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과 삶/설교자

[스크랩] 명설교자에게 듣는다―곽선희 소망교회 원로 목사] “백화점식 강연 아닌 말씀 전하는 설교를”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2. 23. 19:37

[명설교자에게 듣는다―곽선희 소망교회 원로 목사] “백화점식 강연 아닌 말씀 전하는 설교를”

[2008.02.12 21:53]       


곽선희(75·소망교회 원로) 목사는 '설교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설교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목회자다. 한국교회의 설교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이다. 곽 목사는 45년간의 목회 기간동안 프로그램이나 교회성장 방법론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오직 설교 하나로 승부를 보았다. 그 결과가 오늘의 소망교회다. 그는 자신의 목회에서 자랑할 만한 일이라곤 40여년동안 새벽기도에 개근했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설교자들은 오직 성실함으로 하나님 뜻을 찾는데 진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새벽기도와 말씀이야말로 곽 목사의 목회를 이해할 수 있는 요소다. 곽목사는 '깊은 생각'과 '경건'을 강조했다.

-무척 건강해 보이십니다. 설교이야기로 바로 들어가지요. 설교란 무엇입니까.

"요즘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가 안된다고 아우성칩니다. 왜 설교가 안될까요. 왜 설교에 은혜가 없을까요. 기독교(개신교) 성장의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점이 설교에 있는 것이 분명한데, 왜 우리의 강단에서 설교가 힘을 잃었을까요. 요즘 한국교회가 설교의 본질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설교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설교의 본질을 잃었기에 교회 성장을 위해서 편법을 씁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이벤트화와 프로그램화의 물결 속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이런 이벤트들은 지극히 인본주의적인 시도입니다. 설교의 카리스마를 잃어버린 데서 오는 몸부림들입니다. 그러나 모든 목회자들이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개신교의 생명은 설교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왜 설교가 안됩니까. 그것은 설교자나 목회자들이 설교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설교는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성이 중요합니다. 말씀으로서의 설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지식으로서의 설교가 선포되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설교가 아니라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전달하려고 설교자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기를 조합합니다. 논리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러다 보면 성경을 떠나게 됩니다. 지식 백화점식의 설교를 잘하는 설교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설교가 잘못돼 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설교자)는 어느 사이에 예수님을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명력이 없어졌습니다."

-요즘 한국교회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가 청중들을 흥분시키는 감성적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이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적지않은 설교자들이 청중들에게 '절정 경험'(peak experience)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청중의 감성적 의식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설교 가운데 그림이나 연극 등 여러가지를 보여줍니다. 기억하십시오. 보는 것이 많아지면 듣는 능력이 사라집니다. 물론 듣는 것만 너무 강조되면 생각하는 능력이 없어집니다. 설교자는 청중들이 깊은 생각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종교적인 용어로 말하면 경건이지요. 경건은 확실히 떠드는 것이 아닙니다. 경건은 고요함이요, 듣는 마음입니다. 요즘의 설교는 청중들의 듣는 능력을 마비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댄스홀이나 노래방에서 한바탕 떠들고 나면 후련해지는 '노래방식 교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다 보면 강단에서 참 설교는 사라지게 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도덕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도 한국교회 강단에 적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했어요. '율법은 죽이는 법'이라구요. 도덕만 듣는 청중들은 점점 가책의식 속에서 죽어갑니다. 철저한 죄인이 돼버립니다. 강단에서 율법적 강의와 도덕적 훈계에 치중하게 되면 청중들이 서서히 죽어갑니다. 결국 설교 같이 보이지만 설교가 아닌 것이지요."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바른 설교란 무엇입니까.

"바른 설교, 소위 잘하는 설교는 지식을 주는 것도,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설교가 바른 설교입니다. 설교자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달라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도 모르게'라는 말에 주목하세요. 이성이나 감성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위해 설교자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해석이 아니라 적용입니다. 성경은 자체가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여기에 신비가 있습니다. 설교자가 말씀을 접하고, 말씀을 묵상할 때, 그 말씀이 설교자에게 말합니다. 여기서부터 설교가 이뤄집니다. 설교자는 하나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목사가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 속에서 설교를 들어야 합니다. 거기서 설교자가 큰 감동을 받고 먼저 설교자부터 변화해야 합니다. 그런 경험을 하면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시각이 바뀌게 되지요. 그런 다음에 청중을 향해 설교를 해야 합니다."

-한편의 설교를 위해 준비는 어느정도 하십니까.

"지난 시절동안 수없이 비슷한 질문을 들었습니다. 한평생 저는 설교를 한 시간 이상 준비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동시에 말합니다. 한편의 설교를 위해서 제 나이만큼 준비했다구요. 한 편의 설교 속에는 제 인생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설교자인 내가 할 일은 성경 속의 말씀을 받아서 이 땅을 사는 사람들에게 적용만 해 주는 것입니다."

-목사님의 설교 전달이 탁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합니다. 특별한 전달의 기법이 있습니까.

"철저히 자기 것이 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유머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유머를 잘하기 위해서는 유머를 즐기면 됩니다. 억지로 외운다고 유머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자가 그 자체를 가지고 즐겨야 합니다."

-장래의 설교자가 될 신학생들에게 한마디해 주시죠.

"신학생들은 설교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400권 이상의 소설책을 읽어야 소설 쓰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학생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좋은 설교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몇 백편의 설교가 머릿속에 있어야 해요. 나는 요즘도 설교테이프와 설교집을 접하고 있어요. 피터 드러커 등 세상이 환호하는 저자들의 책도 즐겨 보고 있구요. 설교자들은 전 생애에 걸쳐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이태형 기독교연구소장

출처 : 청년아 부흥을 꿈꾸라
글쓴이 : 이상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