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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서울대생이 없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 30. 11:31

"뽑을 서울대생이 없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출처: 2009년 1월 29일(목) 오후 6:33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한국벤처업계의 '기린아' 변대규 휴맥스 사장. 지난 89년 20대에 서울대 대학원생 신분으로 창업한 '건인시스템'으로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지 벌써 20년이다.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는 세월 동안 변 사장의 나이도 50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와 함께 세월을 같이 한 휴맥스는 여전히 국내 IT, 벤처 분야의 대표기업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동시대에 창업했던 벤처1세대 들이 대부분 불명예 퇴진하는 와중에도 변 사장은 어쩌면 소심해 보이면서도 과감한 경영으로 20년간이나 기업을 존속시키고 성장시켜온 CEO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휴맥스 입장에서 본다면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경영이 가능한 기업을 만들어온 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휴맥스와 견줄만한 IT 관련 벤처 출신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서비스 분야가 아닌 정통 제조 IT 분야에서는 이같은 아쉬움이 더한다.

언론과의 소통이 많지 않은 변사장이 창업 20주년을 맞아 모처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 벤처 산업의 실상에 대한 충심스러운 고백과 조언이 묻어났다.

변 사장은 국내의 벤처 상황에 대해 개인의 역량 문제를 지적했다. 본인의 대학 후배들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최근 3년간 공채를 하면서 서울대생을 뽑지 못했다. 문제는 서울대 졸업생이라 해도 실력이 과거와 같지 않다. 이래서는 기술과 양산이라는, 지난 10년간의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현 엔지니어들의 역량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는 게 변 사장의 진단이다. 향후 10년을 보장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다. 정부 정책으로 지원해도 소용이 없다.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도전 정신이 너무나도 빨리 사라졌다."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현재 젊은이들이 너무 안정 지향적이라는게 변 사장의 생각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똑똑하고 열정있는 인재들이 창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벤처 나름대로의 경영방식도 필요하다는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대기업이 아닌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한국적 경영방식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링 역량의 감소와 양산 능력의 성장 한계 보완을 위한 개발 방식과 프로세스 개선도 필요하다."변 사장은 휴맥스도 성장이 정체되는 등 위기라고 전했다. 매출 8천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이 위기라고 할 정도면 창업단계 기업의 어려움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창업을 하라고 부추겼다.

변 사장은 자신이 20년간 '롱런'한 비결을 살짝 공개했다. "벤처기업의 CEO는 착해야 한다. 착하게 한눈을 안파는 것이 휴맥스의 성공 요인이었다."'벤처' 하면 부도덕과 한탕주의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는 한국 현실에서 더욱 빛나는 변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백종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