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삶/생각
'탈중심성' '유동성' '유연성' '창조성' '복합성'을 통찰하면서 웹 문명의 소통자가 될 순 없을까.레너드 스위트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2. 11. 17:03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개발된 테프론 프라이팬, 마이크로칩, 인터넷은 21세기 인류문명을 변화시킨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웹 문화는 '중심에서 주변부로의' 이동을 파생시키면서, 더 이상 기계적 선형 역학이 아닌 여러 곳에 중심을 가지는 복잡계 역학(complexity field dynamics)을 선택하도록 했다.
사실상 테크놀로지는 세계관의 변화를 이끌어왔으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은 개인의 성향과 사회구조를 형성하는 새로운 은유를 만들어냈다. 말하자면 산업문명이 거대기업, 거대정부, 프로그램 중심의 교회와 같은 은유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그 예다. 반면 웹 문명은 탈 중심, 전자적 구조, 작은 마을, 가상공간 영성 따위의 은유를 쏟아내고 있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디지털화가 산업화보다 인류 문명에 더욱 중대하고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976년 모토로라사가 최초로 휴대전화를 시판했을 때 그 가격은 5000달러에 달했다. 당연히 소수 거부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나 휴대전화는 거의 모든 사람의 필수품으로 값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웹의 위협도 더욱 증대하고 있다. 98년 5월15일 갤럭시IV 인공위성이 통제권에서 벗어났을 때 전 세계 5000만개의 호출기 중 80% 이상이 작동을 멈췄고, 셰브론사의 4300여개 주유기가 고장났으며, 라디오 방송과 몇몇 온라인 금융서비스까지 중단됐다.
전 세계적으로 7000만명에 이르는 이른바 '환경에 민감하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과학기술에 정통한 포스트모던 시대의 두번째 세대'인 넷세대(Net Gens)는 마이크로스프트사의 워드 프로그램을 제2외국어로 간주하고 있다. 공립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들에게 웹페이지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고, 4세짜리 아이도 동영상 편집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사이버 상식'(cyber savvy)에 정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이버 얼간이'(cyber klutzes) 간의 구별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또한 웹 문명은 우리로 하여금 '정보귀족 정치' 혹은 '디지털 민주주의' 사이에서 갈등하도록 만들 것이다.
과연 이 같은 웹 문명의 폭풍 속에서 교회는 어떠한 통찰을 가져야 할 것인가. 돌아보면 알파벳이 기독교 전파에 일익을 담당했었고, 일방적 매체인 매스미디어는 전체주의의 선전과 제국주의의 출현에 기여했다.
그렇다면 교회가 다시 디지털 민주주의의 특성인 '탈중심성' '유동성' '유연성' '창조성' '복합성'을 통찰하면서 웹 문명의 소통자가 될 순 없을까.
레너드 스위트 (미국 드루대 석좌교수), 번역·정리=김영래 스피릿벤처미니스트리스 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