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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비어교회’를 제시한 유성준 교수(협성대) ‘영성과 사회성의 조화’
이상과 현실 그리고 코람데오
2007. 9. 19. 13:51
미래목회의 대안은 영성과 사회성의 조화” |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개혁을 요구하는 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바람직한 실천 모델로 ‘세이비어교회’를 제시한 유성준 교수(협성대)가 ‘영성과 사회성의 조화’를 미래 목회의 대안으로 꼽았다. 유 교수가 월간 <프리칭 아카데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목사님께서는 두 권의 책, <세이비어교회: 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2005, 평단문화사)와 <세이비어교회 실천편: 참된 교회를 이끄는 작은 공동체>(2006, 평단문화사) 등을 통해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하셨습니다. 세이비어교회는 철저하게 영적이면서 철저하게 사회적인 교회입니다. 이민교회에서 사역하다가 학교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 귀국하면서, 교회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얼터너티브한 모델로서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이 모인 그룹에서 한국교회의 이상적인 모델로서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했고, 이것이 목회자 영성세미나로 이어지게 되면서 책으로까지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한국교회가 생각 이상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이비어교회를 바람직한 교회 모델의 전범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한국교회가 모범으로 삼을 만한 교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성과 사회성이 조화를 이루는 교회가 바로 미래 목회에 대한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교회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세이비어교회가 한국교회의 가장 실천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교회가 교회이기 위해서는 분명한 정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위기인 것 같습니다. 성서가 조명하는 교회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늘나라 백성의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과 구분되어야 합니다. 바로 그것을 몸으로 보여 준 것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사건이지요. 오늘날 한국교회는 하늘나라의 도래를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합니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마치 살아 있으나 죽은 것과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세상적인 가치관과 문화에 중독되어 있으며, 성직 매매나 세습 등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좋지 않은 일들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상의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의 것보다 교회를 더 비하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하루빨리 경외심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복음 전파나 순교도 중요하지만, 교역과 봉사 등 한국교회의 부족한 측면을 보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세이비어교회의 영성과 사회성은 무엇이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어떤 면들을 배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마태복음 22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 중 가장 큰 계명이 나옵니다. 첫째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것으로 이것이 바로 영성입니다.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 이것은 바로 우리의 삶, 곧 사역을 의미합니다. 영성과 사역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중요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예로 드시면서 이웃이 누구인가를 말씀하십니다. 이웃은 바로 자비를 베푼 자, 긍휼히 여기는 자, 고통 받는 사람과 함께 그 고통을 나누는 자가 바로 이웃입니다. 교회가 바로 이러한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세이비어교회는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봉사합니다. 우리가 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비전에 동의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가톨릭 성도들도 함께 모여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갑니다. 그들은 종파, 종교를 초월해 연합합니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놓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고 연합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미국에서 교회 성장을 주도하면서 초대형 교회로 진입하고 있는 교회들 대부분은 교회에 경영이 개입되는 번영신학(Prosperity Theology)의 맥락 속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경영 모티브가 목회에 상당 부분 적용된 것입니다. 엄밀하게 보면, 이는 성도들의 회심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지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한 사람의 헌신자를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듯 보입니다. 미국교회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한국교회는 이러한 미국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교회에 그러한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교회는 미국의 대형 교회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입해 목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학생들에게도 늘 가르치는 바이지만, 교회는 교회론이 매우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 각자의 목회 철학, 목회 지역, 목회자의 은사에 의한 전략을 가지고, 이러한 요소들에 근거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목회의 프로그램과 성도들을 양육하기 위한 교재가 중요하고, 또 필요합니다. 그러나 목회의 방향과 특성이라는 것은 다른 지역의 교재를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목회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이것을 재해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편향된 전도 방법이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회가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가 사회봉사는 물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성장 자체에 목적을 둘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즉 그분이 보여 주신 사랑을 회복하고 실천하는 것에 목적을 두어야 합니다. 사역은 교회 성장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기독교는 어떤 면에서는 청도교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막스 베버를 위시로 한 합리주의를 배경으로 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미국은 교회의 새로운 모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고, 그 시도를 통해 세이비어교회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의 문화와 전통을 상실해 가고 있고, 대부분 성장하는 교회의 방법론을 그대로 답습하며, 마치 유행처럼 그것에 휩쓸려 가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받아들이다 보면 대안이 나올 수 있겠지만, 획일적으로 몰려가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문화적인 토양 속에서 받아들이고 재창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일정한 패러다임으로 수용되어 화석화되는 경향은 매우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목회 전략과 방향이 한번 유입되면 그것이 마치 유행처럼 전국에 번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것의 정신을 받되, 자기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것을 어떤 전형적인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되며, 우리의 방법으로 계발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영성과 사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 나가면서, 그 적용점을 찾아 한국교회에 적용하는 작업을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할 수 있는 사역들을 점검하고, 소그룹과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실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구 기독교는 합리성 때문에 영성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한 면이 적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성을 육체와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는데, 동양은 영을 육체와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한국 기독교의 영성을 찾는 데 커다란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인 사랑이 우리에게 들어오고, 그로 인해 우리가 낮아지고 비워짐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전한 사랑으로 변화되고, 그 완전한 사랑이 이웃 사랑으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작 교회는 자기부정이 아닌 자기를 세우는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교회가 세속화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상기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기 비움입니다. 이러한 자기 비움의 상태가 기도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민목회를 하시다가 한국으로 들어오시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들이 있으십니까.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을 소명으로 알고 힘쓸 생각입니다. 교단을 초월하여 한국교회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교회가 지녀야 할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정체성의 문제로 흔들리는 것은 교회가 싸워야 할 대상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닐까요. 교회가 싸워야 할 싸움의 영적 대상은 바로 사회 메커니즘입니다. 끊임없이 죽음을 망각하게 하고, 현세적인 삶을 지향하게 하는 것이지요. 교회는 현세적인 삶이 끝이 아니라 영원의 삶을 생각하고 또한 준비하게 하는 삶의 도전을 세상에 심어 줘야 합니다. 맞습니다.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공동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연결되는 중간선상에 위치한 것이 바로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공동체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올바른 한국적 영성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관상기도라고 하면 가톨릭이나 불교의 영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관상기도를 신학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특유의 통성기도의 영성과 침묵의 영성이 조합할 수 있다면, 한국적 영성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러 목회자들과 함께 연구해 나갈 생각입니다. 서은하기자,sarah@newsmission.com(뉴스미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