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삶/한국 읽기

대학진학률 84%`딜레마 빠진 한국호 어디로 갈 것인가?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9. 1. 19. 13:08

대학진학률 84%`딜레마 빠진 한국
2009년 1월 18일(일) 오후 5:54 [매일경제]


★ 사례 1.
독일 젊은이 패트릭 씨(28). 그는 독일 공작기계 제조업체의 중국 프로젝트 매니저다. 약관 20세에 패트릭 씨는 회사에 취업했다. 9년 동안의 정규교육을 마친 후 3년6개월의 직업교육을 받고 곧장 현장에 뛰어들었다. 대학교육은 받지 않았다.

6년 동안 공작기계 분야에서 실무를 닦은 패트릭을 눈여겨 본 회사는 2007년 중국 근무를 제안했다.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픈 꿈을 꿔왔던 패트릭 씨는 흔쾌히 중국으로 건너갔다. 2년 동안 감독관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의 실무경력과 해외경력을 높게 산 동종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조건의 이직을 제의했다.

★ 사례 2.
한국 젊은이 채인석 씨(가명ㆍ30). 그는 다음달이면 '석사 학위'를 받는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다. 채씨는 2년 전 대학을 졸업한 후 도피하듯이 대학원에 진학했다.

어떤 직장이든 취업해 보려고 애썼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수도권 대학 법학과를 졸업했고, 나쁘지 않은 학점과 영어성적을 받았지만 그를 필요로 하는 기업은 없었다. 눈높이를 낮춰도 쉽지 않았다.

법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한숨만 나온다. 채씨는 작년 여름 노량진 학원가에서 국사 행정학 등 9급 공무원 수험서를 구입했다. 법학석사 학위를 받는 채씨는 도서관에서 8절지 문제집과 씨름하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딜레마에 빠졌다.

'대학(大學)민국'이라 불릴 만큼 임계치를 넘어선 대학진학률로 인한 사회적 낭비와 부작용이 심각하다.

작년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83.8%. 50~60%대인 미국 일본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사고와 350개가 넘어 포화상태인 대학, 여기에 일찍부터 전문가(장인)를 키우는 교육체계 부재가 어우러진 결과다.

직업학교를 나온 독일 일본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누비는 장인으로 커가고 있을 무렵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도서관에서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게 현실이다.

전문고나 전문대학이면 충분한 중소기업이나 단순한 일자리에 석ㆍ박사들이 몰리는 현상을 단순히 일자리 부족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기획취재팀][ⓒ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