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영적 리더십
흔들리는 목양, 양무리 길을 잃다 , 노영상교수님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3. 10. 17:13
흔들리는 목양, 양무리 길을 잃다 , |
1월특집 "교회 성장 원한다면, 뒷문을 닫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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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상 /장신대 교수ㆍ기독교윤리학
1. 흔들리는 목양 2천년대 들어 한국교회는 침체기를 맞고 있다. 각 교단의 통계들은 한국교회 전체 신자수가 오히려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그런 가운데에도 성장하는 교회들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도 교회간의 수평이동이 대부분이다. 교회에 유입되는 새신자의 수가 감소됨과 동시에 기존 신자들이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빠져나가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 새신자 전도도 문제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신자들을 나가지 못하도록 뒷문을 걸어 잠그는 방안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2. 양떼가 떠나가는 원인에 대한 진단 이같은 양떼들의 이탈 원인들이 다각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먼저 한국교회의 이미지 훼손이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교회 분쟁, 목회 세습, 기독교 이단들의 극성, 물량주의, 기독교인의 부정부패, 교회의 세속화 등으로 교회에 염증을 느낀 신자들이 교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지난 60~70년 고도성장 시대와 같은 심리적인 불안요인이 오늘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60~70년대에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며 공장들이 도시인근에 들어서게 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농촌인구들의 도시유입이 있었다. 새로운 도시로 이주해 주변에 아는 사람들도 없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사람들은 많은 불안감에 휩싸였으며, 이로 인해 일정한 위로와 친교가 있는 교회로 몰려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젠 그런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으로, 이전보다 국민들이 종교에 크게 의존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로 목회자들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에도 이유가 있다. 예전엔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많지 않던 시대였다. 하지만 오늘날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다. 외형적인 학력뿐 아니라 목회자들의 일반적인 지적 수준 약화가 목회에 어려움이 되고 있다. 또한 목회자들의 도덕성, 설교 수준, 전도에의 열정, 영혼에의 사랑, 목회적 성실성 등이 이전의 목회자들에 비해 약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이로 인해 목회자들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교회에서 사람들이 멀어지게 되는 원인을 야기하였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 경제적인 여유로 인한 레저 활동의 증가가 교회출석에 장애를 야기하였다는 견해다. 이전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레저를 즐길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경제적인 여유와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사람들이 주말에 교외 및 외국으로 나가는 일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기존 신자들의 교회출석이 힘들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교회들의 양떼 수 감소는 새로운 신자들이 유입이 준 것에도 문제지만, 대부분 신자들의 수평이동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양떼의 수평이동은 여러 이유를 통해 야기된다. 작은 교회로부터 큰 교회로 이동, 목회자에 대한 실망감과 교회의 분쟁, 이사에 따른 출석교회의 변경 등이 수평이동의 원인들이다. 3. 진단에 대한 처방 위와 같은 진단에 따라, 양떼들을 양우리에 붙들어두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에 가장 먼저 강조되어야 할 점은 목회자들의 자질 향상이다. 그간 미인가 신학교들의 난립으로 목회자들의 질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차제에 큰 교단과 군소교단들이 연합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고, 그를 통해 열악한 신학교들을 큰 신학교로 과감히 병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나친 교단의 난립은 교회성장에도 큰 저해가 된다. 아울러 목회자들의 도덕성 제고를 위해, 신학교에서 목회윤리를 가르칠 것을 제안한다. 교단 차원의 목회윤리규정을 만들고 신학생들에게 목회윤리에 대한 강의를 수강케 하면, 어느 정도 훈련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교회의 분쟁들이 목회자의 도덕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일 것이라 사료된다.
두 번째 오늘의 한국교회는 이전 목회방식에서 탈피,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농촌인구의 유입으로 교인들이 몰려오는 상황이었다. 또한 이전과 달리 불교나 가톨릭도 전도와 포교의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이전과 차별화된 목회적 대안이 나와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여유를 가진 도시인들에 맞는 영성훈련과 교회생활의 새 모습을 모색해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독교의 본질에 충실하여, 성경연구에 집중하고, 성경을 중심으로 한 말씀을 선포하며, 신앙에 기본이 되는 기도생활과 절제생활 및 소그룹을 통한 성도간의 친밀한 교제를 다시 강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여긴다.
세 번째는 교회와 목회자 및 신자의 이미지 회복이 요청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교회들이 봉사의 순수성과 진지함이 장착된 사회에 대한 관심을 보일 때이다. 다른 교회가 하니까 우리 교회도 하는 식으로 사회봉사를 하는 것으론 곤란하다. 그 지역의 요구를 조사하여 교회가 계획을 세워 봉사의 일을 체계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교회의 이미지 개선에 큰 유익이 될 것이다. 교회의 이미지 개선은 교인들에 자긍심을 주어, 교회에 머물러 있게 하는 좋은 유인책이 될 것이다.
네 번째로 교회의 수평이동도 문제이다. 대형마트가 생기면 주변의 구멍가게들이 문을 닫게 되는 것처럼, 어느 동네에 큰 교회가 들어오면 주변의 작은 교회들은 침체되는 것이 오늘의 형편이다. 그것은 교회의 규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은 교회들의 가지고 있는 목회 콘텐츠들이 큰 교회만 못한 것도 문제가 된다. 이에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목회의 질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도록, 나름의 정돈된 목회 매뉴얼을 총회 차원에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 천주교에선 매주의 강론 내용을 각 성당으로 배부하기도 하였는바, 그럴 정도는 아니더라도 목회의 내용을 일정부분 일치시키는 것이, 불필요한 수평이동을 막을 수 있는 길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섯 번째로 중요한 점은 목회자들이 공동체 조직이론(community organization theory)을 다시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공동체가 구심성 있게 연합하기 위해선, 나름의 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신앙의 내용을 분명히 하여, 그 내용 아래 사람들이 하나 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바, 그에 대한 기술과 관리능력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사람들을 조직하여 리더십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재정과 인력을 투여하며, 장애 요인들을 극복하여, 공동체의 조직을 강화하는 등 조직이론에 대한 다각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렇게 냉철히 이해된 공동체 구성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없이는, 이전의 시대와 같은 교회의 발전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새신자 관리 능력이 목회자들에게 요청되는 시점이다. 새신자를 전도하여 그들을 양육하는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 시스템을 교회들이 갖출 필요가 있다. 4. 마치면서 본교단은 이러한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며, '예장 3백만 성도 운동'을 모토를 정하고 운동을 시작한 바 있다. 이에 이같은 운동들이 보다 효과적이기 위해서, 새신자를 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 들어왔거나 기존의 신자들이 이탈하지 않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의 교회의 침체는 이전과 같은 전도방법과 관리능력으론 극복하기 어려운 바, 이에 대한 보다 집중적 연구들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교회의 뒷문을 걸어 잠가 교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일이 시급할 것이라 사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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