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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女ㆍ건어물女…그녀는 정말 연애 성공할수 없을까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7. 16. 19:29
철벽女ㆍ건어물女…그녀는 정말 연애 성공할수 없을까
출처: 헤럴드생생 원문 기사전송 2009-07-16 08:40
여기 두부류의 여성이 있다. 연애를 하지 못하는 여성과 연애를 하지 않는 부류의 여성이다. 통칭해서 전자는 철벽녀, 후자는 건어물녀로 불린다. 공통점은 남들이 봤을 때 특별히 연예를 하지 못할 하자가 없다는 것.
철벽녀는 연애는 하고 싶지만 연애에 대한 환상이 크고 자존심이 높아 자신의 이상형에 미치지 못하는 남자들이 아예 자신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벽수비’로 방어하는 여자를 말한다. 이에 비해 건어물녀는 직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완벽하고 능력있는 여성이지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외출복을 집어 던지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추리닝’을 입고 텔레비전을 친구 삼아 맥주와 함께 건어물을 질겅질겅 씹는 여성을 이른다. 최근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이 높은 계단을 올라갔을 때 뿐이었다면 당신도 건어물녀일 확률이 높다. 건어물녀는 일본만화 ‘호타루의 빛’에서 유래한 말로,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자신이 철벽녀라고 주장하는 평범한 여대생 박무연(24) 양.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그녀는 대학생이 되면 남자친구는 저절로 생긴다는 어머니의 말에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만했다. 그러나 남자친구가 저절로 생기기는 커녕 대학 4학년이 되도록 남자친구 근처에도 못갔다. 몇번 소개팅에 등장했지만 상대의 작은 결점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 모두 퇴짜를 놔버렸다. 그녀는 ‘킹카는 외롭다’는 말을 곱씹으며 오늘도 싱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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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녀’를 묘사한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 |
건어물녀로 추정되는 회사원 김권태(27) 씨. 그녀의 일상은 마른 오징어처럼 건조하다. 오전 9시에 출근, 회사일이 끝나는 오후 6시 땡하면 곧바로 집으로 퇴근한다. 집에 오자마자 갑갑했던 외출복은 무릎이 늘어난 트레이닝복으로, 소프트렌즈는 두꺼운 뺑뺑이 안경으로, 곱게 빗어 내렸던 긴 머리는 질끈 묶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밤 10시가 되면 꼭 챙겨봐야 할 TV드라마뿐이다. 드라마를 보며 상비약같은 건어물을 질겅질겅 씹으며 맥주 한 캔을 마실 때 그는 비로소 행복을 찾는다. 물론 외부 약속은 온갖 핑게를 대고 피하며 은둔을 택한다.
그렇다면 왜 현대여성들은 건어물녀와 철벽녀에 공감하고 있는 것일까. 신조어가 생길만큼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건어물녀는 있었지만 특히 요즘들어 늘어났다면, “세상살이가 고달파 조로현상이 생긴 것일 수 있다”고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은 진단한다. 단군이래 최악의 취업난을 극복하느라 ‘스펙’을 만족시키는데 에너지를 소진하고, 어렵게 드러간 회사의 업무는 만만찮다. 구조조정을 통해 과거 두사람이 하던 일을 한사람이 할 만큼 업무가 빡빡해진 것. 게다가 남성중심의 직장생활에서 여성은 유리천장이다. 심신이 지쳐 만사가 귀찮아지고, 결국 은둔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철벽녀는 달라진 가족문화에서 원인을 찾는다. 소득은 높아지고 출산이 줄어들면서 가족내 사랑을 독차지한데다, 과거 엄격했던 아버지의 위상은 친구처럼 친절해졌다. 이런 환경에서 곱게 곱게 자란 여성들이 아버지보다 훨씬 좋은 남자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고, 현실의 연예관에서도 이같은 환상이 투영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벽녀와 건어물녀를 탈출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무작정 밖으로 나가 부딪히라’고 권한다. 일과 사람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으로 치유해왔던 건어물녀는 사회속에서 동고동락하다보면 훨씬 삶이 다양하고 윤택해진다는 것이다. 철벽녀에게는 자존심을 접고 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ㆍ김하정 인턴기자/sandou@hanmail.net
뭐든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음이 잇으면 양이 있고
양이 있으면 음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