부흥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생명력의 유무에 있다. 즉 예수를 제대로 체험했느냐, 못했느냐에 있다.

보통 교회에선 어린이의 경우 성령체험이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1시간 이상 기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성령체험은 고등학생 이상이나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구운동 세한교회는 이런 편견을 극복하고 성령체험이 교회학교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선생님, 저요! 저요!" 세한교회를 찾아간 지난 16일 수십명의 어린이들은 성경퀴즈에 답하기 위해 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다른 예배실에선 성가대 가운을 입은 어린이들이 입을 오물거리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은 교사들이 의사 가운을 입고 신앙을 점검한 뒤 약을 지어주는 병원 콘셉트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옆 건물 200㎡ 예배실엔 중학생만 200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중등부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지난 3월 예배를 둘로 나눴다. 학년별로 9개 장소에서 예배 드리는 세한교회 교회학교의 진풍경이다.

세한교회는 장년 성도가 2500명인데 유아부부터 고등부까지 학생수가 1200명에 이른다. 수원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교회 교회학교가 5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숫자다. 세한교회 교회학교가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담임목사가 직접 여름·겨울성경학교, 수련회 은사집회를 인도한다. 참석자는 담당 전도사부터 부장교사, 고등학생, 저학년 어린이까지 모두 포함된다. 집회에선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도 성령을 체험하고 변화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조성은(15) 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방언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교회 나오는 게 재미있어졌다"면서 "교회 와서 찬양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과 5세짜리 아이를 둔 이오순(45·여)씨는 "큰 아이가 올해 3월 수련회를 다녀오더니 새벽예배를 나가겠다며 깨워달라고 부탁하더라"면서 "아이가 성령체험을 하고 나서 친구관계도 원만해지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고 뿌듯해했다.

둘째, 성령충만한 교사들의 헌신이 있다. 교회학교는 교사가 무단결석을 3회 하면 면직처리한다. 부장교사의 경우 소명감을 갖추고 교사 경력 10년 이상인 사람을 원칙으로 하며 무단결석은 아예 허용하지도 않는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교사 부족현상을 똑같이 겪고 있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교사들은 관심과 애정으로 학생들을 돌보고 학생들은 그 마음을 알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유년2부 총무교사를 맡고 있는 라호택(47)씨는 "교사가 3회 이상 지각을 하거나 열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담임교사에서 뺀다"면서 "교사들은 담임목사님의 영적 지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이형근(47·여)씨는 "교사들이 돼지 가면을 써가며 몸을 던져 재미있게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이 말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6학년짜리 딸아이가 선생님과 함께 캠프를 다녀오더니 엄마 아빠에게도 말하지 않는 비밀을 선생님에게 털어놓더라"고 말했다. 중등1부 부장을 맡고 있는 조경길(47)씨는 "몇몇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학년을 같이 올라가고 고등부로 진급하면 다시 중학교 1학년을 맡아 3년간 정성을 다해 동고동락한다"면서 "학생들이 진급할 때 관리가 소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사들이 상급반에서 1∼2주간 같이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셋째, 교회학교 학생들이 직접 예배에 참여한다. 모든 학년은 성가대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도 성가대를 구성해 예배 때 가운을 입고 찬양을 드리며, 찬양단과 율동팀, 반주자도 학생들이 맡는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예배 자체가 새로 출석한 학생들이 소속감을 갖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을 맡고 있는 안경순(40·여)씨는 "아이들이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 교회에 나온 친구에게 제일 먼저 성가대를 권한다"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2학년과 6학년 자녀를 둔 문윤희(41·여)씨는 "아이들이 예배 한 시간 전에 와서 율동과 찬양연습을 하는 게 전통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부모와 학생의 가정신앙 유무를 교차분석해 부모가 교회에 출석하지만 자녀가 출석하지 않는 경우, 자녀가 출석하지만 부모가 출석하지 않는 경우를 찾아내 교구와 연계해 틈새전도를 펼치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또 수요일 저녁예배를 장년들과 분리해 교회학교 학생만을 위한 키키(KiKi·King's Kids Service)로 드린다. 고3은 주일 오전 8시30분 예배가 필수다. 모두 체험 신앙, 예배 중심의 삶을 전수하기 위한 방책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어진다는 말이다. 세한교회 교회학교 부흥비결은 이 말에 수식어를 하나 더 붙이면 될 것 같다. '성령충만한 인사가 만사'다.

수원=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수원시 구운동 세한교회

"어린이도 어른 못지않게 소중한 영혼입니다. 반드시 성령을 받게 해야 해요. 은사집회를 인도할 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영상을 활용하고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반복해서 읽게 하고 메시지를 전해요.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엉엉 울면서 기도해요. 선생님요? 당연히 성령충만해야 사명감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주남석(사진) 세한교회 담임목사는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목회자다. 육군 작전장교 출신인 그는 1978년 소령 진급의 기회를 마다하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가 수원시 화서동에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땐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삶이 모델이었다.

"조 목사님도 서울 불광동 천막에서 처음 교회를 시작하셨잖아요. 신학교 재학시절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79년 일이 터졌어요. 개척 초기 천막교회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회 앞에 있던 400년 된 성황당 나무가 마른 하늘에 쾅하고 쓰러진 겁니다. 초록색 잎이 무성했던 아름드리 나무였는데 말이죠."

그때부터 동네사람들 사이에서 '예수신이 와서 우리 신을 넘어뜨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천막을 부수고 교회 앞에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렸다.

"어려움이 많았죠. 동네 사람들을 붙잡고 3개월만 참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교회에서 병자들이 치유되는 역사가 일어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죠. 당시 큰 물통에 수박을 썰어 넣고 설탕을 넣어 아이들에게 한 바가지씩 줬어요. 그렇게 교회개척 한 달 만에 200명을 데리고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했어요."

교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흥했고 1년 만에 교회당 건물을 세웠다. 화요신유은사집회는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97년 지금의 교회 건물을 지을 땐 IMF 경제위기로 공사업체가 부도나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생명을 건 눈물의 기도로 2000년 연면적 1만1900㎡의 성전을 완공했다. 그가 교회와 지역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펼치는 성령운동도 이 같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여러 가지 인간적 방법보다 기도운동을 펼쳐 성령을 받게 하는 게 제일 빠른 해결책입니다. 성령을 받으면 성도는 절대 타락하지 않습니다. 교회학교는 교사들이 먼저 변해야 성장합니다. 교회학교 아이들도 성령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있지 않겠습니까."

수원=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