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서울 개인전 및 단체전, 1992년 바르셀로나 단체전, 2000년 시드니 단체전…. 세 번의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신궁(神弓)' 김수녕(38) 선수가 기업체 및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전문 강사로 변신해 인생의 제2라운드를 시작한다. 사대(射臺) 대신 연단에 서서 청중의 심금을 겨냥하게 된 이 궁사를 3일 오전 만났다. "다시 시위를 당기는 마음으로 강단에 섭니다만, 선수 때보다 훨씬 어렵지요. 어릴 땐 멋모르고 집어든 활로 금메달리스트라는 칭호까지 얻었지만 지금은 세상을 알고, 그 세상에 저를 맞춰야 하는 거니까요." 현역 시절, 궁지에 몰릴수록 노련미를 보여 '독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가 15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터득한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위기관리와 접목해 마련한 특강의 제목은 '시위를 떠난 화살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여고 2학년생의 몸으로 2관왕에 올랐던 그가 남긴 이 말은 신문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었다. "'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했던 말이에요. 아직 가지고 있는 화살과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신경을 써야지, 이미 과녁에 꽂혀 있는 내 화살과 남의 화살의 점수에 마음을 쓰다 보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시드니올림픽 출전 이후 틈틈이 기업체 및 학교에서 특강을 해 왔던 그가 전문 강사로 탈바꿈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가을, 그를 눈여겨봤던 강연 전문가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의 제안을 받고 나서였다. "저는 단 한 번도 '죽을 힘을 다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적이 없어요. 마음의 무게를 제 두 손에 들 수 있을 만큼만 가졌지요. 연습 때 기록 이상의 결과를 내겠다고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어요.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노력이었는데, 그런 마인드 컨트롤 방법이 요즘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모양이더라고요." 그에게 "요즘같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는 "스포츠란 언제나 불황"이라고 답했다. "김연아 선수가 우아한 건 TV 속에서뿐이에요. 연습장에선 하루 수백 번씩 넘어지죠. 가족이나 지도자를 빼놓고는 '다음에도 꼭 금메달을 딸 거야'라고 격려해주는 사람도 없어요. 장미란 선수는 어떨까요?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순간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마음이 무거워졌겠지요. 그러나 금메달에 집착하기보다는 실력을 늘리기 위해 더 무거운 걸 들어올리겠다고 결심할 거예요. 메달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다음 경기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데도 말이죠.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힘든 시기를 견뎌내는 것. 그런 스포츠맨십이 현재 우리 국민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神弓 김수녕, 이젠 청중의 심금을 겨냥한다
'청년과 삶 > 청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자살 ‘이상 급증’ 10·20代가 위험하다 (0) | 2009.03.10 |
---|---|
힘 없어서… 돈 없어서… 대학생들의 ‘우울한 초상’ (0) | 2009.03.10 |
허민 전 네오플 대표(33·사진)가 서울 강남 M빌딩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성공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0) | 2009.03.03 |
목회자 딸 김 마리아·은혜 자매 배재대 공동 수석 졸업 “새벽기도의 힘이죠” (0) | 2009.02.25 |
대기업 2년차 "평생 어떻게 이러고 살지" (0) | 2009.02.23 |