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선교
해외단기선교 올해는 좀 다르게 하려면…‘현장 무시’ 프로그램 삼가라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5. 30. 20:01
단기선교 올해는 좀 다르게 하려면…‘현장 무시’ 프로그램 삼가라 |
[2009.05.25 18:49] | ||
![]() 단기선교 시즌이 돌아왔다. 단기선교는 비전트립 비전여행 아웃리치 단기봉사 단기선교여행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1∼2주간 해외 선교에 참여하는 활동이다. 단기선교는 선교지를 직접 방문해 선교사들의 사역현장을 돌아보고 선교 행위를 통해 개인에겐 선교 비전을 키우고 교회에겐 장기선교로 연결되는 가교가 된다. 그러나 지속성 없는 이벤트성 활동, 현지 문화를 고려치 않는 한국식 행동양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 등 단점도 지적돼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2007년 아프간 피랍 사건을 계기로 단기선교에 대한 논란도 불거져 최근엔 건강한 단기선교를 위해 교단과 선교단체 등이 직접 단기선교 훈련을 챙기고 있다. 최근 예장통합 총회세계선교부, 한국선교연구원(KRIM), 혜성교회 등서 마련한 단기선교 지침들을 묶었다. ◇철저한 준비와 전략 가져야=단기선교는 준비한 만큼 결과도 다르다. 전문가들은 6∼8주 정도의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선교에 대한 개관과 단기선교에 대한 관점, 타문화 접근에 대한 행동 방식, 사역의 형태, 리더십과 팀워크 등을 면밀히 교육해야 한다. 특히 현지 상황과 선교사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캄보디아 김득수 선교사는 "타문화권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선교에는 새로운 문화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선교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동교회 선교부 이창현 선교부장도 "현지를 무시하는 사역들이 빈번히 일어난다"며 "현지 선교사의 사역 방향과 현지 교회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우리 방법을 이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선교사와의 사전 공조는 필수다. 김득수 선교사는 "효과적인 단기선교가 되려면 한 지역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지역교회가 가져야 한다"며 "선교지의 선교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장단기 선교전략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지 상황은 언제나 바뀔 수 있어=선교지의 장기선교사들은 단기선교팀을 몇 가지로 분류한다. 배낭여행형, 단순방문형, 오합지졸형, 시찰과 감사단형, 일방통행형, 실적형 등의 유형이다. 이 중 가장 꼴불견은 일방통행 유형이다. 선교 현장과 관계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만 하다 간다거나 준비된 프로그램만 진행하는 데 급급해한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오현재 전도사는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사역은 끝난다고 봐야 한다"며 "단기선교는 여행이나 공연을 위해 온 것이 아니기에 현지에 온 이유를 한 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하며 예배하는 마음으로 성령의 일하심에 맡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단기선교팀 한 명 한 명은 행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충동적 약속은 금물이다. 이창현 선교부장은 "충동적 기부나 헌금 약속 등은 안 된다"며 "귀국하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주겠다, 이메일 교류하자, 물건을 보내겠다 등 지킬 수 없는 개별적 약속 역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녀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단기선교는 지역교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팀의 보고를 통해 선교를 이해하고 교회가 선교적 사명과 열정을 회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두날개선교회 총무 강하수 목사는 "단기선교 보고에는 구체적 사역 일정과 내용 등을 비롯해 현지인과 참가자들의 반응도 함께 담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회가 지속적 장기사역으로 나아가는 전략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증 수준의 보고가 아니라 지속적인 선교로 이어지는 비전제시가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장신대 박보경(선교학) 교수는 "사역 보고는 현지인 관점과 현지 선교사의 평가가 중요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다음 해 단기선교팀 활동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단기선교 보고서는 선교현장에 중요한 자료이기에 교회의 선교부서나 위원회에서 관리해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글로벌 경제 위기가 교회별 해외단기선교 참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항공료 상승, 현지 체류비 증가, 교회와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 등이 단기선교를 주춤하게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단기선교팀 활동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세계선교부 정용구 목사는 "경제위기 속 단기선교는 어느 때보다 분명한 재정원칙 하에 사람과 선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전문성과 선교전략, 현지 맞춤형 접근으로 열매맺는 단기선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