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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윤희의 연애 시대] 건강한 사랑의 조건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8. 10. 14. 10:14
고윤희의 연애 시대] 건강한 사랑의 조건
2008년 1월 25일(금) 6:25 [경향신문]


그 누구도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꽤 많다. 사랑에 있어서 초특급 비관론 피해주의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차례 사랑의 실패 경험과 상처를 안고 있다. 또한 부모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상처는 사람의 현재와 미래를 움츠리게 만든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미숙해서 피곤하지만 상처가 너무 많은 사람은 상처중독자가 되어버린다.

자신도 모르게 자학적으로 상처를 주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고가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안 그러겠느냐마는 상처도 적당히 받는 게 건강하다.

상처를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승화시킨 사람은 건강한 사랑을 한다. 즉 과거의 상처가 에너지가 되고 교훈이 되어 한층 성숙한 사랑을 하게 되고, 이성을 보는 눈도 더 올발라지고 똑똑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처를 잘못 치료한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에게 상처를 줬던 나쁜 년, 나쁜 놈과 똑같은 상대를 만나거나 그보다 더한 악질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 일쑤다.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상처와 싸워서 이겨내기 위해 또다시 그런 비슷한 사람, 비슷한 상황 속으로 자신을 위험하게 내던지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위험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자기학대와 비관과 오기의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할 때마다 실패하고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그 상처와 실패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남자복이나 여자복이 없음을 탓한다. 괜히 안되니까 운명론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타고난 여자복이나 남자복이 어디 있을까? 있다고 해도 운명이란 거 자체가 자신의 선택들이 이어져서 그 사람의 운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자복 여자복이 없는 사람들은 유난히 이상한 남자 여자만 선택해 온 사람이란 걸 스스로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스스로 남자복이나 여자복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사람보다 자신을 괴롭히고 불행하게 해 줄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본다. 자신을 진심으로 행복하게 해 주고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이성상대에게는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피해다닌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성상대는 부모와 같은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다.

짜릿한 긴장이나 감정의 줄다리기보단 내가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있건 내 옆에 있어 줄 수 있고, 내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너무 고루하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져도 사람의 진심과 사랑의 진실엔 변치 않는 것들이 있다.

결국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이루고 싶어하는 건,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이유, 외롭다는 이기적인 이유로 사람은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자손을 번식시킨다. 자신을 더 외롭게만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금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변태적 메저키스트다.

부모와 같은 사랑을 해주는 사람을 찾는 일이 돈 많은 남자나 미스코리아 같은 쭉빵의 미모를 꾀는 일보다 100만배나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친한 친구 하나는 그런 귀한 사랑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있으면서도 이 남자가 돈이 없다며 투덜댄다. 바보같다.

나는 왜 남자복이 없을까? 왜 여자복이 없을까?를 탓하지 말고 나쁜 년 나쁜 놈만을 사랑하는 자신의 병부터 고쳐라!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연애의 기초다. <시나리오 작가·‘연애의 목적’ 집필
출처 : 청년아 부흥을 꿈꾸라
글쓴이 : 이상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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