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삶/전도

‘영혼을 움직일 수 있는 컨텐츠’를 준비하자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2. 25. 07:19

‘영혼을 움직일 수 있는 컨텐츠’를 준비하자

[기고] 웹사이트를 통한 사이버선교에 대하여 (5) [2009-02-24 19:58]

크리스천투데이는 인터넷 선교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 방법론에 대한 담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통한 사이버선교에 대하여’라는 글을 게재합니다. 이 글을 기고한 윤희균 집사는 본지의 객원기자로, 현재 캐나다의 디자인회사에서 Senior그래픽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고, 토론토 디모데장로교회의 웹지기로 봉사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10여년 동안 교회 웹사이트를 관리해 오면서 웹사이트를 통한 교회의 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총 5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4. 교회 웹사이트,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열린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교회 웹사이트엔 불특정 다수의 방문자들이 찾아 올 수 있는 개연성이 늘 있다. 필자가 속해있는 교회의 웹사이트 통계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게시판 등에 나타나는 경험적 데이타를 감안하여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본교회 회원의 방문 비중이 70% 정도로 나타난다. 그외 약 30%는 타교회 회원, 돌발적인 또는 의도적인 방문자, 친지 기타 방문객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돌발적인 방문자란 서치엔진 등을 통해 다른 정보를 찾다가 무심코 방문하는 경우를 말한다. 돌발적인 방문자들이 웹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사료된다. 또 이 같은 방문자의 구성은 교회의 지명도, 컨텐츠의 종류, 홍보의 여부 등에 따라 다른 추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방문자 추이가 한국 교회 웹사이트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가정할 경우 웹사이트 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소위 나그네 방문자들에 대한 별 배려없이 운영되는 대부분의 한국 교회사이트 운영 현상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교회 웹사이트는 사이버 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타적 커뮤니티의 전형인 특정 그룹 또는 계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까페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경적 원리에 맞는 운영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우리는 교회 웹사이트의 주 고객(main client)은 누구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다시 제기할 필요가 있다. 가상의 주 고객을 설정하는 일은 웹사이트의 컨텐츠 개발 방향을 정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물음에 대하여 모든 교회가 같은 답을 가지고 있으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그 답의 수준에 따라 각 교회 홈페이지의 운영의 큰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5. 교회 웹사이트의 컨텐츠 개선을 위한 새로운 인식

웹사이트의 본질적인 기능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기독교 신앙의 언어로 바꿔서 표현한다면 ‘나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앙의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이란 단순한 의사 소통을 넘어 예컨대 성도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다양한 형태의 신앙고백을 적당한 방법으로 나누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나눔은 신앙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개인의 신앙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성도들은 목회자의 설교를 통해 감동을 받고 성도 간의 나눔을 통해 위로 또는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며 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다. 교회 웹사이트는 이러한 나눔을 담을 수 있는 좋은 공간임에 틀림없다. 경험적으로 보면 평범한 성도가 쓰는 생활 속에서의 신앙 이야기는 교회 웹사이트의 방문객들이 보다 친근하게 접근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안내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방문객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사이버상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컨텐츠 만이 방문객과 소통을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거창한 용어와 그래픽으로 치장된 교회 홍보보다 성도의 잔잔한 신앙 고백이 담긴 컨텐츠가 사이버 선교를 위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본 교회 회원은 홈페이지의 방문자이기도 하지만 컨텐츠의 생산자여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곧 홈페이지의 컨텐츠를 통해 사이버 선교에 참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실 웹사이트 사용자들이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은 시대의 필연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소위 웹2.0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웹사이트의 컨텐츠가 소수의 운영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수의 사용자들에 의해 직접 제작되고 공유된다는 것이다. 소위 UCC(User Created Contents)라고 불리우는 현상이다. 이는 사용자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컨텐츠를 직접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도록 인터넷 기술이 보편화된 덕분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컨텐츠를 만드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 열정이 있어야 하며 어느 정도의 재능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반면 이른바 평신도들이 삶을 통해 내어놓는 컨텐츠는 설교 컨텐츠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방문객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회원(성도)이 컨텐츠의 생산자로서 사이버 선교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에 동의한다면 이제 교회 웹사이트 컨텐츠의 내용과 구조 그리고 표현의 우선순위를 바꿔갈 필요가 있다. 교회의 상황과 처지에 맞는 사이버 선교의 방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교회 홈페이지를 이용한 사이버 선교는 전문 웹디자이너 또는 몇몇 운영진에 일임하는 방식이 아닌 사명감을 가진 교우들이 직접 참여함으로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V. 결론

필자는 이 글에서 크게 두 가지의 관심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자 했다. 첫째, 현재 주로 지원 사역에 치중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계의 사이버 사역이, 창의적인 웹사이트의 운영을 통해 사이버 상에서 비기독교인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사역 즉, 제 III장에서 제시한 웹사이트 사례와 같이 웹사이트의 컨텐츠를 통해 비기독교인의 자발적 접근을 안내하는 방식으로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 둘째, 교회 웹사이트가 선교적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회의 회원(성도)이 컨텐츠의 제작 주체 곧 컨텐츠의 생산자라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웹사이트 상의 컨텐츠 구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편 많은 기독교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한 가지는 사이버 선교가 전문적인 인터넷 기술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사역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이버 선교 사역은 기술 사역이 아니라 컨텐츠 사역이다. 사이버 사역의 구현에 필요한 기술적인 요소들은 일반 기술인력에 의해 개발되고 유지될 수 있지만 컨텐츠의 발굴과 생산 및 개발은 적어도 선교적 열정이 우선적으로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위 사이버 사역자(또는 사이버 선교사)에 대한 정의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이버 사역자란 인터넷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좋은 컨텐츠를 발굴하고 생산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이버 사역자를 지속적으로 세워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이버 공간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또 다른 생활 공간으로 존재하고 있고 그 영역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이버 선교가 더 용이해 지거나 저절로 풍요로와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누리꾼의 움직임을 볼 수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사이버 사역은 기본적으로 ‘기다림의 사역’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한한 가능성도 있지만 이와 함께 실적을 예상할 수 없는 막연함이 있는 사역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역자들이 해야 할 일은 불특정 다수의 누리꾼이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을 시도하는 순간에 시각을 멈추고 돌아볼 수 있도록 ‘영혼을 움직일 수 있는 컨텐츠’를 준비해 두는 일일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여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선교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